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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8일 10시 4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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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내 마음 보고서’를 받았다.

마인드 프리즘에서 하는 600문항이 넘는 문항에 체크를 해서 보냈더니 작은 책자로 만들어 되돌아왔다.

 

 

여기에 내 마음이 보고 되어 있다고?     

 

 

 

 

날개를 여니 왼편에 이렇게 씌어져 있다.

내 마음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심리 검사를 바탕으로 ‘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자기 성찰 보고서입니다.

작은 제목은 이랬다.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제목이다.

프롤로그에는 내 마음 보고서를 읽기 전에 봐야할 글들이 가지런히 앉아 있다.

 

 

 

* 도대체 내게 왜 이런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 걸까?

* 나 정상인거 맞아?

* 내 마음 보고서는 한 호흡으로 숨차게 읽어 내려가지 마세요.

* 내 마음 보고서는 바로, 당신이 완성하는 책입니다.

* 내 마음 보고서는 일년의 책 (one- year- book)입니다.

 

 

 

왜냐하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에게 묻고 답하다.’ 라는 공책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 보고서를 처음 읽고 난 직후, 90일 후, 180일 후 그리고 365일이 될 때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보길 권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모두 4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나는 누구인가?

2부 그래서 나는 이렇다.

3부 나 어때?

4부 나를 위한 선물, 심리처방전

 

 

 

에필로그 꼭 한 사람

이 꼭 한사람은 이 책을 한사람에게 보여주고 숙제를 받아내라는 이야기다. 즉 이 보고서를 보여 준 후 가장 인상적인 단어나 문장에 밑줄을 쳐 보라고 하란다. 내가 그은 곳과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를 수도 있겠지.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나를 한번 견주어 보라는 의미일게다.

 

이렇게 간단하게 마련된 소책자는 요즘 늘 내가 어디를 다니든지 갖고 다니는 책이 되었다.

 물론 들여다보고 차분히 앉아서 다시 읽거나 무언가를 끄적거릴 에너지는 없지만 조용한 시간에 나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

이제 한 주 후면 변경연 일년 과정을 마치게 된다.

어제보다 아니 난 지난해 보다 아름다워졌나? 나를 더 많이 찾았나? 내 내면과 깊이 대면할 수 있었나?

글은 어제보다 작년보다 잘 써지나? 여러 가지 헝클어진 실타래를 보는 것과 같다. 여전히 엉클어져 있고 정신이 없다.

 

일 년간 내 앞에 과제들을 보는 기분이다. 두 번읽기와 3 번읽기 과제도 융을 선택했다.

120% 이해 할 수 없는 것들일 툭 툭 튀어나오지만 난 다시 이번 주 이 책과 씨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제 2의 인격, 집단무의식, 나의 무의식 속에 숨겨 있는 부분과 공감을 일으킬 땐 나도 모르게 전율함이 일어난다.

 

융의 책을 읽으며 내면의 해결책에 난 역시 공감이 간다.

 

*

나는 인생의 복잡한 문제에 관해 내부로부터 해답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그것들은 결국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아주 일찍부터 깨달았다.

 

**

외적인 상황들은 내적 체험을 대신할 수 없다. 그리하여 나의 생애는 외적인 사건에 있어서는 빈약한 편이다.

나는 외적 사건들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에게는 공허하거나 실제적이지 않은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나는 나 자신을 내적 사건들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

그것들이 내 생애의 특성을 이루며, 나의 자서전은 그러한 내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카를 융 [ 기억, 꿈, 사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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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9 04:53:55 *.2.60.59

누님글 읽으면서 내면의 나를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사부님께서 저에게 달아주신 댓글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는 나를 찾아간다.  그것은 어쩌면 비극일지도 모른다. 

여행이 내면을 향하면 눈은 소용없다.  오이디푸스를 봐라.  제 눈을 뽑아냄으로 비극의 끝에 이르고,

그의 발은 땅에 닿는다.  비로소 내가 보인다.  그리하여 그의 남루한 육신은 콜로노스에서 성화한다.

그는 구원 받은 것이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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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9 14:45:05 *.9.188.107

그러네 사부님 말씀이 뼛속 깊이 사무친다. 오늘은

여행이 내면을 향하면 눈은 소용없다.

오디디푸스를 보니 그렇다.

 

고마워 승욱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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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9 14:19:55 *.43.131.14

두 번 읽기와 세 번 읽기 책도 융을 선택하셨군요.

저는 언니 북리뷰를 읽다가 초아 선생님의 주역 책을 샀답니다.

아직 읽지는 못했어요. 읽을 날이 오겠지요.

뭔가 많은 선한 영향력을 언니에게서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언니에게서 뿐만 아니라 팔팔이 모두에게서 겠지요.

 

저도 저 책 읽어보고 싶습니다.

한 책을 각각 다른 색으로 밑줄을 치는 건 우리 숙제하는 방식과 비스무리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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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9 14:46:30 *.9.188.107

아..그러네 콩두야

비스무리 ...참 단어 선택의 감각이 탁월해 콩두야 .넌

비슷한 상황도 맛깔스럽게 표현하는게 네 장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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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1 18:56:15 *.51.145.193

저, 융을 행님으로 모실까 합니다.

그분, 자신을 분해해 세상을 얻으신 분 아닙니까, ㅋㅋㅋ 무릅 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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