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58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꿈꾸는 사람]
라이너 마리아 릴케
Ⅰ
내 마음속 깊이 꿈이 하나 있었네.
나는 이 사랑스런 꿈에 귀를 기울였네.
나는 잠자고 있었네.
내가 잠자고 있을 때, 막 행복이 하나 지나갔네,
꿈꾸고 있었기에 나는 듣지 못했네,
행복이 부르고 있었는데.
Ⅱ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난초들처럼 꿈들도 다채롭고 그리고 화려하니까.
꿈들은 꼭 저 난초들처럼 삶의 수액의
거대한 줄기로부터 제 힘들을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그 피로 으쓱해하고,
덧없는 순간동안 기뻐하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시들해지고 창백해지네.—
그리고 저 위의 세상이 그윽이 움직일 때,
그때 그대는 못 느끼는가, 그게 어떻게 향기로 불어오는지?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림 시집』,이수정 옮김, 에피파니, 2018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4 | [시인은 말한다]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 이진명 | 정야 | 2019.11.04 | 1668 |
143 | [시인은 말한다] 무인도 / 김형술 | 정야 | 2020.09.07 | 1664 |
142 | [시인은 말한다] 수면 / 권혁웅 | 정야 | 2020.06.29 | 1664 |
141 | [리멤버 구사부] 언제나 시작 | 정야 | 2020.07.06 | 1657 |
140 | [시인은 말한다] 넥타이 / 나해철 | 정야 | 2020.01.28 | 1652 |
139 | [리멤버 구사부] 양파장수처럼 | 정야 | 2019.08.20 | 1650 |
138 | [리멤버 구사부] 바라건대 | 정야 | 2019.07.22 | 1646 |
137 | [리멤버 구사부] 나눈다는 것 | 정야 | 2020.01.20 | 1645 |
136 | [시인은 말한다] 통속 / 정끝별 | 정야 | 2020.02.24 | 1644 |
135 | [시인은 말하다] 꿈 / 염명순 | 정야 | 2021.05.17 | 1635 |
134 | [리멤버 구사부] 치열한 자기혁명 | 정야 | 2021.06.14 | 1632 |
133 | [시인은 말한다]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 정야 | 2019.04.22 | 1629 |
132 | [리멤버 구사부]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흘러야 한다 | 정야 | 2017.10.04 | 1626 |
131 | [시인은 말한다] 겨울새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 복효근 | 정야 | 2020.02.10 | 1623 |
130 | [리멤버 구사부] 불현듯 깨닫게 | 정야 | 2021.06.21 | 1622 |
129 | [리멤버 구사부] 어울리는 사랑 | 정야 | 2019.02.07 | 1615 |
128 | [시인은 말한다] 삶은 계란 / 백우선 | 정야 | 2019.01.21 | 1614 |
127 | [시인은 말한다] 내가 아는 그는 / 류시화 | 정야 | 2020.04.06 | 1610 |
126 | [시인은 말한다] 상처적 체질 / 류근 | 정야 | 2019.03.25 | 1609 |
125 | [리멤버 구사부] 도약, 그 시적 장면 | 정야 | 2019.03.04 | 1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