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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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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3일 04시 59분 등록
 

칼럼22- 초심지키기


또 그만둔단다. 8월말부로 2명의 연구교수가 이곳을 떠난다. 둘 다 6개월 계약기간을 겨우 채웠다. 한사람은 보스에 의해 해고되는 것이고, 나머지 한명은 스트레스를 못 버티고 다른 곳을 찾아서 나간단다. 내가 이곳에 오고 난후 벌써 9명째다.  물론 나도 이전 직장에서 최초 계약기간만을 채우고는 그만두었던 적이 있긴 했지만, 가능한 한 한곳의 직장에 오래있어야 한다는 내 기본 생각으로는 6개월만에 사직하는 두 번째 사례 주인공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보스의 눈에 들지 않은 한사람은 급여삭감이라는 치욕적인 패널티를 받고, 연이어 재계약 불가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그만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나머지 한명은 스트레스를 못 견디고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 하니 좀 실망스러웠다. 아마 그 역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미리 감지하여 좀 편해보이는 곳으로 도망쳐 나가는 것이리라. 아직은 터지지 않았으나 폭탄 미루기 하듯 계속 미루어온 일들이 9월, 10월에 연거푸 터질듯해 보이니 미리 패널티 받기 전에 살길 찾겠다는 다소 비겁한 행위이니, 두 사람 다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처음 들어올 때의 초심은 어디로 간 것이니?” 나보다 10년 이상씩 나이가 젊은 그들에게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안했다. 이제 가능하면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생각을 말로 내뱉는 순간, 차짓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도 몸서리치게 배웠기에 이제 나는 누구에게도 애정섞은(?) 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세우고 있는 중이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는 것과 같아지는 경험을 했다. 진주는 숱한 발길질에 밟히고 진흙밭에 튕겨 나가 진주인지 돌멩이였는지 본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본말은 전도되고 말에 말이 붙어 최초 의도는 완전 왜곡되어 급기야 대중에 의해 마녀가 되어버린 경험을 뼈아프게 겪어야만 했다. 원인은 애정이었다. 과도한 애정이 기대를 낳았기 때문이다. 기대한 내가 잘못이란다. 그냥 그들처럼 무덤덤하게 있었더라면 아무 문제 없었을텐데.......

 그러나 시간이 지나 축복의 비라도 내리면 진주에 뭍은 흙은 씻겨나갈 것이고, 비록 깨져버리긴 했으나 진주파편이 제대로 햇빛 아래 드러날 날도 올 것이라 나는 믿는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젠 다시는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기로 작정한 나는, 옮기려는 자에게 두어번 남아있으라고 가벼운 얘기만 했고, 깊은 충고는 하지 않았다. 이미 마음 떠난 그를 붙잡아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번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은 그에게 이곳은 이미 침 뱉은 우물물이 되어버렸을 것이고, 그래서 다시는 이곳 물을 먹고 싶지 않으리라.


처음 이 직장을 들어올 때 그들은 각자 사연에 맞는 큰 꿈을 가지고 들어왔을 것이다. 매달 받는 월급이 목적이 아니라, 이 연구센터에서 제대로 된 연구를 하여 자신의 캐리어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생각을 모든 박사들이 하고 들어왔을 것이다. 9명, 나는 15개월 동안 9명의 박사가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 중에 대부분은 나보다 먼저 채용되었던 사람들이었지만, 이번 두 사람의 경우는 내가 채용심사를 했던 입장이라 마음이 씁쓸했다. 둘 다 대단한 각오를 가지고 목숨 걸고 이곳에 들어온 자들이다. 우리 센터는 세미나와 면접을 해도 채용될 비율이 약 20% 정도이다. 해서 그들 역시 채용 결정을 받았을 때 무척 기뻐했으리라. 그런데 들어오고 나면 견뎌내기 참 힘든 곳이다. 상주 인원에 비해 프로젝트가 너무 많고, 또 그 규모가 개인 박사가 소화하기엔 좀 커서 스트레스들이 많다. 이번의 두명은 운이 나빴다. 아니 처음에 그들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이 입사하고 얼마 후 보스가 안식년을 맞아 미국 장기출장을 가신 것이다, 천국의 나날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랬다. 나는 다행히 보스의 성향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일은 어김없이 전부다 하면서 그 휴가 같은 기간을 즐겼었다. 그러나 그들은 보스를 채 알지 못한 채 자유를 만나게 되었기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그들의 자유를 최대한 누리고 또 누리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무척 염려가 되는 기간이었다. 몇 번 충고했지만 그들은 내말을 듣지 않았다. 9시-6시 근무시간을 우리는 지문인식으로 체크하므로 전부 미국으로 이메일 보고가 된다. 그럼에도 그들의 출퇴근은 규칙을 알 수 없을 정도였고,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잦은 출장으로 조퇴와 결근을 번갈아 하더니, 맡은 프로젝트에 펑크가 발생하고 공동연구 기관에서 항의가 오고......


무서운 우리 보스가 그냥둘 리가 없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그가 맨 먼저 행한 조치는 급여 삭감이라는 패널티였다.  해고를 위한 사전 포석임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가 해고된다는 가정 하에 발생할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았다. 그가 맡은 한미 공동 과제인 KOR-US Tech 프로젝트가 나에게 올 가능성이 매우 컷다. 이건 내가 그동안 맡고 있던 것과는 펀드규모가 달랐다. 공동연구 기관도 미국 조지아 공대와 한국의 로봇 업체 두 개를 끼고 하는 상당히 대형 프로젝트이다. 걱정이 앞섰다. 현재의 청소로봇 시장을 대체할만한 개인 서비스 로봇을 만들어, 각 가정을 대상으로 판매하려는 지경부 국책 프로젝트이다. 시장은 한국과 미국이 주 대상이고, 로봇제작 업체가 사람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고, 거기에 지능을 입히는 과정을 우리와 조지아 텍이 공동으로 해야 하는 5년짜리 과제인데, 내 능력으로는 상당히 힘들 프로젝트이다. 게다가 우리가 주관기관이고 보스를 대신해 내가 그들 모두를 끌고 가야만 한다. 국내에서만 공부한 나는 영어와 기계운용에 자신이 없다. 그런데 그것이 내게 올 가능성이 매우 농후했다. 보스는, 내게 무조건 일거리를 던져주는 편이다. 그들에 비해 비교적 책임감이 강한 나는 그들처럼 폭탄 미루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보스는 믿고 맡길 사람이 나뿐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매우 컷다, 얼마 뒤 내 예상대로 그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나로 바뀌어 버렸다. 앞으로의 일이야 인수인계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지만, 당장 연구원 여행기간중인 8월 11-12일 양일간 조지아 텍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summer school 행사가 코앞이었다. 강의는 전문가들 초청해서 하면 되지만 그 기간에 열릴 실무자 미팅부터 행사의 전반적인 조율은 누가 할 것인가? 연구원 여행을 가게 되어 그 행사에 빠진다면 내 보스가 취할 행동은.... 나는 99% 이상 장담할 수 있었다. 보스는 내게도 예외없이 패널티를 줄 것이다. 패널티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사직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직과 여행포기를 함께 저울질하다가, 나는 아직 이 직장에 남아있어야만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꿈의 포기가 아직은 안 되었다.

 하지만 모든 운동에 작용과 반작용이 있듯, 내가 취한 결정에도 부작용이 있었다. 여행포기로 인해 겪은 정신적 고통이 생각보다 컷다. 급기야 단체 티셔츠 ‘영어문구’가 도화선이 되어, 왕따로 느낀 내 오랜 아픔을 글로 쓰게 되었고, 그 글에 달린 댓글들에 응수하며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표현했더니...... ‘한 성질하는 마녀’가 되어버렸다.  그래, 내가 어리석었었다. 정직할 이유가 없었다. 가면은 나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만큼은 다르게 대하고 싶었다. 사부님께서 수차례 평생을 갈 관계라고 말씀하셨다. 평생가야 하는 관계, 평생을 담보로 모인 커뮤니티... 그래서 직장동료에게는 적당히 날씨이야기만 하는 나였지만, 심지어 교회에서 조차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변경연의 그들에게 만큼은 진심으로 대하려고 했다. 솔직하게 글을 썼고 정직하게 말을 했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건 정신적 화형식........          


그런 일을 겪은 나는, 사직하려는 직장동료에게 그 어떤 말을 안했다. 사람이 제일 무서웠다. 그러나 그들이 언젠가는 후회할 것을 알고는 있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은 이곳이 지긋 지긋하게 싫어서 나가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이곳을 나가는 것을 날아가게 기뻐할 것이다. 다른 곳에 가면 연구결과가 획기적으로 좋을 것이라 믿으면서.... 하지만 그가 알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윌리엄 브리지스가 말한 ‘변화와 전환’이다. 그가 직장을 옮기는 행위는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바뀌지 않고 여기서 하던 행동을 그곳에서 그대로 한다면 거기서도 또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전환’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변하지 않았는데 환경이 달라진다해서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거기서도 폭탄 미루기와 이기적인 욕심이 앞선다면 점점 설 땅이 좁아질 것이겠지.......

 또한 그가 이곳에서 견딘 6개월 기간은 열매 맺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한곳에 뿌리를 내려야만 꽃을 피우든 열매를 맺든 할 것이다. 그게 봉숭아이든 소나무이든 뿌리가 내리려면 나무마다 적절한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가 그것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도 내 나이 쯤 되면 알 것이다.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섣불리 말로 한다면 그도 역시 내 ‘호의의 진주’를 발로 짓밟으려 들 것이다. 해서 들을 귀가 있는 자들에게만 말해야 한다고 예수도 비유로만 말했지 않았는가?


 뿌리내리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초심을 지키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 폭풍도 지나가고 가뭄도 겪을 것이다. 인내를 요구하는 기간이 반드시 올 것이지만 봄날 단비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견뎌야만 한다는 것이다. 힘든 기간에는 참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견뎌내기로 결정했다. 나도 뿌리를 내려야 하고 내 초심도 지켜져야 하기에.... 아니, 남들은 다 변해도 나의 초심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겠기에, 오래 오래 견뎌야만 할지도 모른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보기 위해선 먼저 뿌리부터 내려야만 하지 않는가? 그래서 내가 힘든 현 직장을 떠나지 않고 견디고 있는 것이고, 화형식을 당하고도 여기를 떠나지 않는 이유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자라고 했던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 것임을 믿는다.




“삶의 여정은 주로 패배와 실패, 그리고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가 개인으로서나 집단으로서 경험한 고통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곤경을 이해 할 수 있고 그들을 위로하며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중 P.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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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8.23 14:27:17 *.139.218.214
여행가서 언니 생각 많이 했습니다.
다녀와서도 내내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가면에 스스로 질려 도망온 곳에서
또 다른 가면을 골라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
솔직히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진짜 나'를 어떻게 내놓아야 하는 걸까?
가슴이 답답해져 왔습니다.

며칠전 아이에게 사진책을 읽어주다 새삼 깜짝놀랬습니다.
갑각류의 탈피장면을 제대로 본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그 작은 생명체도 새로운 껍질을 만들고 나서야 전의 것을 벗어놓더라구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죠. 탈피도 결국은 생존을 위한 과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닐테니까요.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이 다른 점은
외피를 둘러쓰고 있는 중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습니다.
 
언니의 불편한 마음이 느껴져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언니의 첫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니의 첫마음에 빼앗겼던 제 마음은 아직 되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이 언니 속에서 평생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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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08:47 *.67.106.2
 갑각류의 탈피장면
 새로운 껍질을 만들고 나서야 전의 것을 벗어놓는 본능

그건 인간도 배워야 할것 같습니다
인간이 동물중 가장 우수하다하지만 지렁이만 못할때가 많다는 것을 자주 자주 느끼므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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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8.23 14:52:48 *.42.252.67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 가운데 '초심' '처음처럼' 이런 단어였는데

소주 회사가 그 이름을 다 차지한 다음부터 이런 단어를 좋아한다고 하면 술고래로 보더군요.

그래도 초심은 정말 풀어진 나를 조여주는 좋은 뜻의 단어인 것 같아요.

 글에서 현장감과 긴장감이 다가오네요.

 그런 살얼음 같은 곳에서 일하시는 언니의 노고에 파이팅합니다.

참 이번 금요일 꼭 참석하세요. 선물과 엽서가 기다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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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26:21 *.67.106.2
그대에게는 소주가  어울릴듯도 했는데 왜 술을 안먹는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체중유지를 위해 그런거 아닌지요?
선물엽서 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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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8.24 00:24:15 *.67.223.107
경숙언니~
이번 여행에서 내가 새로 얻은 별명입니다.
이젠 내가 무섭지 않아진 우리 망내 강미영 작가가 불러준 이름이예요.
집에서 살그머니 내게 내 이름을 다시 붙여보니 정말 좋은 느낌이 오는군요.

박경숙 샘.
그대도 어느날 박박사, 박교수, 박연구원,  박경숙샘, 왕언니, 경수기, 경숙이언니,  경숙이동상.....여러 이름 중 마음에 드는 이름이 나오면....  그 이름을 마음껏 즐기기를 바랍니다.

어제부터 줄곧 체로키 인디언의 글을 읽고 있어요.
한구절 읽어줄께요. 들어봐요.

"할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영혼은 근육과 비슷한 성질을 지녔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자꾸 이용한다면 그것은 점점 더 커지고 점점 더 강해진다.
영혼을 크고 실팍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것을 통해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는 것 뿐이다.

다행이도 당신이 영혼으로 이르는 문을 열었을 경우 이때부터 당신의 이해의 과정은 시작되며
당신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당신의 영혼은 점점 더 커져간다.
그리고 당연히 이해와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함께 따라가는 것들이다." 

나머지 부분은 내가 책을 쓸때 인용하려고 아껴두었는데요... 살짝 말해줄께요.

"나는 앞으로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리라는 걸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히코리 열매만한 영혼 정도를 갖고서 살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너의 영혼이 크고 강대해지게 되면 너는 어느날엔가 네 과거 육신의 삶들이 거쳐온 과정을 모조리 알게 될 것이며 육신의 죽음에 대해서 초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포리스트 카터의 <작은나무야, 작은 나무야>에서 인용.

그대의 칼럼이 반가워서......자, 또 한주일을 초심을 잃지말고 뚜벅뚜벅 ......함께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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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03:10 *.67.106.2
범해선배님

모든것을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라는 말씀...

그게 되는 사람은  벌써 '각자'의 반열에 들었겠지요
죽을때까지 노력해야 할것이고 변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안될 확률이 매우 클것 같고........
제가 선배님의 나이쯤 되면 눈꼽만큼의 흉내라도 낼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란 약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저는 더 그렇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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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8.24 00:31:54 *.212.98.176
누나,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 초심을 지키는 방법이겠지만
그냥 즐겁고 기뻤던 장면을  되씹어보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여행가서 누나가 가끔 떠올랐습니다. 가슴 아픈 장면들이 어쩔 수 없이 상기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누나의 마음을 따라 지긋이 진동하며 퍼지던 축복의 장면들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함께 했던 그 때 그 장소 만큼은 우리에게 지성소였습니다. 우리의 신명을 산 제물로 내놓은 자리였습니다. 

아무도 지나간 일이라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괜찮다고 억지웃음을 짓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선장으로 세운 항해에서 모두가 끝내 성공하여 뭍에 이르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직은 돛도 펼치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누나를 사랑합니다. 이것은 의지입니다.
누나를 이해합니다. 이것은 다짐입니다.
나는 약한 놈입니다. 이것은 자기연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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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06:35 *.67.106.2
긴 여행이 가져다준 결과를 상현의 글에서 볼수가 있군요
변하신듯합니다
아니 속에 있던것이 드러난 것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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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8.24 09:05:53 *.30.254.28
해외여행기간 일에 파묻혀 사셨지요?
저도 비슷했어요.  열흘내에 두번의 워크샵 준비와 진행으로 파김치..

9.1일자로 부서이동, 조직 변화의 소용돌이의 휩싸여 있어요.
'인셉션'인가요?  꿈에 대한 영화..
그 영화 한편 보고싶었는데....그 소박한 희망도
이루지 못했다는.....ㅎㅎㅎ

성격 화끈한 누이!
암튼 금요일 날 오셔!

내가 누이를 위해 노래를 한곡 불러줄께..
싫음 말고..
안오면 못듣는 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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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24:00 *.67.106.2
노래를 불러주신다..
이거 황송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노래를 듣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개미도 지가 살만해야 베짱이 노래를 즐기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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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2010.08.24 10:39:37 *.203.200.146
여행가지 않은 사이...50페이지 me-story를 쓰면서 내가 연구원이 되고 싶었던 연구원이 되려고 노력했던 연구원이 되었던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나를 확인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초심을 생각하면서 내가 선택한 상황을 즐기는 것, 그것 밖에는 해답이 없더라구요~ㅎㅎ
전 그래도 다행인 건  초심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초심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자만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겠죠. 많은 이들이 자신의 초심을 떠올리지 못하고 냉큼 포기를 하니까요.
언니의 글을 읽다보니 아탈리가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말한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7가지 법칙 중 유비쿼터스의 원칙이 생각나요. 그 설명중에 '자신의 이미지를 재조정해서 승자의 편에 서되, 자긍심의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와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원칙의 기본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긍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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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11:57 *.67.106.2
"초심을 생각하면서 내가 선택한 상황을 즐기는 것, 그것 밖에는 해답이 없더라구요"
맞는말씀입니다
글구 전부 다 각자가 선택한 것을 각자가 다 즐겼을 겁니다
여행가서든 남아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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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8.25 01:17:44 *.129.207.200
인생은 오락실 게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지요. 그만두는 두분도 다른 곳에서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하게되겠지요. 버티고, 이겨내야 새 지평이 열리는데,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밥 먹듯이 회사를 옮겨 다닐때가 있었습니다.'그만두는 사람'을 3자 입장에서 보면, 왜 저럴까 싶다가도, 막상 내가 그 상황에 빠지니, 자괴감 때문에 어떤 일도 할수가 없더군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입사해서 물만 흐려놓고 나가버린 제 행동이 부끄럽습니다. 멀쩡히 일하고 있던 분들에게도 죄송하고요. 제가 그런 경험이 있기에, 비슷한 경우를 보고, 혹은 당하더라도, 그러려니.....하고 넘기지요. 

아무쪼록 초심 굳건히 지키셔서, 원하시는 성장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화형식, 마녀사냥'이라는 말씀에 좀 섬뜩합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이미지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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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17:08 *.67.106.2
난 인생을 오락실 게임같다는 생각을 안합니다
클리어 하면 없어지는 일이 된다면 참 편리하겠지요?
편리보다 책임이 더 중요할때가 많다고 느낍니다
김인건님과 내가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이겠지만
그대는 그대 좋은 식으로, 나는 내식으로
다양성
그래서 인생들이 재미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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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8.25 17:00:50 *.154.57.140
누나..ㅋㅋ 이제야 댓글다는 게으름을 용서하소서..
글고보니..경숙누님이 큰누님, 작은 누님 두 분이나 되네요...ㅎㅎ
칼럼에서 힘든 무게가 느껴져서, 저도 숨이 막히네요... 기운잃지말고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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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08.30 06:19:28 *.67.106.2
진철..ㅋㅋ 이제야 답글다는 게으름을 용서하소서..
ㅎㅎㅎ
칼럼에서 가벼움이 자꾸 느껴져서는 안되겠지요
그대도 기운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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