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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5일 05시 39분 등록

세상에는 무수한 말이 돌아다닙니다. 사람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말이 솟아나오고, 그 말은 누군가의 귀로 쉬지 않고 들어가지요. 허공은 공기와 말로 가득 차 있습니다. 허공을 채우고 있는 말 중에는 내가 내뱉은 말도 떠돌아다닙니다. 내 입에서 나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고, 누군가의 입을 통해 다시 나와서, 또 다른 누군가의 귀에 들어갔을 말들 말이죠. 말 중에서 시원하고 짜릿하기로 친다면 뒷담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갚는 건 고사하고 천 냥 빚을 지더라도 뒷담화를 포기하기는 힘듭니다. 시원하고 짜릿한 그 맛 때문이죠.

 

남의 험담을 쏟아내는 뒷담화는 스트레스를 푸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아니 한다고 합니다. 진짜 그런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입증할 수가 없으니까요. 남의 험담을 하고 나면 유쾌 상쾌 통쾌 하던가요? 뭔가 꺼림칙한 것이 몰려오지는 않던가요? 시원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잠시의 착각입니다. 시원하면서도 입맛이 쓴, 그런 뒷맛이 길게 남지요. 개운한 것 같아도 돌아서면 허망하고, 왠지 입이 더러워진 느낌이 길게 따라옵니다. 남에 대한 험담은 불쾌한 맛의 사탕과도 같습니다. 불량식품인줄 알면서도 입에 넣고야 마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불쾌한 맛이죠.

 

흔히들 남의 말을 할 때는 좋은 말만 골라서 하라고 합니다. 참 좋은 방법이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남북통일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찾아봐야죠. 남의 말을 좋게 할 자신이 없으면 입을 떼지 않는 것은 차선의 기술이 됩니다. 입안에 가득 찬 말들을 입속에 가두고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거지요. 입이 간질간질해도 잠시만 견디면 됩니다. 안된다고요? 간단합니다. 윗입술 아랫입술을 지그시 붙여 보세요. 그리고 입을 떼지 마세요. 그게 전부 다입니다. 1분만 버티면 됩니다. 참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것이죠. 참는 건 어려워도 버티는 건 조금 덜 어렵습니다. 그렇게 열 번만 해보면 그 다음부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왜 그래야 하느냐고요? 일단 속이 편합니다. 욕하고 뒷담화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의미 없는 시시비비에서 한 발쯤 떨어져 있을 수 있으니 그것도 좋습니다. 입이 더러워진 듯한 느낌도 피할 수 있지요. 말실수로 곤경에 처하는 일 역시 줄어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격한 말이 나오거나, 돌고 돌아 생각지도 않은 곳에 말이 들어가는 일도 적어지고요. 남의 험담을 한다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더러운 인간 욕한다고 내가 깨끗해지지 않지요. 다른 누군가가 볼 때는 내가 하는 험담이 나에게 해당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도 내가 욕하는 사람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돌고 돌아 나에게도 같은 험담이 쏟아지겠지요. 그 불쾌한 말의 맛에 넘어가지 마세요. 윗입술 아랫입술을 붙이세요. 그리고 1분만 버텨 보세요. 그걸로 충분합니다. 입 밖으로 말을 내지만 않아도 한결 편안해집니다.

 

 

IP *.236.1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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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10:30:45 *.120.85.98

"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예요."

주댕아리 잘못 놀리면, 15년동안 깜빵에서 군만두만 먹을 수 있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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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23:14:16 *.215.153.2

가끔씩은 저도 다른 사람 이야기 할때 저도 모르게 10% 정도 과장되는 이야기가 나와서 스스로 놀라고 반성합니다.

1분만 입을 다물고 버티는것을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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