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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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허리가 너무 아파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있었습니다. 전날 밤에 미리 운동 갈 짐을 싸놓고 알람을 새벽 5시 50분에 맞추고 잡니다. 아무래도 출근 전에 잠깐 짬을 내는 거라 긴 운동은 못하고 잠깐 몸을 푸는 정도인데도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게 느껴집니다.
새벽 운동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일은 일어나는 것입니다. 침대에서 잠에서 깬 뒤에도 빈둥거리지 않고 바로 일어나야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췄다가는 결국 소중한 새벽을 그냥 흘려보내게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기만 하면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가는 일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새벽이란 시간이 참 고요하고 좋습니다. 아버지께서 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글을 쓰셨는지 지금은 너무나 잘 이해가 됩니다. 많은 의무들에 매여 복닥거리는 낮 시간에 짬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누구나 필요하기에 이런 고요한 새벽에 조금 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것은 아주 딱 맞는 일이 되는 것이지요. 밤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직장과 병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운동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금방 체중이 붇고 어디가 자주 아픕니다. 잠깐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도 '아이코'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증상들이 나와 연결되고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어떻게든 짬을 낼 수밖에 없게 된 것 같습니다.
같이 일하는 팀원 중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극을 받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운동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 왠지 모르게 운동에 대한 이미지가 좀 달라 보이고 저도 좋아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몸의 아픔,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두 가지를 통해 운동강도가 적당한지 어떤지도 모른 채 운동에 일단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아마 부족하면 부족했지 너무 과도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여파인지 식욕이 아주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양을 줄이는 노력은 성과가 잘 나질 않아서 일단 칼로리가 적고 몸에 좋은 야채 위주로 식단을 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인터넷으로 주문해둔 야채를 씻고 다듬고 요리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그래도 알차고 맛있고 건강한 식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출근한 일터는 (작년에도 그랬지만) 아수라장이었습니다. 한두 달 뒤면 감정적으로 약해지는 시기가 올 것 같다는 예감도 듭니다. 마음을 수없이 다잡으려 해도 흐트러지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 이 아침 운동을 계속 반복시켜 루틴으로 만들면 나를 지키는 생활습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고 포기하려는 때도 나올 수 있겠지만 꼭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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