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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3일 19시 13분 등록

클라이밍 여제라 불리는 김자인. 최근 그녀의 행보가 매스컴에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국내최고 높이인 555m(123층) 롯데월드타워. 그 외벽을 타고 오르는 빌더링에 도전 성공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그곳을 그것도 맨손으로 말이죠.


클라이밍 문을 두드린 적이 있습니다. 인공암벽을 스파이더맨처럼 잘도 올라가는 사람들에 작은 호기심이 일어서입니다.

손에 하얀 초크를 바르고 익숙하지 않은 암벽화로 발을 디딥니다. 팔 힘이 센 사람이 유리할거라 여겼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손아귀 힘이 중요하기에 턱걸이, 팔굽혀펴기 등 상체 단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만은 아닙니다. 클라이밍은 하체 중심을 유지 리듬을 타면서 이동하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격다짐 힘만으로 하다가는 금방 제풀에 나가떨어지고 맙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근육이 왕성한 남자보다는 오히려 여성에게 메리트가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몸체와 하지가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 지점 역할을 하는 인체 기관. 어디일까요. 골반입니다. 해부학적으로 여성 골반 직경은 남자보다 큽니다. 출산에 적합한 구조로써의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여성만의 특징적 기질을 낳는데 한몫 합니다. 신체적, 정신적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잡는 중요한 메타포(metaphor)의 의미이지요. 남성이 가정을 꾸린 후 안정감을 가지는 까닭중 하나는 여성의 이 같은 능력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기. 그러고 보면 남자들은 유치한 면이 있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목숨을 거니.

때는 바야흐로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는 7월.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찜통더위 가운데 쉬는 시간 화장실을 가지도 않습니다. 도시락도 거릅니다. 오후로 접어들며 기권하는 아이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엉덩이와 다리는 비명을 지릅니다. 안 돼. 참아야 돼. 어둑해질 즈음에서야 종료되었고 승자는 당연히 마지막까지 버틴 누군가였습니다.

작가들은 책을 엉덩이로 쓴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나의 화두를 잡고 지속적인 매진을 뜻함인데 공부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는 끈기라는 단어로 귀결이 됩니다.


고3 체력장 시험. 턱걸이. 남자들은 상체의 팔 힘을 이용 위로 올라가는 횟수 욕구에 안간힘을 씁니다. 여성 종목인 매달리기. 세상이라는 철봉에 몸을 맡기며 현실에서 있는 힘을 다해 떨어지지 않는 법을 일찍이 학습해 나갑니다.

현장에서 만난 영업사원 최여사. 말수가 적어 눈에 띄지 않는 분이었는데 상담을 요청하였습니다.

‘넉넉지 않은 생활이었지만 그이가 장남이라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시어머님이 중풍으로 쓰러졌지 뭐예요. 엎친 데 덮친 격. 남편까지 사업부도가 나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어요. 정말 하늘도 무심하시지. 결국 제가 생활비를 벌어야 되는데 알던 사람들이 다들 나 몰라라 하더군요. 참내. 다필요없어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이일에 뛰어들었죠. 시어머니 수발을 들며. 그것이 십오 년.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죠. 주변 사람들은 앞길이 구만리니 갈라지고 혼자 살라고 하는데 그게 맘대로 되나요. 자식새끼에다가 나만 바라보는 어머니가 눈에 밟히니. 그저 내 팔자다하고 살았죠.’

얼마 전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여인. 목이 멥니다. 어떤 말이 필요할까요.


답답하거나 마음이 갈래 흐트러질 때 명상을 합니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가부좌에 천천히 긴 호흡. 생각을 비우려고 하지만 마음뿐. 되레 많은 번뇌가 꼬리를 뭅니다. 사건의 여러 감정에 휘말리며 갈등 관계인 이의 얼굴이 떠오르고. 육체적 통증. 무릎이 욱신거리고 허리는 어찌 이리 저리는 지요. 쉽지 않습니다. 이마저. 조급해집니다. 답을 찾지 못함에. 그만할까요. 부득불 나를 붙들어 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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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4 21:49:27 *.148.27.35
어느하나 쉬운게 없습니다. 합장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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