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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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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3일 10시 14분 등록



출처: https://www.japantimes.co.jp/opinion/2019/04/16/commentary/world-commentary/journalists-self-censorship-credibility-suicide/

 


대학원을 마치고 다시 직장인이 되자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쓸 일은 없어졌습니다. 다만 업무와 관계된 보고서나 업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이메일을 작성할 뿐이었습니다. 외국 회사에 다녔고, 게다가 부서장과 팀장이 외국인이다 보니 대부분의 내부 문서를 영어로 작성해야 했습니다. 영어로 공부를 했으니 보고서나 이메일을 쓰는 것이 힘든 일은 아니었지요. 동료 직원들 중에는 영어 문서 작성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내용이거나 바쁘지 않을 때는 쓰는 걸 도와주거나 대신해 주는 일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그들이 대신 써 주길 부탁하는 문서는 외국인 부서장만 보는 문서가 아니라 한국인 동료가 수신인에 포함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외국인에게 보내는 이메일은 어떻게든 쓰겠는데, 한국인 동료를 참조인으로 넣어서 보내게 될 경우에 더 경직된다고 하더군요.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문법도 한번 더 확인하고 단어도 더 철저히 고르게 된다네요.


정확성을 요구하는 보고서나 제안서를 쓸 때, 틀리지 않도록 올바른 문법과 알맞은 단어를 사용하는 건 이상할 게 없는데요. 그 대상이 정작 한국인일 때 검열이 더 심해진다는 건 뭔가 이상했습니다. 하긴 저도 한국인이 수신대상에 있거나 특히 동료가 부탁하는 문서는, 가벼운 이메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신경을 써서 작성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해외파라는 명성(?)에 금이 가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던 건 같네요. 그러다 보니 점차 부탁을 거절하게 되더군요. 좋은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괜히 잘못을 지적 받거나 별거 아니라는 시선을 받을까 봐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에게 보내는 이메일은 아무 부담 없이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상대방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아니었기에 문법적인 실수가 잦았고, 저의 실수도 이해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뜻이 완전히 잘못 전달하는 게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은 어렵지만 모국어가 아니기에 잘 못쓴다는 걸 인정하면 오히려 훨씬 쉬워집니다. 우리말로 글을 못쓴다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남의 말로 글을 잘 못쓰는 건 크게 창피할 일이 아니지요. 못쓴다는 걸 받아들이고 실수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하고 나면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말할 때와 마찬가지로 글을 쓸 때도 약간의 뻔뻔함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말 보다는 할 수 있는 말을 먼저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싶은 말을 하려면 또 문법을 찾고, 사전을 뒤져야 하는데요. 할 수 있는 말을 쓰다 보면 어쨌든 시작은 할 수 있으니까요. 일단 쓰기 시작한 후에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이 쓴 글에서 내가 쓰고 싶었던 말이나 표현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장은 따로 보관한 뒤에 자신의 글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점차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쓸 수 있게 되겠지요. 보다 상세한 내용과 예시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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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3 15:00:15 *.52.45.248

계속 궁금해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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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1 05:34:12 *.226.157.137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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