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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일 10시 12분 등록
밤새 기침을 하다 낮에 뜨겁게 하고 땀을 흠뻑 흘렸습니다. 지지고 누워 있는 동안 ‘이순신의 일기’를 읽었습니다. 선조 25년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그해 장군의 나이는 48세였습니다. 일기는 선조 31년 1598년 무술년 음력 11월 17일에 절필이 되고 맙니다.

1598년 음력 11월 17일 마지막 일기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어제 복병장 발포만호 소계남과 당진포 만호 조효열등이 왜군의 중간배 1척이 군량을 가득 싣고 남해로부터 바다를 건너는 것을 한산도 앞바다까지 추격했다. 왜적은 기슭을 타고 육지로 올라가 도망갔다. 잡은 왜선과 군량은 명나라 군사들에게 빼앗기고 빈손으로 돌아와 내게 보고했다. “

이틀 후 장군은 노량해협의 관음포 부근에서 절명합니다. 이때 장군의 나이는 54세였습니다.

왜적과의 바다 싸움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는 세계 전사상 유래가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장군은 그러나 7년 전란의 와중에서 자주 몸이 아팠습니다. 허한과 습열, 곽란과 구토등에 시달려 잠을 자지 못하고 밥을 먹지 못한 때가 허다했습니다. 그의 일기에 무려 180회나 몸이 불편하여 괴로워했던 기록이 보입니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 부여받은 짐의 무게 때문에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한 사람의 자기 세계를 들여다보기가 차마 눈물겹습니다. 아마 그 일기가 그의 고통을 하소연할 수 있었던 유일한 피난처였을 것입니다.

매일 자리에 들기 전에 꼿꼿이 앉아 그 날 일을 기록해 두어야겠습니다. 그동안 자주 일기를 써 오긴 했으나 하루를 마감하는 진지함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IP *.229.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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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2005.12.01 12:11:10 *.253.124.44
하루를 마감하는 진지함이라..
저에게두 꼭 필요한 말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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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12.02 11:27:31 *.118.67.206
그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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