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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5일 01시 43분 등록
상처

- 이승하

산 개미가 죽은 개미를 물고
어디론가 가는 광경을
어린 시절 본 적이 있다.

산 군인이 죽은 군인을 업고
비틀대며 가는 장면을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상처입은 자는 알 것이다.
상처입은 타인한테 다가가
그 상처 닦아주고 싸매주고
그리고 벌떡 일어나
상처입힌 자들을 향해
외치고 싶어지는 이유를

상한 개가 상한 개한테 다가가
상처 핥아주는 모습을
나는 오늘 개시장을 지나가다 보았다.



나도 본 적 있다.
상한 개가 상한 개에게 다가가 상처 핥는 모습을.
적의도 지나친 친절함도 없이, 다만 상한 것끼리의 본능으로 서로를 핥는 것을.
사람은 어떤가.
상처입은 자는 상처입은 자를 금방 알아본다.
그런 사람은 두 부류다.
상처를 알아본 이들끼리 친구가 되거나 적이 된다.
상처를 들키고 싶지 않아 적이 되는 슬픔까지 상처여, 네 몫인가. (김선우. 시인)


시도 좋지만 해설도 한목하는 느낌이다.
<상처를 알아본 이들끼리 친구가 되거나 적이 된다. 상처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적이되는 슬픔까지 상처여, 네 몫인가.> 라고 풀이한 김선우님을 공감하며..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단 번에 친구가 된 한나양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며
그녀의 호탕함과 정직함이 새로운(어제보다 나은) 든든하고 힘찬 밑천과 용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크리스찬인 그녀를 부처님께도 원(願)해 봅니다.


그녀의 변(辨)

손톱을 잘랐는데 도로 길었네.
뭐라고 하지마.
깍았는데 금방 자란 거야.

내가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몰라.
세 군데로 갈라서 일체의 모든 것을 다 나눠주고 왔어.
기부 받는 곳에서 염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지.

하나도 없으니 아쉽네.
모두 두터운 긴팔 뿐이야.
그래서 계절이 더니와야 해.

어쩌면 남기면 또 시작하게 될까봐서
뿌리가 있는 이곳을 영 외면하고 말아버릴 것 같아서
조국인데 돌아오고 싶어서
가족이 있는데 만나보고 싶어서

가야 할 것 같아.
가려고 해.
내가 있을 곳은 거기 인가봐.

그런데 이번에도 또 그래.
가려고 하니 또 일이 생기고
날 놓아주지를 않네.

기다릴 텐데.
내 자리를 만들어 놓고
눈이 빠져라 기다릴 텐데...

어떻하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녀는 큰 눈을 하고
종로바닥을 나보다 훨씬 더 잘 누비며
큰 소리로 말하고 크게 웃는다.

세상을 통째로 삼키려드는 여자
아직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믿는 여자
언제든 지금보다 더 우아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당차게 믿을 줄 아는 여자
그녀가 꿈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오늘은 부처님께 빌어야지.

교회에 나가건 말건
염불은 커녕 날짜도 모르더라도
그저 믿고 바라며 연등에 마음 새겨 불 밝히시는 부모님같이
나도 그녀에게 마음 하나 새겨 띄워야지.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의 바람과 기도가 더욱 우렁차게 울리도록
하늘과 땅과 우주의 모든 신들에게 외쳐보자.

그리고 오늘은 자비로우신 부처님께도 의지해 보자.
한나양의 원을 들어 등불 밝히소서.
그녀로 하여금 당신 깨달음과 진리로 인하여 평화롭게 하소서.


願成就眞言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 훔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 훔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 훔
한나! 사랑해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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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5.25 10:23:12 *.145.80.86
써니야!
김선우 시인의 글과 써니의 글의 차이점을 한 눈에 볼수 있는 문장이 구나. 시인의 글은 자신이 전달해야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정확하게 찍고 누구나 쉽게 그의 생각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그러나 써니의 글은 모호 한점이 많다. 이걸 고쳐라. 친구의 상태를 한 글속에 쉽게 써 넣어라 그리고 감동을 주는 눈을 새롭게 뜨라. 그게 문장의 인팩트라는 것이다. 현재의 글은 써니 자신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써니는 글을 쓸 소양을 충분히 갖추었다. 뒤에 훌륭한 작가가 되면 기획자가 너의 글을 고쳐서 써니의 이념을 전달케 할 것이다. 그러나 무명은 아무도 글을 손 보아줄 사람이 없다. 그리고 자신의 글을 아무도 고치지 못하는 작가가 시인이다. 물론 정정은 있을 수 있지만...

써니야!
좋은 글 잘 읽고 나간다. 다음에는 써니가 쓴 글에 반하여 독자의 데이트 신청을 받도록 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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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5.25 10:58:16 *.180.48.240
개를 산책 시키다가 개의 힘에 끌려 어느 소년에게 다가가게 되었다.
그 소년은 울고 있었다.
내 개가 그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핥았다.
그 소년은 자신의 동생이 나와 같은 종류의 개를 키우고 있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나는 그 소년에게 왜 울고 있었느냐고 묻지 않았다.
우는 것 들키고 싶지 않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혼자서 우는 소년의 심정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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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5.25 17:50:43 *.46.151.24
자신의 아픔을 딛고 서서
아픈 사람을 배려하시는 써니님!

그냥 그 마음이 곱습니다.
마음이 담긴 글이어서 더욱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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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씸통
2007.05.25 23:15:00 *.207.221.12
독자 데이트 신청합니다. 써니 누님 데이트 신청 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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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5.27 07:28:23 *.70.72.121
초아선생님 감사합니다. 초여름 요즘이 참 살기에 좋으네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계절의 상징과 아름다움들이 많이 살아납니다. 5월이 아쉬울 것 같아요. 6월은 더 멋질라나요? 선생님 계셔서 항상 든든합니다.

정화 잘 지내고 있지? 꿈 그리기 말인데 TV보면 나레이터가 하는 말 몇 장면만을 상징적으로 그려넣잖아, 그렇게 하면 어떨까? 그리고 정화가 느끼는 상대에 대한 시각도 함께 집어 넣으면서...

백산님! 제 마음보다 이해의 폭이 더 크신 것 같습니다. 저의 미흡함을 제가 잘 압니다만 좋게 보아주시는 너른 마음들 때문에 제가 감히 이곳에 글을 올리곤 한답니다. 어린 제자들을 마음에 품고 계시듯 뒤처지는 사람들을 늘 독려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답니다. 감사드려요.

오심님! 드디어 정.경.아와 변.경.연을 조율하실 시간이 나셨나요?
월요일에 경주의 정희근님과 얼굴 한 번 볼까요? 낯선 사람들이 변.경이란 마음 하나로 만나서 진하게 사랑의 개싸움 한 판 별여 보실라우? 연락처 주십시오. 월요일 2시 이후가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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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씸통
2007.05.27 11:05:54 *.207.221.12
^^; 하필 ! 낼은 움직이기 힘듭니다. 써니님~~ 오리쌤에게 너무 들이대지 마세요. ㅎㅎ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자꾸 "튕김질"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저는 신림동에 있습니다. 써니님도 그렇다던데...?
그러면 여유 있을 때 편하게 뵐 수 있을 것 같군요. ㅎㅎ

부지깽이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안달하지 마라. 조바심치지 마라. 만날 사람은 만나리라.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데 그대는 알랑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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