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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3일 13시 45분 등록
헨슈는 피터 드러커와 독일에서 같이 신문 편집일을 하던 사람이다. 히틀러가 집권하기 직전에 이 두사람이 앞으로 세상이 어찌 바뀔 것인지 이 바뀔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토론했었다.그러다가  피터는 히틀러 세상을 피해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헨슈는 이 새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되었으나 나중에는 악의 세력에 협조한 죄로 비참한 말로가 되었다.

여기서 피터는 히틀러의 세상을 악의 세계로 보았다.그리고 거기서 대세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도구역할 밖에 할 수없을 것이라고 했다.여기서 나는 피터와 헨슈는 입장이 조금은 다른 것이 있음을 안다. 피터는 유대인이고 헨슈는 순수 독일인이다.유대인은 히틀러가 어떤 수단을 써서라고 제거해야 될 상대로 진작부터 공언하던 터다.그래서 헨슈와 피터 사이에 논쟁시 얼마만큼 분명하게 했었는지 모르지만 헨슈는 아무리 무지막지한 히틀러 일당이라고 하지만 유대인인 피터는 몰라도 헨슈자신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 적어도 상대적으로봐서도 분명히 그렇다.

헨슈는 인간적으로 괴롭다 못해 어려운 이런 상황을 피해 떠날 수 있는 피터를 부러워했다.그러나 헨슈는 경제학 학위도 있고 해서 아직 결혼한 처지도 아니니 쉽게 떠날 수 있다고 피터가 권해도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헨슈는 그냥 눌러있어서  인간적으로 출세도 해야 겠다고 한다.그러면서 피터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 것이다.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쓴 피터의 책이 경제인의 종말이라고 한다.그리고 헨슈는 독일인 자신들도 무서워 하는 SS의 제2인자로서 괴물로 불릴 정도로 고속 출세를 했다.그러나 나중에 연합국의 폭격으로 허물어진 자기 집에서 체포하려 오는 연합군을 피해서 자기 집의 지하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피터는 이일을 나중에 회고하면서 헨슈를 그 악의 주구역할에서 구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고  자기는 나중에 확실해진 미래에 대한 예측을 들어서 악과 타협하지 않은 단오한 자기 입장을 힘찬 웅변으로 말하고 있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과거 역사에 대한 결과론이다.히틀러가 질것 같은 싸움을 하지는 않았다.연합군이 확실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쟁을 했을가.어림 없는 얘기다.지난 역사를 우리는 그냥 쉽게 재단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과거의 수많은 싸움을 보지만 애시당초 당연한 결과를 놓고 싸우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대부분은 결과에 맞추어서 그것도 나중에 이야기를 엮게 마련이다.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이 싸움의 승자의 얘기만 들을 수 있을 뿐이다.패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다.그리고 우리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다.다른 나라의 얘기까지 들먹일 것 없이 우리의 삼국통일을 보아도 고구려나 백제가 패한 얘기를 어찌 들을 수 있나.그러나 사실을 알려면 이들의 얘기가 반드시 필요하나 그렇지 못하니 결국 우리는 반쪽사실만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할 뿐이다.

이완용이는 우리가 하도 씹어대서 아마 이사람은 죽어서도 영원히 귀가 간질 간질 할 것이다.나도 이 헨슈얘기를 하면서 이완용이가 한 딱 한마디가 머리에 맴돈다. 이완용왈 만약에 내가 그자리에서 그렇게 했으니 망정이지 일본놈들이 어떤놈들인데 내가 아니었으면 훨씬더 악랄한 짓을 해서 우리 나라를 도륙할 것을 막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하고 했겄다.그렇게 해서 막은 일을 열거하지 않아 이 얘기의 신빙성을 입증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어느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완용의 심리를 한번 더듬어 보면 그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가장큰 이유는 자기가 아니고 또다른 아주 용감한 애국자가 즉 한규설 같은 훌륭한 대신이 여럿이 있고 있고 해서 당시 내각이 절대다수가 일본에 반대를 했다고 해도  일본이 손을 들었겠느냐는 것이다.지금 생각해도 그야말로 일시적인 후퇴는 있어도 그들의 목적을 향한 전진은 계속되었을 것을 생각하면 이완용이 말이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이런 것을 다 무시하고 그래도 입본이 밉고 싫어서 거기에 협조한 사람이 무조건 싫은 것이다.마치 헨슈처럼 말이다.

이완용이가 정말로 우리 백성을 위했다고 하면 자기 영욕을 위한 처신이 아니었다고 하면 생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후손까지 땅을 하도 많이 남겨두어 세상이 한참 바뀌었는데도 여러사람을 골머리 아프게 하느냐 말이다.이미 죽어버린 이완용이 한테 물어 볼수도 없고 답답한 일이다. 이완용이가 한일 합방을 한후 살아 온 이력을 보면 그게 아니다란 생각이 든다.그리고 피터의 얘기처럼 한번 악의 소굴에 들어가면 거기에 휩쓸리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니 어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악의 소굴에 가면 애시당초의 초심은 손구락사이로 물이 빠져 나가듯이 사라져 버리고 살아 남아야 하는 절박한 현실만 남는 것이다.그리고 사람은 지나온 행적이 아무리 잘 못되었다고 뒤늦게 알게 된다해도 지금부터라도 잘 마무리하면 뒤접어 엎을 수가 있을 거야하고 자기 합리화 내지 타협을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인생이다.이것을 어느 순간 자기를 부인하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은 보통사람의 일이 아니다.

자 이제 나를 한번 보자.나는 여기 나오는 헨슈나 이완용이와 견줄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보통사람으로 사는 것도 이런 저런 일로 세상에 지탄받을 일을 하면서 살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나는 70년대 중반쯤 대학을 졸업하고 월급많이 주는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가서 이내 세무서 출입을 했는데 입사후 얼마 아니되어서 세무서에 가서 용돈 주는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에 전후사정을 몰랐을 때는 얼마나 망서려지고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리를 어지렵혔다.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 하고 안하는 것하고는 세무서에서 나오는 것이 다르고 서로 이렇게 하면서 사는 구나 하는 것을 안것이다.아마 세무서에 이런 심부름을 당시에 내가 하지 않았다면 내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되었을 것이다.설령 내가 하지 않는다 해도 회사는 그일을 그만 둘리도 없고 내가 어떻게해서라도 용돈을 주지 않고 일을 할려고 해도 세무서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내가 좀 높은 사람이 되니까 이런 일을 하는 범위나 단위가 커진 것이다.그러면서 전혀 안할 수는 없더라도 일을 하기에 따라서 주어야 하는 규모나 횟수가 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조직이나 이런 유사한 일은 있게 마련이고 이런 일을 적절하게 잘하는 것이 세상사는 중요한 기술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언젠가는 내 앞에 담당임원이 회사에 제법 큰 금액을 받아내서 그중 3분의 1만 갖다주고 나머지는 자기가 챙겨 왔다는 것을 알았다.인수 인계과정에서도 그랬다.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아니되어서  자초지종을 뒤져보니 그렇게 되었다.실무자 들은 잘 아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그럭 저럭 지내다가 신임자였던 나한테 문제가 되었다.그래서 전임자가 이것을 챙기고는 내놓지 않자 내가 따지고 해서 겨우 받아내서 그돈의 임자가 되어야 할 사람한테 갖다 준적도 있다.세월이 좀 지난 다음에 당사자하고 이일을 얘기할 기회가 닿아 오해를 풀기회가 있으려니 했는데 애석하게도 그사람은 이런 돈에 언치었는지 일찌거니 저세상에 가버리어서 내맘을 한층 우울하게 했다.

나는 일을 한참 할 때는 비교적 이런 일을 무난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IMF환란이 나고 다니던 회사에서 그만두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그러면서 내 직장생활을 되돌아 볼 기회가 많았다.그러면서 세무서 출신 한사람과 나의 직장 생활에 대하여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이사람왈 나는 이런 모든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잘 못하더라는 얘기를 들었다.나는 이런 일을 그런대로 큰탈없이 했다고 했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되도록 안할려고 하는 것이 심해서 상대방이 느낄 정도었다니 내연극이 서툴렀다는 것이다.그러니 출세를 제대로 했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양심에 거리끼는 일이라고 해도 출세나 조직을 위해서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해야 되는 데 이래서는 안되는 데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가 하고 생각하면서 하는 것 하고는 달랐을 것이다.

 이완용이 처럼 내가 이런 일을 안한다고 이런일이 없어질 것도 아니고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할 것이고 나는 여기 저기 직장을 옮겨 다니면서 고달은 세상을 살았을 것이 아닌가. 힘들었지만 그런대로 세상 시류에 따라서 살아와서 크게 출세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직장생활을 해온것이 아닌가.서글픈 일이지만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피터는 도망갈 데라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당시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갈 데가 없었다.그냥 이렇게 사는 것이 보통사람의 인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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