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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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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2일 13시 15분 등록

3. 아빠의 여행

아빠와 산

87p. 새들이 머리맡에서 지저귀는 동안 침대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시간, 한낮의 한가로운 구름, 음악 소리같이 창문을 때리는 비, 산 그림자가 덮쳐 와 세상이 밤으로 바뀌는 것을 숨죽이고 지켜보는 시간, 커다란 보름달, 즐거운 가든파티, 몰래 다가와 단숨에 퍼지는 가을 단풍, 반짝이는 목걸이처럼 늘어선 새벽 스카이웨이의 가로등, 신나는 크리스마스.

=> 지금은 서울 시내에 살며 자연을 접할 수 없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단독주택이고 꽃과 나무가 있는 넓은 마당과 창 넓은 거실이 우선 조건이다.

 

지리산과 나

92p. 시간을 되돌려 내가 무엇에 열정을 쏟았는지 언제 행복하다고 느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첫 번째는 고등학생 때 쉬는 시간이었다. ... 학교의 철학 선생님을 찾아가 내가 쓴 글을 읽어봐 달라고 했다.

=> 구본형 선생님의 따님답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구나.

93p. 두 번째는 대학생 때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을 때다. ... 내 글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인 칭찬을 받은 순간이었다.

94p. 나는 한 번도 글을 쓰는 것을 완전히 포기한 적은 없었다.

 

아빠와 달

101p. 나는 학창 시절을 통틀어 평범한 편이었다. 뚜렷하게 잘 하는 게 없었다. 해 보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지치지 않고 계속하기 어려웠다. 오랫동안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왔다. ... 학교에서, 회사에서, 어떤 모임에서도 나는 늘 관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다.

=> 의외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였는데... 아마 내가 구해언 선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빠와 바다

103p. 아빠는 가끔 국도변에 비상등을 켠 채 차를 세우고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셨다.

104p. 낭떠러지 같은 밭두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집고 간신히 빠져나온 적도 여러 번이었다. 몇 번 실패하면서 아빠는 길과 숨겨진 풍경을 찾는 감을 터득해 나가셨던 것 같다. 그것은 아빠의 놀이였다.

=> 이래서 김성주 소장을 좋아했구나.

105p. 마지막을 병원에서 보내실 때 수문을 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화장한 유골을 그곳에서 보내 드렸다. 그 뒤로 수문은 나의 남도 여행 단골코스가 되어 1~2년에 한 번씩은 찾고 있다.

=>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리에 있다는 수문해변. 이 글을 보니 나도 가보고 싶어진다.

106p. 우리는 상주 은모래 해변에서 잠시 차를 멈췄다. 해변에 해송 숲이 있는 전형적인 해수욕장이었다.

=> 나는 몇 년 전, 그곳에 안 쓰는 마을회관을 구입해 이태리 식당을 오픈한 요리사 부부를 방문했다. 그래서 이름도 이태리 회관이다. 바다가 걸어서 3분도 안 걸린다. 모래가 너무 곱다. 그래서 은모래 해변이라 이름 붙었을 것이다. 겨울에 가도 좋았다. 올해는 남편과 가을에 가볼 생각이다. 작가와 다른 추억이지만 같은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4. 아빠의 편지

편지 1 : “멋지시오, 해언양

124p. 첫 번째로 나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일을 나눈다는 것은 내가 할 일을 미루는 것이라고 스스로 연결짓고 있었다. ... 미리 생각이 정리되고 나서야 말할 수 있는 타입이다.

=> 책을 읽는 독자인 나는 작가 자신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는 내용이 좋다. 이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거다. 그래서 작가가 옷을 모두 벗은 것 같다는 느낌일 것이다.

 

편지 2 : “당근이지

135p. 이 짧은 편지글이 내가 아빠에게 받은 축복의 구체적 증표인 것 같아 책의 앞장을 들춰 볼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진다.

=> 부럽다.

136p. 나는 마음도 약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도 의외로 신경을 많이 쓰고, 소심하고, 감정의 부침이 매우 심하고, 숫자에 약하고,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지 못한다. 거의 전방위적으로 또래보다 썩 경쟁력이 있는 성격이 아니다.

=> 언젠가부터 달라졌지만, 감정의 부침이 매우 심하고를 제외하고 예전의 나도 이랬다. 지금은 숫자에 약한 것만 남았다. 아마도 인정의 욕구가 채워지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다.

 

편지 3 : “잠꾸러기들아 일어나라, 꼬꼬댁

140p. “책을 읽어라. 세상을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된다. 현재만이 전부가 아니다. 생활은 현실과 상상이 혼존하는 것이다.”

 

편지 4 : “카르페 디엠, 유식하지?”

148p. 한번은 목에 점이 없으면 귀신이라는 미신이 초등학교에 퍼진 때가 있었다. 아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그건 목에 점 있는 애들이 만들어 낸 말 같구나하셨다. 너무 재치 있는 대답이어서 나는 그다음부터 그 비슷한 미신은 전혀 믿지 않게 되었다.

150p. 편지는 받는 사람이 원할 때 열어 볼 수 있고, 이야기 주제에 좀 더 일목요연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아들이 어버이날 카드에 낳아주셔서를 잘못 써서 나와주셔서로 썼다. 얼마 전 성인이 된 아들의 생일에 우리 부부가 나와주셔서 고마워~”했다. 우리 집만의 통용어다. 내가 써서 아들에게 준 편지는 대부분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없어진다. 아들은 오글거려 간직하지 않는 것 같다.

 

편지 5 ; “빛나는 조연도 좋아

154p. 스트레스를 받지 마라. 이게 중요하다. ‘진다. 이긴다는 관점에서 보지 마라. 언제나 배운다는 관점에서 보아라. 실패가 반복되게 하면 lesson을 얻는 데 충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155p.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일을 그들의 기질과 취향에 맞게 배부하되, 종종 그 일을 나눌 때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말고, 그 사람이 그 일을 잘하도록 진심으로 도와주어라. 그게 리더다. 다른 사람을 세워 주어야 결국 내가 서게 된다.

=> 공감 가는 말이다. 리더가 카리스마가 있어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이제는 리더를 따를만한가를 지켜보고 따른다. 그래서 나는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이 도덕성이라고 본다.

161p. 모든 사람은 각자의 유일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인간은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기에 존엄성을 갖는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을 좋아한들, 우리는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분야에서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슬픔이다.

=> 그래서 잘난 사람을 시기, 질투하게 된다. 그리곤 흠집을 찾아내서 험담을 한다. 혼자하면 효력(?)이 없어서일까 뒷담으로 동조하는 무리를 만든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많이 보이는 현상들이다. 하지만 덜 자란 어른 중에는 아직도 그런다. 만약 누군가 내 험담을 한다면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구나 기쁘게 받아들이면 된다.

 

5. 아빠의 서재

저자 1. 레이첼 나오미 레멘

168p. 손녀가 신기해하며, “식물을 자라게 하는 것은 물인가요?“라고 묻자 외할아버지는 생명을 자라게 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성실함이라고 대답했다.

=>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다.

171p. 실패는 사람을 밑바닥까지 헤집어 놓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을 갖게 해 주며,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해 준다. 그러니 지나고 나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 맞다. 실패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강의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한동안 영향을 받아 강의가 힘들다. 하지만 그걸 수정하면서 강의가 좋아진다.

 

저자 2. 다산 정약용

175p. 특히 뜻도 모르고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진정한 독서가 아니며, 벼슬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공부한 것은 없어지지 않으니 글을 놓지 말고 학업에 정진하라 당부했다.

=> 독서 강사 과정 때 들은 말이 생각난다. 책만 읽는 것은 20%,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까지 하면 50%, 실천하는 것이 진정 100%라고 했다.

176p. 첫 번째는 박학으로, 좋은 책을 두루 읽는다.

두 번째는 심문이다. 심문하듯이 깊게 물어보아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늘 물어본다.

세 번째는 신사다. 아주 신중한 생각이란 뜻이다. 심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찾을 수 없더라도, 계속 이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그 답이 튀어나온다.

네 번째는 명변, 명백하게 분별하다란 뜻이다. 명백하게 분별하여 행동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공부한 것을 삶을 통해서 이루어 가야 한다. 지식이 신념이 되지 않으면 칭찬하기 어렵다.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명백한 기준을 세워, 행동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다.

마지막은 독행. 삶은 실천으로서만 드러난다. 삶 속으로 명변한 것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다. 명변에 이르러 스스로 확고하면 독행으로 옮겨갈 수 있다. 오직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실천한다. 그리하여 좋은 삶으로 바뀔 수 있다. -유튜브,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2013.1.3.

=> 다산의 공부법이라 했는데, 독서 강사 과정 때 들은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저자 3. 이순신

=> 아들이 좋아한 인물이라 서양의 인물과 비교한 책에서부터 거북선에 대한 그림이 뛰어난 책까지 봤다. 내가 좋아한 인물은 아니라 밑줄 그은 글귀가 없다. 단지 저자 3이 누굴까 궁금해 할 것 같아 넣었다.

 

저자 4. 라이너 마리아 릴케

184p. 나는 끈기 있게 하나를 파는 게 너무 어렵다. 호기심이 많아 해 보고 싶은 것은 잔뜩이지만 어느 것 하나 진득하게 계속하지 못하고 늘 도중에 그만두었다. 그것들은 더 이상 연주하지 않는 악기, 신지 않는 운동화, 잊어버린 춤으로 남아 있다.

=> 에니어그램의 7?

186p.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아빠도, 함께 살던 예쁜 집도 잊고 싶지 않았다.

 

저자 5. 조셉 캠벨

193p. 남의 것을 배우기만 하는 것은 지루했다. 오히려 배운 것을 가지고 뭔가 만드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194p. 나 자신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저자 6. 빅터 프랭클

202p. 특히 시련은 내가 미래에 대해 가장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시기에,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 내가 어디에 있든 불행은 힘들이지 않고 나타나 몹시 괴롭히고 애를 먹인다.

203p. 실패할 수도 있지만 패배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할 수 있다.

=> 요즘 청소년 상담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빅터 프랭클은 실존주의로 분류하고 있다. 책 뒤편에 로고테라피에 대해 약간의 설명이 있다. 그것을 상담에서는 실존주의로 명명한다.

하지만 단점으로 명확한 기술이 없다는 것을 짚고 있다.

 

저자 7. 니코스 카잔차키스

205p. 아무런 감흥 없는 시간은 살아있음을 전혀 느끼게 해 주지 못했다.

209p.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무슨 일을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빠는 생각하셨다.

 

저자 8. 피터 드러커

213p. 이상과 현실은 늘 마음속에 함께 있지만 보통은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다. 특히 이상이라는 놈은 현실을 초라하게 만든다.

=> 그래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면 마음의 병이 생긴다.

 

216p. 아빠는 변화경영연구소에 찾아오는 사람을 창조적 부적응자라고 부르셨다. 그저 타협하고 살기에는 지금의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만이, 그리고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겠다는 절실함을 느낀 사람만이 연구소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그 말을 좋아한다.

=> 그래서 선정할 때 절실함을 기준으로 보았나보다. 하지만 나는 절실함으로 지원한 건 아니었다. 아주 세속적으로 책을 쓰려고 지원했다. 그랬기 때문에 빨리 책이 나올 수 있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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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량이 아님에도, 이미 다 읽은 책이었음에도 2달 만에 북리뷰를 마쳤다. 연구원 시절처럼 책을 읽으며 북리뷰를 쓰지 않으니 따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밑줄 치고 코멘트는 달아놓는다.

 

구본형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저자가 안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선생님의 이야기가 많음에도 나에겐 전달이 되지 않았다. 그저 이런 분인가 보다라는 막연한 느낌만이 있었다. 구해언 선배의 [아빠 구본형과 함께]를 읽으며 선생님이 더 잘 보였다. 여러 면에서 선배가 부럽고 선생님이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나와는 다른 성향이구나 싶다.^^

아마 그래서 북리뷰 발췌글은 제목과 동떨어진 것도 많을 것이다. 제목처럼 나만의 북리뷰니까.

 

다음 북리뷰는 어떤 책이 될지, 언제 할지 기약이 없지만 언젠가 불연 듯 쓰고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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