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326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1년 11월 22일 03시 50분 등록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다니카와 슌타로

 

신이 대지와 물과 태양을 주었다

대지와 물과 태양이 사과나무를 주었다

사과나무가 아주 빨간 사과 열매를 주었다

그 사과를 당신이 내게 주었다

부드러운 두 손바닥에 싸서

마치 태초의 세계처럼

아침 햇살과 함께


어떤 말 한마디 없어도

당신은 나에게 오늘을 주었다

잃어버릴 것 없는 시간을 주었다

사과를 길러낸 사람들의 미소와 노래를 주었다

어쩌면 슬픔도

우리들 위에 펼쳐진 푸른 하늘에 숨은

저 목표도 없는 것에 거슬러서


그래서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새

당신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나에게 주었다



『이십억 광년의 고독』,저자 다니카와 슌타로, 역자 김응교, 문학과지성사, 2009





IP *.37.189.7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시인은 말한다]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정야 2021.11.22 3264
243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2900
242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file 정야 2019.07.05 2837
241 [시인은 말한다]허공에 스민 적 없는 날개는 다스릴 바람이 없다 / 이은규 정야 2021.12.13 2672
240 [리멤버 구사부] 나를 마케팅하는 법 정야 2021.12.13 2657
239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이에 대한 걱정 / 이병률 정야 2021.12.20 2653
238 [시인은 말한다] 빗방울 하나가 5 / 강은교 정야 2022.01.03 2647
237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2632
236 [시인은 말한다] 제도 / 김승희 정야 2021.09.27 2593
235 [시인은 말한다] 작은 것을 위하여 / 이기철 정야 2021.10.25 2591
234 [시인은 말한다] 오래 말하는 사이 / 신달자 정야 2021.11.15 2588
233 [리멤버 구사부]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정야 2022.02.28 2565
232 [시인은 말한다] 깨달음의 깨달음 / 박재화 정야 2021.10.11 2549
231 [리멤버 구사부] 삶에 대한 자각 정야 2021.11.15 2535
230 [리멤버 구사부] 한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야 2021.10.11 2534
229 [리멤버 구사부] 실재와 가상 정야 2021.12.31 2526
228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2480
227 [리멤버 구사부] 삶의 긍정, 그것은 이렇다 정야 2021.11.01 2477
226 [리멤버 구사부] 이해관계 없는 호기심 정야 2021.10.18 2442
225 [시인은 말한다] 세상 쪽으로 한 뼘 더 / 이은규 정야 2022.02.03 2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