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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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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3일 22시 29분 등록
사람에게서 구한다 1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시각은 단지 색상 형태 질감만을 지각한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뇌의 여러 기능들 간의 연합에 의한 결과이다.
현상은 불변성이라고 불리는 점,선,면 들로 구성되어지는 색상, 형태, 질감(깊이)과 같은 것들로, 감각을 통해서 우리에게 지각되어진다. 우리가 그 현상 속에서 일부 사물, 사건을 분리하여 지각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개념(concept)이라고 부른다. 개념이란 현상의 일부를 분리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시에 여러 개의 차원을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다. 저는 사무실에 있습니다. 또는 신촌에 있습니다. 서울에 있습니다. 한국에 있습니다. 지구에 있습니다. 우주 안에 있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으며 모두 맞는 대답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동시에 존재하며 단지 그 범주를 어느 수준에 한정하고 있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차를 타고 육교 밑을 향해 가고 있는데 육교 위에서 미친 여자가 옷을 발가벗고 뛰어내렸다고 하자, 차원을 높여서 아주 멀리서 보면 전체적으로 그것은 현상에 가까운 점이나 선 면과 같은 희미한 색상과 형태 그리고 질감으로 차가 가고 육교같은 것이 있고 무언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원을 낮춰서 범위를 좁혀 차안에서 이러한 상황을 접하게 되면 어떤 미친 여자가 뛰어내린 사건이 되는 것이다.
성장 발달하면서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이렇게 학습된 개념들을 통해서 현상 속에서 일련의 사건을 분리하여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현상으로부터의 개념은 기억이라는 것을 통해서 저장되고 인출되어 진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개념을 상징(기호, 문자, 그림)을 통해서 효율적인 저장과 재생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사용하고 있는 머그컵은 시각적으로 둥글고 하얗고 손잡이가 달린 이미지의 형태로 형성되지만 상징적 기호인 언어로서 “내가 쓰는 머그컵”으로 대체되어 질 수 있다. 사실 내가 쓰는 머그컵 이란 글자는 실제로 머그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기호들의 집합이지만 내가 인지과정을 통해서 상호 연결하여 놓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쓰는 머그컵이라는 글자를 보면 실제로 머그컵을 머릿속에서 연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표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표상이라는 것은 재현 자체도 대단한 것이지만 거기다 보태어 우리는 재구성할 수 있다 내 머그 컵처럼 생겼지만 빨간 색에 조금 더 길쭉한 모양을 한... 하면 나의 머릿 속에서 그 변화된 형태의 모양을 표상해 낼 수 있는 것이다.

Orz
이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은 실망한 사람이 두 팔을 짚고 무릎을 꿇고 있는 형태로 또는 숭배의 의미로 기호를 이용하여 형태를 표현한 것이다. 이 영어 철자 o r z 는 철자로 모여 단어로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로서 모여 있는 것이다. 전체로서 형태를 분리하여 유사한 형태의 기호를 조합하여 전체 형태를 상징하는 것이다.
우리는 머그컵이란 글자처럼 형태와 완전히 다른 언어적 기호의 집합인 단어로 바꿀 수 있지만 반대로 언어적 기호를 우리가 약속한 언어적 의미와 다르게 단지 그 형태를 이용하여 조합 할 수도 있다.

-------- A ------
----- 12 13 14----
-------- C------

우리는 위의 기호에서 13이라는 숫자, 또는 영문 철자 B 를 보게 된다. 우리는 13 과 B를 동시에 볼 수 없다. 왜냐면 실제로 그것은 13도 아니고 B 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기호 문자나 숫자로 인지하는 것은 학습의 결과에 의한 것이며 뇌기능의 인지적인 연합에 의한 것일 뿐이다.
영문철자나 아라비아 숫자로서의 인지적인 결합은 뇌의 신경연합의 기능상 다른 체계이다.
그 속도야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만 어쨌든 시간을 요한다.
현상으로서의 13 또는 B 는 우리가 인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신경연합하기 전에는 단지 하나의 직선과 꺾인 곡선의 형태에 불과한 것이다.
언어나 숫자를 모르는 어린아이의 눈에는 이렇게 보이는 것이다.

정서라고 불리는 감각의 종합물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라는 정말로 오랜 시간을 진화해왔다. 그것은 생존과 보존이라는 절대적인 자연의 법칙에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의식적인 수준에 서 학습되고 의미 지어지는 언어적 사고나 통제력은 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장인, 현대에 와서 이공계와 예체능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의 능력을 의미하는 말 중의 하나가 재능이다. 우리가 흔히 재능이라고 말하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감각적 민감성이다. 탁월한 감각적 민감성은 복잡하고 미묘해서 언어로 묘사하기가 어렵다. 언어란 기본적인 단위를 구성하고 그 개념을 통해서 의미를 만들어 나가지만 인간의 감각은 그 감각적 개개의 단위를 습득하고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체로서의 단위를 통해서 개개의 단위로 접근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이 추상적인 정신작용의 한 예일 것이다. 또 생물학적인 근거로서 예를 든다면 인간은 개개의 근육을 조절하지는 못하지만 하나의 움직임을 위해서 여러 개의 근육군과 관절들을 조절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부분들의 종합이 아닌 전체성의 수준에서 부분적인 움직임이나 정신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다. 부분이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 의해서 구분지어지는 일시적인 역할의 단위인 것이다.

재능이란 이러한 전체성이 만들어 내는 통합된 부분들의 역할기능인 것이다.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동일한 개인의 요소인 세포, 신경, 감각체계들과 같은 보편적인 속성이 전체성에 따라 환경과 숙련이라는 과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보다 안정된 역할기능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러한 개인차를 만드는 재능은 자기감각적인 체험을 통해서만이 완성이 가능하다.
보다 메타적인 언어 정보, 시각 정보들은 자신이 경험을 통해서 체득된 감각을 기반으로 재 구성되기 때문에 전문성이란 현장이라는 체험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구한다 2

나는 37개 분리된 매장에 약 600명 정도의 인력들이 잘 짜여진 시스템과 프로세서 아래서 움직이는 프랜차이즈의 본부의 핵심 관리자다. 나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해결할 수 없는 오류를 수정하는 해결사다. 실무자들은 매뉴얼과 규범을 근거로 업무를 진행하지만 나는 그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개방적 사고와 창조적인 사고로 풀어서 시스템을 유지하고 프로세스의 작동이 정상 궤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자연과학적인 인간에 관한 정보들을 이용하여 사회과학적인 인간관계의 질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보름여 전에 한 매장의 점장과 직원의 갈등이 매장의 영업과 존속에 위기를 불러왔는데 담당 실무자는 손을 들었다. 나는 두 당사자들의 이야기와 주변의 이야기 사건의 발생과 배후의 의미을 분석하여 개별적으로 상담하고 양자를 대면한 채 삼자가 모여 공통분모를 설명하고 오해와 굳어진 태도를 수정할 수 있었다. 그들의 유예기간은 보름이었고 그 보름이 지난 말 일에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들은 전화를 해야 할 이유를 잊어버린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에게 한 말은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말이다.
우리 세 사람이 여기 모인 이유는 이 매장이 잘 운영되어 각자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바탕으로 매뉴얼과 각자의 능력을 도구로 하여 살아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 생명력은 우리 세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각자의 꿈을 위해서 이 매장에 모여 있는 것이지 이 매장의 성공을 위해서 모여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매장의 원활한 운영이란 우리 각자의 꿈이 실현되고 있는 증거이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는 가끔씩 매뉴얼과 관련된 지식들을 잘 암기하고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그것들을 수행하는 사람의 감정과 꿈과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나치게 조직화되고 기계화되어 그 근본적인 목적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일하기 위해서 사는 삶이 되어버린다. 너무도 단순하고 평범한 사실을 잊으므로서 우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내게는 가장 구체적이고 명확한 문제해결 방법의 마스터 키와 같은 모토다.

살기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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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쌤
2007.06.02 23:34:46 *.207.221.12
음~~ 공감가는 표현, 부분들이 상당하네요.
자주 글 올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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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04 18:32:35 *.70.72.121
사람에게서 구하라.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올바른 실천이 이상과 지식보다 아름답다.
똑바로 산다는 것은 앎에 대한 실행이다.
그러므로 배움을 꾸준히 실행하기만 하면 어제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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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6.05 10:02:37 *.109.50.48
오리쌤님, 써니님 ...
^^ 댓글 달아주셔서 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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