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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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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09년 2월 4일 22시 34분 등록
 

조선 후기의 유명한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사물을 바라보는 법”이란 책을 저술하였다. 만년에 경기도 안산에 사시면서, 생활의 주변에서 사물을 보면서 느낀 생각을 그때그때 적어 둔 것이다. 이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야생 거위를 잡아서 길렀다. 불에 익힌 음식을 많이 주니까 거위가 금새 뚱뚱해져서 날 수가 없었다. 그 뒤에 거위가 문득 음식을 먹지 않았다. 기르는 사람은 거위가 병이 난 줄로 알고 먹을 것을 더 많이 가져다 주었다. 그런데도 거위는 그 음식을 먹으려 들지 않았다. 열흘이 지나자 거위의 몸이 가벼워져서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내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아! 거위가 참 지혜롭구나. 자기 자신을 잘 지켰다.”]


야생 거위는 불에 익힌 음식을 먹지 않는다. 사람이 이것을 주자 거위는 멋모르고 받아먹었다. 그 결과 거위는 뚱뚱해져서 날수가 없게 되었다. 거위는 갑자기 열흘을 꼬박 굶었다. 제 살을 뺀 뒤에 훨훨 날아가 버렸다. 만약 거위가 맛있다고 해서 그 음식을 계속 받아 먹었다면 더 뚱뚱해져서 영영 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 가서 주인은 그 거위를 잡아서 맛있게 요리를 해 먹었을 것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 주시는 한시이야기 중 p74-


오늘이 입춘입니다.

한 때 사주명리학을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 때에 새해의 시작을 입춘으로 잡는다 하기에 그때부터 입춘날을 마음속으로 새해 첫날이라 여기게 되었네요^^


사람의 일이란 것이 해도 해도 안 될 때가 있나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내 의지와 무관하게 하나 둘씩 풀어지기도 하나 봅니다.

몇 달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것들이 지난 추위가 오간데 없이 오늘 같은 봄날이 온 것 마냥 풀려갑니다. 다 잘 될 거라 믿어 봅니다.


아는 것도 없는데 아이들과 한시를 읽고 외고 싶어서

한시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한창 문제들에 빠져있을 때는 책을 펴고 있어도 글 한자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니

그렇게 한 해가 다 가더니, 이젠 책도 손에 잡히네요.

한시이야기 책을 읽다가 야생 거위 이야기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불에 익힌 것들만 먹고 꼼짝도 안 했더니

겨울 옷을 넣고 봄 옷을 꺼내 입으려니

이거 영 안 되겠습니다.

날아라 거위야

글 속의 야생 거위를 따라 한 열흘 쯤 굶고

저도 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 봄에는 모두 좋은 소식들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입춘대길 하시길~

IP *.109.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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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2.05 11:54:45 *.206.243.17
맞습니다. 죽어라 애를 쓰고 내가 생각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다해도.. 안되더니
이제는 넉다운이 되어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대라' 하고 그냥 탁 놔버리니
그때부터 일이 조금씩 풀려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비우기가 정말 어려워요.
비워야 채워진다는 성현들의 말씀 알고는 있는데 영... 실천이 안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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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2.05 12:14:13 *.190.122.154
나경님도 봄을 만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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