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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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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1일 10시 27분 등록
목표 또는 비전설정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자기계발 워크샵이나 세미나, 강연 등을 참석해 보면 반드시 나오는 말이 있다. 꿈, 목표, 무엇이 되었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같고 싶은 것이 있으면 종이에 적으라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적으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단지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으로만 두지 말고 글로 적고 구체화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체화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운동선수들이 큰 경기를 앞두고 하는 것과 같이 시각화 훈련을 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종이에 적어두면 나중에 그것의 성취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고도 그것을 얻었다는 사실을 망각할 때가 아주 많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으레 단골로 따라붙는 예시가 두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존 고다드'라는 탐험가의 이야기다. 그는 1940년, 그의 나이 15세 였을 때 노란색 종이에 '나의 인생 목표'라는 제목을 적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적어내려갔다. 그가 적은 목표의 숫자는 127개 달했다. 그때 그가 적은 목표들 중 몇 가지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탐험할 장소 - 이집트의 나일강,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강 등. 원시 문화 답사 - 뉴기니 섬, 알래스카 등. 등반할 산 - 매킨리 봉, 후지산, 자바 섬의 브로모 산 등. 사진촬영 - 브라질 이과수 폭포, 미국 서부 요세미티 폭포 등. 수영해 볼 장소 - 남미의 티티카카 호수, 슈퍼리어 호수 등. 이 외에도 다소 엉뚱해 보이는 목표들도 상당수 이다. 잠수함 타기, 타조 타기, 1분에 50타로 타자 치기, 원시 부족의 의약품을 공부해 유용한 것 가져오기, 독사에서 독 빼내기, 22구경 권총으로 성냥불 켜기, 윗몸일으키기 200회 및 턱걸이 20회 유지. 달 여행 등.

이와 같이 그의 목표들은 매우 진지해 보이기도 하고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그는 결국 이 목표들 중에 몇 가지나 이루어 냈을까? 1980년 그의 나이 55세가 되었을 무렵에는 그 중에 무려 108개의 꿈을 달성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는 미국 <라이프>지에 '꿈을 이룬 미국인'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야기는 미국 블라토닉 연구소라는 곳에서 실시한 흥미로운 조사에 관련된 것이다. 이 연구소는 1972년 예일대 경영학석사과정 졸업생 200명을 대상으로 '목표관리와 성공'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졸업생들 가운데 84%의 학생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13%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머릿속에 저장했다. 오직 3%의 학생만이 자신의 목표를 글로 써서 관리하고 있었다.
20년이 지난 1992년 연구소는 다시 그들을 조사했다. 졸업생 200명의 자산을 조사한 결과 목표가 있었던 13%의 자산은 목표조차 없었던 84% 집단의 두 배였다. 또 자신의 목표를 글로 써서 관리했던 3%의 자산은 목표는 있으나 그것을 글로 적지 않았던 13%와 목표조차 없었던 84%을 합친 97%의 열 배에 달했다.

그리고 추가로 이와 관련된 나의 예를 들어본다. 나도 언젠가 어떤 세미나에서 존 고다드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였다. 그 당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한참 고민을 하던 때였으므로 집에 와서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 보았다.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될 뿐,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안 해볼 이유가 없었다. 그것도 SMART라는 목표 설정 기준에 맞추어 꼼꼼하고 구체적으로 적어보았다. 나는 존 고다드처럼 100가지가 넘는 목표를 적기는 커녕 20개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어렵게 30개가 조금 넘는 것들을 적어놓고, 대충 그것들의 우선순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한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봤을 때 상당히 성과가 괜찮은 편이다.

그것에 적어놓은 것들 중에는 내가 의도해서 이룬 목표도 있었고, 우연히 이루어진 것도 있었다. 예를 들자면 올해 초 아내와 함께 변경연의 4기 연구원이 되겠다는 것은 내가 나의 꿈 목록에 적은 목표 중 하나였다. 내가 연구원이 되는 것은 당, 락 2가지의 경우의 수였다. 하지만, 아내와 함께 합격하는 것은 4가지 경우의 수였다. 확률은 25%였다. 다행이 목표를 달성했다.
다른 하나는 내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 역시 변경연과 관련된 것이며, 앞의 예보다 이야기가 길다. 변경연 연구원들은 매해 8월 해외연수를 간다. 나는 작년에 3기 연구원들이 몽골에 다녀온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올해도 당연히 그곳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합격하고 나니 올해의 장소는 그리스로 굳어지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론 꽤 많은 비용을 추가로 내야 되는터라 참가 여부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는지 장소는 중국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여행 프로그램에는 차마고도 트랙킹이 들어가 있었다. 차마고도, TV다큐멘터리로 보고 난 후 너무나 큰 인상을 받아 개인적으로는 그리스보다 몇 배나 좋게 느껴졌다. 그런데 다시 여행지가 변경되었다. 뉴질랜드였다. 뉴질랜드 역시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이긴 했지만, 차마고도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있던 내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다수에 의해 결정된 사항이니 별 불만 없이 그러러니 생각하고 있었다. 7월말이 되면서 슬슬 여행준비를 해야했는데, 조교님께서 내게 임무를 부여했다. 여행루트와 액티비티를 조사해 보라는 것, 그 중에서도 난 퀸즈타운이라는 곳에서 할 액티비티에 대해 조사하게 되었다. 퀸즈타운은 액티비티의 천국이라 할 만큼 뉴질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 수 많은 활동이 집중된 곳이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액티비티라 할 수 있는 오리지널 번지점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특히 KAWARAU라는 곳은 세계최초로 번지점프를 상업적으로 시작한 곳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한 바로 그 장소였다.

그 사실을 알고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한 동안 펼쳐보지 않았던 내 꿈의 목록, 다이어리를 펼쳐 오랜만에 본 그 곳에는 정확히 그렇게 적혀있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나오는 다리에 가보기. 난 놀이공원에서 바이킹만 타도 속에 있는 것을 다 게워내야 하는 사람이라, 번지점프를 할 엄두는 도저히 못 냈고 그 장소만이라도 꼭 한번 가보리라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 기회가 되면 가게 되겠지 하는 것처럼 목표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매주 낮았던 것이라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생기고 나니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었다.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았건만,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던 꿈이 나도 모르게 실현될 상황에 놓인 것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꿈을 적으면 이룰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 안 되도 손해 볼 것 없으니, 굳이 부정하거나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것에 대한 긍정적인 설명은 심리학적, 과학적, 그 외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식과 무의식속에 항상 자리잡아 자기도 모르게 모든 행동과 생각을 그 쪽으로 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양자물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시크릿'에서 말하는 요청(ask)에 해당될 수도 있을 것이다. 꿈을 적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어떤 힘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일단 적으면 잊지 않는다. 한동안 잊고 살아도 보면 다시 기억한다. 어쩌면 꿈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잊지 않는다면 달성할 수 있는 것. 그건 미래에 대한 기대라고 불러도 좋고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고, 비전, 시각화, 이미지트레이닝 무엇이라 불러도 좋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첫 번째 해야 할 일 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것을 잊지 않는 것.

『 원하지 않는 바를 입으로 말하는 순간 당신의 에너지와 주의력은 그것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새로운 말들로 구성된 새로운 문장이 대답으로 떠오를 것이다. 사용하는 말이 바뀌면 진동이 바뀐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한 번에 한 가지 진동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
- 마이클 로지에의 "끌어당김의 법칙 Law of Attraction"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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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8.11 11:19:21 *.36.210.157
< 한 번에 한 가지 진동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로군. 그렇겠네. 여러 파장으로 갈리면 진동도 약할 거고. '한 우물 파기의 법칙'이라고 해도 좋겠네.

제목이 눈에 들어오더군. 이렇게 자신의 경험적 요소를 곁들인 사실적인 글을 모아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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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8.11 11:32:19 *.127.99.61
21일 우리의 일정이야 지환씨, 우리가 지나는 길, 8번 국도에 그 번지 점프장이 있어. 지나갈거야. 차를 세우고 기념촬영을 하며 지환씨의 꿈이 이루어진 것을 축하해야겠다.

(6번 국도 타고 가다 크롬웰에서 8번 국도로)

퀸즈랜드(Queensland)출발- Kawarau 협곡 - (60km )크롬웰(Cromwell: 여기부터 8번 국도) - (78km)린디스 패스(Lindis Pass) - (70km)트와이젤(Twizel) -(47km)테카포(Tekapo)로 이동하며 절경 감상 후 테카포 관광, 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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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8.08.11 18:12:42 *.128.98.93
공감하지만 아직 내가 실천하지 못한 것
그래서 이번 주 칼럼에 원하는 것 한 가지 적어 봤음...ㅋㅋㅋ
이거 보다 더 구체적으로 바라면 더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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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1 22:19:55 *.123.204.118
지금 적고 있거든...
내일도 적고 모레도 적을거야...
명상지환이 시킨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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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8.12 08:39:26 *.244.220.254
'꿈꾸는 것'
너무 중요한 데, 쉽게 잊혀지곤 하지........서로의 꿈을 지켜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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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양
2008.08.12 09:48:40 *.122.143.151
내가 한 넘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거든.
여태까진 마음으로만 갈았는데,
명상지환이 시키는데로
글로써 쓰면서 다짐에 다짐을 하면,
언젠간 시원한 복수의 그 날이 오겠네. 그치?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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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21:44:55 *.228.146.136

그 칼 그냥 나한테 쓰면 안될까? 나쁜양 되지 말고 그냥 차칸양으로 살면서.

지환이 꿈 이루어지는 거 누가 생중계해주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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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08.13 11:09:29 *.97.37.242
나도 지금 적고 있어. 욕망 리스트.
근데 많이 나오질 않네. 의외로 내가 원하는 게 많지 않은가 봐. 아니면 구체적으로 나누질 못해서 그런건가...

지환이 말이 맞다. 적어놓고 보니 좀 더 명확해지고 잊지 않을 것 같다.
나두 언제 한번 코칭 받아 봐야겠다. 창은 아주 좋아진 것 같은데?
근데, 언제까지 프리로 해 줄꺼야? 그 전에 받아야 할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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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환
2008.08.14 09:17:54 *.34.17.28
자유여행 시간에 번지점프 하시는 분 계시면 쫓아가 사진만 한방 찍고 오겠습니다. 절대 하지는 않을겁니다. ㅋㅋ

정산형님, 네트워크마케팅..아시죠?
그것이 공짜로 하는 법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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