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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미
  • 조회 수 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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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5일 16시 57분 등록
DSCF0015.JPG

우연히 만난 사진 하나

지난 월요일 서해안에 갔다가 만났다.

 

때 늦은 코스모스

때 이른 눈이 만나

이렇게 가슴시린 모습이 될 줄이야

 

제때 피어나야 하는 것을

그래야 사랑받고

열매 맺을 수 있는 것을

DSCF0014.JPG

이 장면 하나가 나의 내면의 어디를 건드렸는지 잘 모른다.

나의 무의식의 어느 지점과 맞닿아

오랫동안 잠잠했던 눈물샘에 봇물이 터지고

가슴이 하도 시려워 일주일 내내 가슴을 꼭 쥐고 다녔다.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쓸어도 쓸어도 눈이 내리는 날처럼

지워도 지워 내어도 자꾸만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날

 

까만 밤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다시 아침을 맞기까지

또 견뎌온 그 만큼은 앓게 될것을 안다.

 

세월을 앓는동안

키가 한뼘이나 부쩍 자라고

오늘보다 더 행복한 그 하얀날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IP *.161.25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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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12.15 17:39:11 *.244.220.253
좋네~~~ 치유의 힘이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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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12.15 19:50:34 *.5.98.153
눈과 코스모스, 가슴 시리다.
거암의 칼럼 <초대받지 않은 사람> 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두 글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 같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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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12.15 23:35:29 *.70.172.167
"오늘보다 더 행복한 그 하얀날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사진과 글이 이렇게 절묘할 수 있다니....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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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2008.12.16 13:03:58 *.154.30.129
아무리 봐도 눈 속의 코스모스 처연하기 짝이 없다. 해맑게 웃고 있는 듯 하기에 더 처연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근데 그 뒤로 성냥팔이 소녀가 보인다. 결국 발목이 잘리고만 분홍신의 그 슬픈 소녀가 보인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한낱 물방울로 사라진 인어공주가 보인다.  맨발로 깡통 하나 들고, 밥 아닌 뭔가를 달라고 끊임없이 구걸하고 있는 슬픈 나의 자화상이 보인다.  그래도 코스모스는 희망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라면 평생을 구걸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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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08.12.16 13:13:30 *.161.251.173
그렇지요...참 처연하기 그지없는데,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더 아프게 하지요.
이 장면과 만났을때 가슴이 옥죄어 오는 슬픔의 버거웠던것은
말씀처럼 저의 자화상을 보았기 때문이겠지요.
저 시린 자화상안에 희망이 존재하듯이 우리 잃지말아요.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희망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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