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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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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6일 10시 04분 등록

 십자가에 묶인 채 추락하는 선교사와 그 뒤로 장엄하게 펼쳐진 이과수 폭포를 담은 포스터를 기억하는가.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Mission)」이 대입 재수생의 칙칙한 출발선에 나란히 있었다.

재수학원에 등록하고 바로 찾아간 곳이 근처에 있던 호암아트홀이었다. 3 시절을 학교에서 충실히 보내지 못한 결과이기는 했지만 수험생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는 숨돌릴 위로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 거기서는 킬링필드를 만든 감독의 신작 영화가 상영 중이었다. 「미션」의 배경은 18세기 중반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의 접경지역이다. 주인공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 과라니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힘겹게 오르던 폭포, 노예 상인 멘도자가 동생과 아내의 불륜에 이성을 잃고 동생을 죽인 후 참회의 심정으로 오르던 그 폭포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인디언어로 엄청난 물이라는 뜻의 이과수 폭포는 폭의 길이가 나이아가라보다 4배나 크고, 높이가 최대 82미터에 2.780미터에 걸쳐 275개의 크고 작은 폭포들을 지닌 세계 최대규모의 폭포이다.

조명이 꺼지고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 후 이윽고 오보에 소리가 들려왔다. 폭포수에 오버랩 되던 가브리엘의 오보에 가락이 엷은 물살을 타고 마음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과라니족의 창에 둘러싸인 채 생사의 기로에서 오보에와 하나가 된 가브리엘. 그날의 오보에는 이제 막 사회적 존재로서 자아에 눈뜨기 시작한 대입 수험생에게 오직 너 자신을 주목하라는 신의 메시지 같았다.

미션은 신이 부여한 이 땅에서의 사명이다. 삶을 마쳤을 때 신은 생을 통하여 무엇을 이루었냐고 물을 것이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 미션은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다. 잭 웰치는 가치는 사명을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가치란 사명을 완수하는 방법이며 승리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사랑이라는 사명 앞에 가브리엘은 비폭력 무저항으로, 멘도자는 녹슨 칼로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어제보다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사명에 따라 탄생했다. 나는 아직 인생의 푯대가 되는 나의 사명을 세우지 못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이다. 잭 웰치에 의하면 나는 아직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연구원 과정은 책을 쓰는 준비과정일 뿐 아니라 사명을 세우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사명을 갖는 일은 자원과 시간의 제약을 딛고 유한한 인간이 거대한 이과수의 물줄기를 거슬러 무한의 가치에 도전하는 첫 번째 단계이다. 나에게 어울리는 사명을 세우고 그에 합당한 가치를 찾는 일이 연구원 과정 중에 성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승리하는 팀을 만드는 잭 웰치의 4E 1P 요소는 개인의 사명을 이루는 데도 그대로 활용이 가능한 방법론이다.

   

     4E1P

1.  Energy(적극적인 에너지) :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변화를 즐기는가?

2.     Energize(활기를 불어넣는 능력) : 불가능한 것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가?

3.     Edge(결단력) : 어려울 때 예스라고 답할 용기가 있는가?

4.     Execute(실행력) : 온갖 장애를 뚫고 결정을 실행에 옮겨 성과를 낼 수 있는가?

5.     Passion(열정) : 일을 맡았을 때 흥분되는가?

 

IP *.212.9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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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숙
2010.09.06 10:23:17 *.145.204.123
사명을 벌써 세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걸 배우려고 들어온 곳이고 그래서 모두가 우리의 스승이고 순간마다 배움이 가득하겠지
함께 텐트를 쳤듯 , 그렇게 서로를 세울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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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35:28 *.236.3.241
기분 좋은 장면입니다. 우리가 땀을 삘삘 흘리며 세웠던 텐트가
달빛을 받아 우리의 노래를 받쳐 주고 있었죠. 아마 ^^

그런 판타지가 다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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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9.06 10:46:45 *.197.63.247
현 pd, 송곳으로 후벼파야 할까 두들겨 까부수며 뚫어야 할까? 펑!  이과수 폭포수처럼 거침없이 쏟아져내리려면. (선덕여왕 ㅋ)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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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40:30 *.236.3.241
그리스터키에서 달군 발목에서 이제서야 햇볕에 전 딱지가 일더이다.

기다려 보소. 삶은 과정이라고 하지 않더이까. 잘 익은 과일을 맛 보듯
달걀이 살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맛보는 것보다 흥미진진하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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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9.06 10:48:38 *.30.254.28
미션...그 영화..
난 아직 못 봤지만, 음악으로도 느낄 수 있어..
언젠가, 꼭  봐야지... 

4E 1P 를 통해 mission 을 세우기...
해보자구..그리고 이과수 폭포에 같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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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41:56 *.236.3.241
꼭 함께 가요. 이과수 폭포에 서면 우리가 이미 폭포였음을
알 날이 꼭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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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11:37:57 *.230.26.16
오빠, 나는 무언가를 자주 세워요. 근데 자주 무너지고 자주 좌절하지.
맘이 너무 조급한가봐,
오빠가 세우는 사명은 아마 매우 든든한 구조로 결코 무너지지 않을거란 영감이 드네.
그 사명을 세워나가는 모습이 함께 하는 우리, 특히 나에게도 큰 도전과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영차, 열심히 세워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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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44:01 *.236.3.241
그리스터키 여행 다녀와서 너를 못 봤지. 그래도 느낌으로 알 것 같다.

한낮의 볕에 잘 말린 옷 처럼 이선형의 머릿속이 뽀송뽀송해졌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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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9.06 12:03:54 *.10.44.47
절반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마구마구 조급해져요.
저도 여행다녀와서 그 조급함때문에 몇배로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내린 결론.
사부님의 커리큘럼을 꽉 믿어보자!!
따라가다보면 뭐가 되어두 되겠지!!

최선을 다해서 구하다 봄 어느새 굳은 사명을 딛고 선 우리를 발견하게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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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49:37 *.236.3.241
속도로 따지면 미옥을 앞설 사람은 없을거다. 지금의 속도라면 10년 후의 네가 앞에 섰을 때
너는 알아챌 수 있을까.  그림자가 따라올 정도는 여유를 주자.

30년 후까지 이미  설계해 놓은 미옥아. 나는 네가 부럽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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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9.06 13:52:53 *.131.127.50

^^
나는 무엇으로  그 힘을 만들 수 있을까?
"just do it!" 을 할 수 있는 그 힘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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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51:06 *.236.3.241
형님은 벌써 하고 계시잖아요 ^^

외나무다리에서 맞닥뜨렸을 때 먼저 검을 뽑는 사람이 형이잖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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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9.06 16:43:16 *.42.252.67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이나 나를 일어나지 못 하게 했던 영화였어.
그리고 지금도 그 오보에 소리가 들리면 내 피부는 닭처럼 변하곤 해.
'사명' 이런 단어는 왜이렇게 나에게는 생소하게만 드릴까?
생각도 못 하고 살아왔던 것 같아.
컬럼을 읽으며 나의 사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
같이 일어나보자. 뭐가 되어 있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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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9.06 21:38:38 *.186.57.45
위에 인건이 칼럼에 댓글 달고 오니 또 닭이네..
은주누나 닭살로 변해라 얍...
그래서 준비했지..그 오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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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53:17 *.236.3.241
누나는 이미 절반의 답을 찾은 것 같은데~~ 외부단자는  벌써 연결되어 있고
내부의 나와 연결하는 인입선을 찾는 일이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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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
2010.09.06 21:23:43 *.186.57.45
349869.jpg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음악파일을 찾다 찾다..결국 못찾고..ㅋㅋ 블로그 주소 연결해둡니다. 즐 감...
상현이의 칼럼이 깊어집니다.

http://kr.blog.yahoo.com/dnjs1703/136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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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56:08 *.236.3.241
너는 악동이다 ^^ 그래도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작은 것이라도 눈여겨 봐주는 섬세함이라고 할까. 센스라고 할까.

아니다. '꿈보다 해몽'의 재능이 낫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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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2010.09.06 21:39:12 *.228.87.198
자잘한 계획은 많이 세웠으나 뿌리가 깊지 못했기에, 나의 사명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에 계속 좌절을 반복했나봅니다.
전 책에서 사명에 대한 꼭지를 읽으며 학급의 급훈을 다시 한번 제대로 정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작 나의 사명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네요. 어쩜...아마도 사명이란거 정하기가 두려웠나봐요.
시간은 걸리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사명을 정하는 일이 모든 일의 시작이겠어요.
놓치고 읽은 부분 잘 주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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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09.06 22:58:25 *.236.3.241
나는 연주가 '뿌리 깊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방법이 체계적이지 않았을 뿐. 뿌리가 깊지 못한 것과
용이주도하지 못한 것은 다른 게 아닐까.

잊어라. 벌써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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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9.06 23:37:32 *.129.207.200
잭 웰치가 '전략과 사명은 구체적이고 단순하다'라고 한 말이 신선했습니다. 저도 남들이 써놓은 '사명선언서'를 보고 비슷하게 사명을 세울려고 했지요. 문장을 다듬어야 좋은 사명이 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어요.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거창한 것은 아닌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전략 세우기'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피하더군요. 더 효과적이고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한다는 핑계로 일해야 할 시간에 생각만 합니다. 

요즘 제가 생각하는 전략과 사명은 이렇습니다. 

'적게 생각하고, 많이 행한다.'
'사랑하는 일을 찾기 보다, 내 일을 사랑한다.'
'내면 보다는 외부에 관심을 갖는다.'
'지금 하는 일에서 1등이 되자'

이 정도입니다. 오히려 전략과 사명은 촌스러울수록 효과적인 것 같아요. 촌스러우면 직관적이지요. '차카게 살자' 처럼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구글의 사명도 '차카게 살자' 'Dont be evil'이네요. 

미션 감독이 킬링필드도 만들었군요. 내 생에 이과수 폭포를 보는 날이 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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