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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2일 22시 46분 등록

Chapter 1. 창조적 소수의 개념 관련 질문

Q1. 봄바람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시나요?

<동기>

큰 조직에서는 대개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이 개인의 비전이 된다. 하지만 나는 관리자보다 전문가가 되고 싶었고, 현장에서 생생하게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영화배우 겸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좋아하는데, 이분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 문화 콘텐츠 전문가 연수를 가게 되면서 제일기획을 그만 뒀고, 이후 온라인 광고회사인 비욘드 마케팅 그룹 디지털콘텐트팀장을 거쳐 프리랜서로 일했다.

그러던 중에 봄님에게서 같이 회사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주저 없이 그러기로 결정했다. 2004년 봄이었던가? 그때부터 새로운 개념의 회사를 함께 만들기로 의기투합하고 비전을 만들어나갔다. 둘 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꼈던 한계를 잘 알고 있었고, 회사를 만들어 주변의 능력 있는 창조적 소수들과 효과적으로 네트워킹 하면 놀라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다니고 싶은 회사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것, 우리와 같은 창조적 소수들과 가치를 공유하자는 마음이 같았다. 이처럼 뜻이 맞는 사람과 재미있게 일하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었다.

 

<추구한 가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 능력 있는 프리랜서가 많지만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 디자인 하는 사람, 일러스트를 잘 그리는 사람, 사진을 잘 찍는 사람 등 작은 조직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함께 일한다면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철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를 갖는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회사 만들 당시에는 모든 기능이 한 회사 안에 다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클라이언트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는 작은 전문가 조직(혹은 개인)을 중심으로 열린 구조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업무구조의 장점을 파트너와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열심히 알렸다. 이처럼 열린 구조의 업무 조직이 규모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가장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와 얼마든지 일할 수 있으니 클라이언트 분들도 점차 이해하고 우리를 신뢰하게 되었다. .

 

각자의 열망과 전문성을 살려 자기의 길을 가면서 함께 할 때 더 큰 가치와 자유를 창조하는 것!

요즘의 나의 화두는 더불어 나답게이다.

 

Q2. 봄바람이 일반 동업의 형태와 구분 짓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봄과 바람이 처음에 각자 천 오백 만 원씩 냈다. 사무실 임대 등의 비용으로 사용했고, 나머지는 주변에서 선물을 받거나(^^) 집에서 가지고 왔다. 사무실은 홍대 극동방송국 옆 작은 가정집 반쪽이었다. 담벼락 벽화가 너무 이뻐서 단번에 계약했고, 사무실로 출입하는 쪽문도 우리 손으로 칠했다. 방 하나, 부엌 겸 거실 하나, 화장실 하나의 아주 작은 사무실이었지만, 마냥 좋았다.  

 

우리를 어떻게 알릴까 생각하다 친분 있는 사람들(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나 예비 클라이언트)을 초대해 오프닝 파티를 했다. 150여 명의 손님들이 손바닥 만한 사무실의 오픈을 축하해주러 오셨다. 사무실에 부엌이 있었기 때문에 밥을 해먹었는데, 초반에 우리를 알리는 방법은 우리 손으로 지은 밥을 함께 먹는 것이었다. 거의 매일 점심과 저녁 업계의 지인들을 초대해 밥을 지어 먹었다. 물론 소박한 밥상이었다. 직원이 하나 둘 생긴 후에도 밥 해 먹는 일은 계속했는데, 밥 하는 일은 직원들에게 시키지 않고 공동대표인 봄과 바람이 했다.

 

* 동업인데도 아직까지 잘 유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향이 다른 점이다. 서로 달라 갈등도 있었지만 훌륭한 서로를 보완해 준다. 동업은 결혼과 같다. 처음에 모든 것이 좋아 보이고 장밋빛 미래로 설레지만 살아가면서 실망도 하고 힘든 순간도 함께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성숙된다.

내가 봄님보다 4살 더 많기 때문에 나이로 압도하지 않으려고 가능한 양보하려고 노력했고, 수평적인 파트너 관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또한 재무를 담당하는 봄님을 100% 신뢰했다. 

 


Chapter 2.
창조적 소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Q1. 봄바람 결성은 어떻게 되었으며, 파트너 결정시 가장 고려한 사항은 무엇입니까?

 진정성이 베이스로 깔려 있어야 한다. 그 위에 상호보완적 자질, 열정,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Q2. 봄바람 초기 멤버 혹은 팀 구성원들이 가장 갖추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열정이다 작은 조직일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의 에너지가 중요하다. 큰 조직에서는 개인의 역할이 조직의 시스템 속에 묻어 갈 수도 있지만 작은 조직은 그럴 수가 없다.

건강한 에너지이다. 서로 좋은 에너지로 공명할 때 일이 더 즐거워진다.

그 다음이 자질이고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 관계에서의 배려, 모두가 주인이라는 의식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알아보셨습니까?

위기를 겪어봐야 안다. 관계가 좋거나 회사가 안정적일 때는 알 수 없다. 일이 많아지거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된다.

 

함께 하는 공통체 개념으로 회사를 꾸려나간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하고 사생활의 희로애락도 공유하는 편이다.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위해 워크숍도 자주하는데 이렇게 회사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는 것을 불편해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가끔 그런 친구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전파할 때, 섭섭하고 힘들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코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타고난 성향을 발견해 적절한 업무를 조율하고 함께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도와주기 위해 공부한다.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공통체를 이끌기 위해서다.

 

Q3. 봄바람에서는 각자 다른 전문성과 재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까?

성향에 맞는 일에 배치하도록 한다. 그러나 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팀을 이뤄 일한다. 그러다 보면 조율이 된다. 우리가 하는 일은 대개 공동작업이기 때문에 마음 씀씀이가 무척 중요하다..

 


Chapter 3.
창조적 소수의 교류의 원칙 관련

Q1. 현재 팀원들의 관계유지를 위한 특별한 방법들이 있다면 무엇이며, 깊고 돈독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 적용하는 교류의 원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서로를 알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오래 같이 있다 보면 알게 되지만 마음 상태와 형편까지도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작년 연말에 My Story My Dream 워크숍을 했는데, 각자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갈 이야기(꿈에 관한 이야기)를 프레젠테이션 했다. 서로를 알고 나니 애정이 생기고, 어떤 일을 함께 해야 할지 그림이 좀 더 분명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올해부터 월요일 아침 회의 때 랜덤으로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를 하는데, 기발한 주제들을 나누는 게 무척 재밌다.  

 

그리고 회사 초창기에 함께 밥을 해먹으면서 정을 쌓는 문화가 만들어진 탓인지,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직이 커지고 일이 바빠지면서 밥을 해먹지는 못하지만, ‘먹는 건 잘 먹자는 생각이다^^.

 

예전부터 했던 것은

러닝데이 : 여행, 책 등 경험한 것을 각자 PPT 문서로 작성해 프레젠테이션 한다.

컬쳐데이: 하루를 완전히 쉬면서 보고 싶은 영화, 공연, 전시를 보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 이것도 바빠져서 매달 하던 것을 3,6,9,12월에 분기별로 진행한다.

직원들 생일파티는 꼭 한다.

프리랜서 등 네트워크 연결된 사람들과 체육대회하고 밥 먹기

면담도 자주 한다.

 

작년까지는 안식월로 한 달씩 쉬었는데 올해부터는 안식년을 두었다. 그래서 봄님이 올해는 쉰다. 동업을 하면 이런 것이 좋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을 맡기도 한 사람은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것. 그래야 더 큰 그림도 그리고 많은 것을 구상할 수 있다.

 

Q2. 현실적으로 비즈니스에서는 재능과 전문성의 역할 분담성공 시 분배의 문제가 가장 어려움이라 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봄바람만의 노하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동대표지만 월급제로 똑 같이 가져간다. 그리고 나머지는 재투자한다.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전시 같은 경우 회사에서 재투자한 케이스이고 직원들 해외연수를 보내기도 한다.

연말 전체 워크숍 때 투명하게 재무 보고를 한다. 총 매출이 얼마고 인건비, 외주비, 일반 운영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보고 한다. 그때마다 반성하는 게 식대다.ㅋㅋ

 

연초에는 함께 목표를 공유한다. 올해 벌어야 할 목표를 정하고 팀 별로 정해 알려주고 얼마 이상을 벌면 성과급이 나간다는 것을 알려준다. 막내 직원까지 투명하게 공유한다.

 

그리고 한가지 원칙은 프로젝트 견적서를 공유한다. 견적서를 보면서 현실적인 감각을 익히고 운영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 프로젝트일 경우에는 서로 잘 도울 수도 있다.

 

Q3. 공평한 분배문제로 갈등 있었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으며,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월급제로 똑 같이 가져가기 때문에 분배문제에 따른 갈등은 없었다. 그리고 재무는 믿고 맡겼다.

 

Q4. 그와 관련하여 봄바람의 분배의 기준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정한 연봉의 기준이 있다. 그것에 준한다.

 


Chapter 4:
멀리 가는 법(갈등 해소하는 법)

Q1. 팀원간 믿고 신뢰하기 위한 관계형성에 갈등, 방해 요인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습니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씀해 주십시오.

초창기 회사를 세팅하는 단계에서 일을 잘하고 싶고 일이 들어오면 다해줘야 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에 몰두 하는 스타일에 열정이 많다. 그래서 많은 일을 했는데 어느 날 봄님이 연락 두절되었을 때 가장 힘들었다. 며칠 후 연락이 되었는데 인터뷰 갔다가 쓰러졌고 병원에서 일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때 봄님은 봄바람을 닫았다 다시 열자고 했는데, 회사 초창기에 어떻게든 기반을 마련하려고 고군분투하던 내 입장에서는 그러한 생각의 차이가 힘들었다. 이런저런 마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영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동사섭등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새로운 영성의 네트워크가 이루어져 힘을 얻었다.

 

얘기를 해보니 봄님은 내가 일을 끊지 못하고 다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때 알았다. 열정이 지나쳤다는 것을.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봄님은 정리되고 분명한 스타일.  그리고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엄격하게, 안전하게, 돈 관리 철저

바람: 유연하게, 도전적으로, 직원들에게 친구처럼 너그럽게,    

 

진실의 베이스가 깔려 있었기에, 봄님의 진정성을 알았기에 의심하지 않았다.

일에 관련해서 초반에는 각자의 영역이 중첩되면서 은근히 경쟁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솔직한 대화와 표현으로 해결했다. 무조건 참기보다 오픈 마인드의 대화가 중요하다.

 

파트너는 훌륭한 학교가 되어 주었다. 인생의 교과서가 되어 주었고 인내하면서 영성을 공부하게 해 주었다. 동업에서는 희생자 마인드, 그냥 참자, 말 안 해도 알겠지 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대화 해야 한다. 그리고 원인을 남에서 찾으려 하면 안 된다. 나에게서 찾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해결하려 하다 보면, 마음의 근기가 생긴다.  

 

Q3. 앞으로 팀을 이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창조적 소수들을 위해 충고나 조언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라. ‘더불어 나답게살려면 나부터 알아야 한다.

자신의 생물학적 기질을 알고 가장 자기답게 표현하고 내가 누구인지, 열망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밖의 영향에 적게 흔들린다.


IP *.1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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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공주
2010.03.12 22:48:10 *.12.20.220
다시 한번 유쾌하게 인터뷰에 응해 주신 바람님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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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몬
2010.03.13 11:07:15 *.194.117.143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유익한 인터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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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10.03.13 12:27:01 *.34.224.87
봄바람 얘기는 언젠가 신문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아주 매력적인 비즈니스와 관계의 모델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뽕공주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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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3.15 10:36:14 *.36.210.127
'더불어 나답게'
음...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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