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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일 20시 55분 등록

2010년 2월말. 연구원 1년여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졸업여행을 싸부님 및 5기 동기분들과 함께 남도의 봄을 만끽할수 있는 통영, 거제도로 다녀왔다. 어떻게든지 연구원으로 들어오기 위해 애썼던 기억들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서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니. 두 번째 도전 끝에 참석한 면접여행, 주말과 명절을 반납하며 과제에 매달렸던 순간들, 크로아티아 여행 그리고 월마다의 오프라인 수업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순간들이었지만 무엇보다 동고동락을 함께 하였던 동기분들에게 더욱 고마움이 여겨진다.

 

  마흔살 구월 어느날. 후배로부터 구본형 선생님의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책을 소개 받았지.

내 마음의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 후배가 이렇게 얘기했지.

‘형님 연구원이라는 것이 있는데 도전을 해보시죠.’

 

1차 과제를 패스했지만 2차 도전 과제에서 고배를 마신 나는 고민하였지

내년에 다시 도전을 할것인가?

 

1년이 지나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하였고 최종 면접여행에서 싸부님은 이렇게 물어보셨지.

‘이번에 되지 않으면 어떡할건데.’

그 질문에 나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고 결국은 숙원이었던 연구원 5기 생활을 시작하였지.

‘이번에 또 떨어지면 내년에 다시 도전 할낍니다.’

 

나는 목표를 정하였지. 글솜씨에서 기능적인 면에서 떨어질지언정 과제 제출에는 빠지지 말자는 나와의 약속을 하였지. 이것을 나는 ‘파우스트와의 거래’라고 이름을 지었어.

출장길에서의 책과의 씨름속에 주말이면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나와의 싸움은 이어졌었지. 어느날은 정말 타이핑을 치는데 팔이 너무 아파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지.

‘버틸수 있게 해달라고.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고.’

 

쉽지않은 싸움이 어느덧 11월로 접어들자 나의 의지와 기력도 서서히 고갈이 되어짐과 함께 다음과 같은 유혹이 시작되었지.

‘남들도 한두번 다빠졌는데 조금 쉬었다해. 과제 제출 빠지지 않고 하면 뭐해. 글도 늘지 않는데. 에너지 충전하면서 하지.’

하지만 나는 멈출수 없었어. 내가 할수 있는 것은 그리고 내가 내세울수 있는 것은 현재로써는 나의 끈기와 깡이었기에.

 

1월. 참 많이 힘들었던 시간들.

자신이 쓰려고 하는 주제를 선정해 발표하였던 오프라인 수업시간. 나는 이어지는 코멘트 속에 방향을 잃어버렸다네. 어떡하라고? 나보고 어쩌란 말인지? 도대체 무엇을 쓰라는 이야기야? 속시원하게 고함을 지르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렇게할 표현의 자유와 용기가 없었다네.

어떡하지?

 

때마침 연구원 선배가 추천하였던 책을 읽고 나는 나의 방향성의 하나를 발견 하였네.

그렇지. 내가 쓰려고 하는 테마는 사람냄새가 나는 진솔한 글들이야.

이런 나의 시도에 동기분들은 응원과 지지를 해주었지.

‘좋아. 그렇게 하는거야. 따뜻함이 느껴져.’

나는 이말에 초등학교 시절의 참잘했어요 파란 도장을 받았을 때의 흥분의 여운을 다시금 떠올리며 전진을 시작하였지.

 

졸업여행 1일차 늦은밤.

통영의 밤바다가 보이는 팬션의 커다란 욕조에서 싸부님과 우리들은 발을 담구며 함께 어깨동무를 하였지.

와인의 향취속에 자그마한 각자의 초들의 밝음이 세상 어둠을 무찌르고 있었다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불러 보았지. 앞으로도 함께할 그들의 이름을.

무사의 카리스마 백산형님. 호호 할머니의 세심함 좌선생님. 영원한 웨버 성우형님. 우리의 로맨티스트 홍영 형님. 탐험가 정신 철. 자연으로의 동화 춘희. 든든한 백그라운드인 정현 누님. 똑소리 나는 신애. 거칠 것 없는 세희. 행복한 2세를 기다리는 아인. 그리고 바람의 언덕에서 등대의 존재를 통해 다시금 느꼈던 구본형 싸부님.

 

함께했던 앞으로도 함께할 우리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IP *.117.1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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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03.01 22:01:05 *.34.156.43
지금 네가 말한 연구원 선배가 설마 나는 아니겠지? (개콘 버전~ㅎㅎ)
승호씨다운 진솔함이 가득 묻어나는, 조금은 아쉬움도 느껴지는 사람 냄새나는 글이네요.
출장이 많은 것 같던데 연구원 생활 하기가 쉽지 않았죠?
건필하시고 따뜻한 3월이 왔으니 우리 얼굴 한번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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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00:58:36 *.67.223.107
승호씨
혼자 먼저 떠나가는 걸 보니... 아침도 못먹고... 마음이 짠했어요.
기도보다  말할 사람이 필요할 때 말을 잘 들어줄게요.

그런데 나는 왜해서 호호 할머니일까?
내가 호호하하 책에 관심이 많다고 말을 해서?
한번 입력된 느낌은 변함없이 가는 거예요?
아직 익숙치 못한 할매 캐릭터여서...새로 익혀두어야 하겠네.  emoticon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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