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레몬
  • 조회 수 2367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12년 3월 12일 13시 39분 등록

아쉽고 조마조마해서 일이 도통 손에 안잡히네요.

 

온갖 후회와 참회(?) 그리고 회한(ㅠ)이 몰려들어요. 그렇지만 이미 '탈대로 다 타버려'서 게다가 '깨어보니 정오'가 되어버린 이 마당이니.

 

이번 경연을 통해서 저 자신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저, 체력이 되더군요! 항상 약체인 줄 알았는데 밤을 지새도 끄떡없는 강철 무지개 같은 체력!

 

이걸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장 후회되는 글 중에서 몇 가지가 있는데.

과제를 제출하고 나서 급작 다른 심상이 떠오른 경우가 그렇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과제에서,

저는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빌려서 "역사는 순수하게 재미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이런 논조를 일부 폈었습니다, 만,

샤워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셀은 영국 사람이고 나는 한국 사람이다. 내가 예전에 대영 박물관에 갔을 때, 나는 그저 역사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가? 그 많은 약탈품으로 일궈낸 문화의 보고를 보며 간접적 상실감에 빠지지 않았던가... 학교에서 국사를 배울 때, 현대사에 들어서 나는 국사 배우기가 얼마나 괴로웠던가. 한 줄, 한 줄, 겨우겨우 완곡하게 표현해낸 굴욕과 슬픔의 역사. 정말 역사를 재미로, 그저 순수한 취미로 소비할 수 있는가? 유태인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 나온 엘리 비젤이 한 연설에서 <위험한 무관심>을 말하며 피를 토할 때, 나는 왜 나의 역사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역사를 잊기를 바라는 사람과 잊어서는 안되는 사람 사이의 싸움. 정의. 나는 역사를 너무 쉽게 논하였다는 사실이 부끄러웠습니다.

 

퇴고의 퇴고를 반복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역시 아쉽습니다.

 

글에 대한 철학에는 확신이 있었건만, 급하게 좇기다보니 어느덧 내 자신의 철학에서 멀어진 글이 되기도 하더군요. 이 점도 아쉽습니다.

 

지금은 그저, 머엉 - 하네요. 그로기 랄까요.

 

나비가 되기 위해 동작을 멈춰 선 번데기였으면 좋겠습니다.

IP *.68.172.4

프로필 이미지
2012.03.12 15:44:43 *.114.49.161

레몬님 강철무지개 확인 축하드립니다. ㅋㅋ

여러가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특히 일이 손에 안잡힌다는 거, 후회와 참회, 아쉬움, 퇴고도..... (아, 퇴고는 커녕 초안 쳐내기도 바빴어요)

수고하셨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3.13 17:30:12 *.68.172.4

권윤정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진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같이 하고 싶어요.ㅠㅠ

프로필 이미지
2012.03.13 20:22:52 *.123.71.120
제 글의 부족한 것만 보여요.. ㅠ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02 [에너지 흐름에따른 3가지 성격분류- 직관형/ 감성형/ 사고형- 비커밍 2] 수희향 2012.08.12 4531
3601 아빠의 손 햇빛처럼 2012.07.21 2355
3600 처음처럼.. [1] 햇빛처럼 2012.07.07 1958
3599 그 밤에 문득 펼쳐본 책 한 줄의 미미한 도움 써니 2012.07.03 2529
3598 [수희향과 내면탐험 그리고 애니어그램- 비커밍 마이셀프 1] 수희향 2012.06.30 3129
3597 100세에도 글쓰기/ 신문기사를 보다가 [1] 써니 2012.04.25 2692
3596 면접여행 또 다른 이야기2 file [5] id: 문윤정 2012.03.26 3074
3595 면접여행 또 다른 이야기 file [4] id: 문윤정 2012.03.26 2639
3594 8기의 3차 면접 여행 후기^^ file [21] 레몬 2012.03.25 3083
3593 [8기 예비 연구원] 첫 만남, 활짝 핀 얼굴들 file [14] 세린 2012.03.18 2541
3592 여러분!!! [27] 난다 2012.03.14 2328
3591 8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번개 한 번 하시죠! [23] 승완 2012.03.13 3984
3590 통제받고 싶은, 구속당하고 싶은 [4] id: 문윤정 2012.03.13 2783
3589 동기님들 덕분에 [5] id: 문윤정 2012.03.13 2073
» 아아~~ 일이 손에 안잡힙니다. [3] 레몬 2012.03.12 2367
3587 [8기 지적레이스 4주차/ 정나라] 음악이 깃든 시, 33 - 서문 file [2] 터닝포인트 2012.03.12 2365
3586 [예비8기 4주차_권윤정] 내 인생의 시집 서문 [4] [1] 권윤정 2012.03.12 2710
3585 4주차 과제-8기 예비 연구원(허정화)-내 인생의 33편의 시- 서문 [6] 난다 2012.03.12 4340
3584 [8기 예비 연구원] 시집의 서문 (서른 세개의 열쇠) -장재용- [3] 장재용 2012.03.12 2129
3583 [8기예비_학이시습]내 인생 시집 서문 [3] 학이시습 2012.03.12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