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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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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6일 15시 08분 등록

직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쁜 지도자는 부하들이 경멸하는 사람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부하들이 '우리가 해냈다'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 칼리 피오리나

"경영자에 대한 올바른 정의는 '지식의 적용과 성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 피터 드러커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이며,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기업가를 가장 잘 정의할 수 있는 말이다." - 아니타 로딕

각기 다른 세 사람이 경영자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세 사람 모두 각자 다른 관점에서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정의를 바탕으로 성공을 이끌어 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무릇 고수들은 정의(正義)에 살고 정의(正義)에 죽기도 하지만, 정의(定義)에 살고 정의(定義)에 죽기도 한다. 어떤 분야이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나, 무엇인가에 정통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라.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러한 사람들의 책을 보라. 그들은 다 나름대로의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부자들은 부와 돈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으며, CEO들은 경영과 경영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글을 쓰는 이들은 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으며, 외국어를 잘하는 이들은 외국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정의는 어떻게 보면 철학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관할 듯하다.
정의를 내리는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의 틀을 만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직업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한다는 것은, 앞으로 직업이라는 것을 내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직업을 어떠한 방식으로 바라보기로 했다면, 직업은 그 방식으로만 보일 것이다. 직업을 오로지 돈 버는 수단이라고 정의한다면, 그에게 직업은 그렇게만 보일 것이며, 과연 저 일이 돈이 될까 아닐까 라는 관점에서만 직업을 찾게 될 것이다.

당신이 찾고자 하는 것이 직업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직업을 정의해야 한다. 직업의 정의는 사전에 다 나와 있으니,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지 말자. 사전에서 정의한 것은 사전적 정의일 뿐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직업이란 무엇인가?'. 당신 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당신만의 언어로 직업을 정의한다면 무엇이라 하겠는가? 나는 직업을 "나의 존재를 세상에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실체가 없는 대상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을 찾다보면, 그런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결국 언제 내가 그것을 찾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게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가 십상이다. 각자 스스로가 그 실체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직업을 정의한다는 것은 그런 작업의 시작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꿈에 부풀어 대학을 갔다. 대학만 가면 그때부터 행복한 삶이 시작될 것 이라는 어리석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 이건 나의 탓이기도 했지만, 마치 대학만 가면 모든 고민과 문제가 마법처럼 한 번에 풀릴 것이라고 말했던 어른들의 탓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들어간 대학에서 느낀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지만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본분은 학생이었으나, 매일 저녁이면 이어지는 술판과 수업시간, 공강시간을 가리지 않고 놀아재끼는 문화 속에서 공부와의 거리는 계속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과 공부는 전혀 나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나 자신과 나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탓이었다. 다른 선배들처럼 군대에 갔다오면 조금 나이질까 싶어 군대를 갔다 왔지만, 복학 첫 학기에 얻은 것은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는 확신뿐이었다. 결국 실행하진 못했지만, 몇 번의 자퇴결심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굴복하길 반복하며 졸업을 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그렇다면 직업이라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토록 직장생활을 학교생활처럼 마지 못해 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토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때 부터였을 것이다. 단 하나 내가 이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일만 찾을 수 있다면, 나조차도 모르고 있던 모든 능력을 쏟아내며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잘 살고 싶어서였다. 재미있게 살고 싶었고, 정신적, 물질적인 모든 면에서 나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당신은 지금 좋은 직업을 원한다. 당신이 진심으로 당신에게 좋은 일이라고 느끼는 직업말이다. 당신은 왜 그런 직업을 가져야하는가? 면접시험에서 나올 확률이 100%인 질문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원동기이다. 그 회사에서 자신이 왜 일을 해야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이 질문에만 제대로 대답해도 면접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 본다. 최고의 직업을 찾고 있는 당신, 당신은 왜 평범한 직업이 아닌 최고의 직업을 가져야만 하는가? 위대한 밥벌이를 찾는 과정에 지원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IP *.70.18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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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10.27 15:03:11 *.97.37.242
"직업은 나의 존재를 세상에 표현하는 과정" 이다. 멋진 정의네.
이제 본격적으로 최코치의 카운셀링이 시작되는 건가? 기대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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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10.27 18:57:36 *.37.24.93
직업에 대한 고수들의 표현이 참 다르다는게 인상적이네.....
왜 최고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
최코치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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