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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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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4일 15시 51분 등록


여기까지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의 할아버지 다시 할아버지의 할머니 때의 이야기랍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가면국에서는 가면을 쓰고 살게 된거죠. 이 나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즉시 가면상자에서 가면을 꺼내 아기에게 씌웁니다. 그리고 5년마다 새로운 가면을 줍니다. 육체가 커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거기에 맞는 가면을 부여하는거죠. 사람들의 얼굴은 무표정 그 자체에요. 웃음이 전혀 없고, 삶에 찌들은 표정들. 5년마다 가면을 바꿔쓰게 되면 그 가면에 따라 해야할 행동수칙들이 있어요. 거의 대부분 ‘~하면 안된다’란 내용들로 채워져있죠. 예를 들어 10살짜리 가면을 쓴 어린이이게는 ‘이제 더 이상 응석부리면 안된다’, ‘누가 용돈을 주더라도 감사의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 ‘친구들과 놀 때 절대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 이런 식인거죠. 가면국의 모든 백성들은 사는데 지쳐했어요. 낙이 없던거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삶을 깨뜨리고 뛰쳐나갈 용기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가면국의 촌구석 중에서도 제일 촌구석에서 농사를 지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부부가 있었는데 그 부부가 아이를 낳은거에요. 가면국의 관리들은 그 아이에게도 가면을 씌우기 위해 빠른 시간내 가면을 공수하려 했지만 너무나 촌구석이라 몇일이란 시간이 걸린거에요. 그러는 동안 그 부부는 자신들처럼 살아갈 아이의 운명이 불쌍해 차라리 죽는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를 깊은 산 속 동굴에 버렸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그 동굴에 살던 부부 금슬이 좋던 백곰 부부의 손에 의해 무럭무럭 잘 자라게 되었답니다. 아이는 백곰부부의 사랑을 듬쁙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죠.

아이는 어느덧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제대로된 인간의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동굴 근처에 살던 300살된 보아뱀으로부터 인간세상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특히 인간들이 현재 비참한 삶을 살고 있으며 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죠. 보아뱀은 그 아이에게 너는 인간의 자식이며 언젠가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까지도 해주었답니다. 그리고 인간세상을 가면시대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서 아이가 큰 역할을 해야만 하고 그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까지 제시해 주지요.

마침내 늙은 백곰부부는 좋았던 금슬처럼 죽음도 같은날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백곰아빠는 이미 훌쩍 커버린 아이에게 인간세상으로 돌아가 불쌍한 인간들을 도와주라고 말합니다. 아이는 눈물로 약속을 하게되고 동굴앞 양지 바른 곳에 백곰부부를 묻고 보아뱀에게 안녕을 고한 후 드디어 인간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짠짜짠~~!!!

가면국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동물의 야성을 지닌 인간의 등장때문이 아닌 가면을 쓰지 않은 인간이 나타났기 때문이죠. 가면국 정부에서는 그 아이를 잡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까지 겁니다. 무가면 인간의 등장으로 가면국은 온통 엉망이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가면을 쓰지않은 채 자랄 수 있었는지 가면부착시스템의 재점검 문제부터 호구조사, 가면 부착시 접착의 문제, 피부와 가면 융화 시스템의 문제까지 모든 문제들이 거론되기 시작한거죠. 하지만 그런 모든 문제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시 그 아이를 잡아야만 했습니다.

그 아이. 자꾸 그 아이라 부르니까 좀 그렇죠? 이미 청년으로 성장했는데.. 뭐라고 부를까요? 음.. 가면을 안썼으니까 ‘무가면맨’이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웬지, 최근에 개봉한 ‘아이언맨’이 생각나긴 하지만 그래도 멋진 이름이네요. ^^ 무가면맨은 야생에서 곰의 본능감각을 깨우치고 사냥을 익힌 덕분에 사람들에게 잡히지 않고 요리저리 잘 피해다니죠. 그러면서 보아뱀이 이야기해준 실천방안을 행동에 옮기기 위한 기회를 엿보기 시작합니다. 인간들을 가면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요.

그것은 다름아닌 옛 전설에 남아있는 ‘가면상자 파괴하기’였습니다. 모든 문제는 그 ‘가면상자’에서 시작된 것이었죠. 300살이나 된 보아뱀은 용케 그 핵심을 파헤치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 가면상자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것을 파괴하게되면 더 이상 사람들은 가면을 쓰지 않고 살 수 있으리라 예상한 겁니다. 무가면맨은 왕국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가면상자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짐승적 감각으로 그곳에 침투해 들어가 마침내 가면상자를 파괴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드디어 인간들이 가면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된거죠. 무가면맨 만세!!

가면상자가 없어지자 마법이 풀리면서 인간들 또한 얼굴에서 가면을 벗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악마는 그 마법에 최후의 옵션을 걸어 놓았었죠. 선택을 하게 만들어 놓은 겁니다. 즉 가면을 벗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을 벗고 안벗고는 자기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게 한거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하게도 가면을 벗지 않았답니다. 현재 자신의 삶이 비참한지 어떤지도 모른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면을 벗게 되었을 때 지금의 삶보다 더욱 힘든 삶을 살까봐 아예 그냥 지금 그대로의 가면의 삶을 살기로 한거죠. 또한 당연히도 가면국 고위 관리직에 있던 사람들은 가면 벗기를 목숨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죠.

무가면맨은 허탈했습니다. 영웅이 되려된 그의 모험의 결과가 너무 약했던거죠. 무가면맨은 사람들을 설득하러 다니다가 결국 포기하게되고, 마침내는 보아뱀이 살고 있는 깊은 숲속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돌아가면서 이런 말을 남기고 갔다고 하네요. 물론 사람의 말이 아닌 곰의 언어로요.


‘우어~ 워어어~ 우어어 워워 우어어어~~. 워. 워. 워. 우어~ 우어허어어어엉~ 허~ 워~ 워~ 우어어~ 워어~ 우어어어어~ 워워~ 우우우~ 우우~ 우어어 우어 우어 워~~. 우이워~ 우워~ 우어어허~ 워우우 우후워~ 워우우~ 우우우우우~ 우워~ 워리우~ 워워우~ 우리우리워~ 우어엉~ 어워~~ 어허야디~~ 워~ 우어어~ 웅~ 우우~ 우루우루~ 우워~ 우우우우우~~~ 우~ 워쉬고~옴~~!!’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쩝... 할 수없죠.. 모자란 실력이지만 해석해 드리죠. 아래(↓)를 보세요.^^



























‘이제 인간에게는 그동안 없었던 삶의 선택권이 주어졌다. 그동안의 삶이 희망, 즐거움, 행복, 기쁨을 아예 모르고 살았던 삶이라 한다면 새로운 삶은 최소한 그러한 것들을 인지하고 살 수 있는 삶인 것이다. 하지만 인지한다는 것과 그것을 누리고 산다는 것은 또한 별개의 문제다. 선택에는 큰 결심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선택 후에는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선택은 본인 스스로가 해야한다. 가면을 쓴 채로 지금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가면을 벗어 던져버리고 모험의 강물로 뛰어들어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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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2008.05.04 21:14:24 *.52.236.185
백곰부부, 무가면맨, 무가면맨 만세! 에서 잠깐씩 위기가 왔으나,

잘 참아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우어~ 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푸핫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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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5.05 02:29:22 *.51.218.151
나는 오늘 양재우의 두 가지 페르소나를 본다.
80개 작곡한 노트 꼭 찾길.. 그리고 어른 코믹동화로 첫 책을 내길...


우워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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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08.05.05 07:16:45 *.39.173.162
재우형.... 재밋다.
우어우어~~~워
뭔말인지 알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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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05.05 17:08:44 *.5.98.140
재밌네, 그리구 머리가 맑아지네...
근데 젤루 재미난건,
"우어~ 워어어~ 우어어 워워 우어어어~~. 워. 워. 우어~ 우어허" 야
뭔 말인지 잘 모르겠지? 해석 해줄까? (↓)


"근디 시방 나더러 마스크(가면)를 쓰라는 거여, 아니면 벗으라는 거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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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8.05.05 22:40:04 *.72.227.114
이런 식으로 동화 계속 쓰시면 곧 책 한 권 내실 듯 한데요.
어쩜 이런 이야기를 짜낼 수가 있죠?
재미도 있지만 마음에 울림도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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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8.05.06 19:35:23 *.122.143.151
'우워어워리~ 커큭~ 우워워억~ 으윽큭~'
(이렇게 칭찬해주니 감동 먹었어여..컥..)


'모두우~ 커마우어여워~'
(모두 고마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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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21:49:33 *.41.62.236

재밌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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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5.07 07:22:46 *.244.220.254
형님은 재주도 많으세요~ 글이 빛나네요~
'노년'에 걱정 없으시겠는데요? 저도 빌붙어도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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