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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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7일 21시 35분 등록

1. <신간소개> 결국엔 자신을 찾아낸 남자, 김대성 작가의 신간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난 것으로 잘 알려진 일명 전방위적 글쟁이김대성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신작에세이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를 출간했다. 김대성 작가의 신작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던 가짜의 삶에서, 글쓰며 즐기며 행복하게 일하며 사는 진짜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흥미롭게 쓴 에세이이다.

김대성 작가는 2010년 후반까지 기업에 몸을 담았던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평범한 그는 2008년 경영과 인문학을 접목시켜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존경받았던 변경영사상가인 그의 스승 구본형 선생의 대표작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읽었고, 그의 삶도 변할 수 있을거라 꿈꾸게 되다. 처음에 김작가는 그의 스승과 같이 변화경영 전문가를 꿈꾸었지만, 기업(조직)의 변화경영관리가 자신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서 변화를 꽤하는 개인변화경영(관점전환) 작가로의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스승과의 추억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의 스승 구본형선생님은 작가가 구선생님의 제자로 들어가기로 결심한 해인 2013 4월 폐암으로 별세 하셨기 때문이다. 그 해 김작가는 그처럼 눈물을 머금고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9기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변화경영과 작가에 대한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스승과의 인연, 연구원으로서의 그의 노력은 2015나의 일상, 그 속의 나란 첫 에세이집 출간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된다

작가는 이번에 출간된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삶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그의 인생에 대해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그는 신작에서 그의 인생과 땔래야 땔 수 없는 영화들, 삶의 전환을 가능케 한 책과 글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김작가 특유의 담담하고 자유로운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 하나는 작가가 이 책에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건 세가지를 뽑아봤다는 것이다. 첫번째 순간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열성적으로 활동했던 대학시절 영어회화 동아리 ‘KEY’에서의 시간을, 두번째는 2008년 처음 접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비롯해 출간된 거의 모든 책을 읽었던 스승 구본형선생님의 저작들을 읽어 내려갔던 순간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작가로서의 삶을 꿈꾸고 이를 실현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계기가 된 2013년 구본형 변화경연연구소 9기 연구원으로서 삶을 꼽고 있다.

작가는 이 경험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대학시절 내가 좋아하는 영어란 매개체를 통해 열정적으로 사람들과 공부하고 호흡했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외국어 유창하게 하면 멋있어 보이는 것…… 물론 영어 하나 잘해놓으면 취업도 잘 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이는 저를 색다른 경험으로 이끌었습니다. 조금은 소심했던 나도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요. 2000년 후반, 스승님의 책을 만난 것은 운명과도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그 분의 책들은 힘 빠진 풍선처럼 축 처져있던 나의 삶에 다시금 바람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주 30~40시간씩 투입해야 하는 고된 연구원활동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좋아서 택한 것이었으니 즐겁게 이겨낼 수 있었죠. 난 그 시간 동안 책을 통해 수많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에게 삶과 배움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배웠습니다. 또한 지금은 각계 각층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진 멋진 선배님들도 그 시절에 만났던 분들이죠. 지금 이렇게 즐겁게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경험을 통해 결국 나답게 사는 삶을 사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을 깨달았기 때문 아닐까요?.”

김대성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각자의 나다움을 되찾는다면 우리 모두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대수 작가는 현재 춘천에 거주하며 여전히 일상의 민낯을 카메라와 글속에 담고 있다.

- 2025 4 13일 변경일보

 

 

2. (연구원생활과 구본형 선생님과의 시간을 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진행형이라 선정하지 않았다. 일단락 마무리되어 온전히 나의 DNA에 새겨져 있는 기억을 끄집어 내려 한다.)

1997 9월의 어느 날, 법과대학의 강의실 뒷문으로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 밀었다. 삼삼오오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아직 수업 전인 것 같았다. 얼마 전 이 곳에 함께 가입하자며 나를 부추겼던 국교과 친구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너가 그럼 그렇지……’ 하는 수 없었다.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수줍게 인사를 했다 “ Hi, I like studying English. So I’m Here “

시작은 우스꽝스러웠다. 영어로 대화할 때면 나의 얼굴은 언제나 홍당무처럼 빨개져 있었다. 교내에서 꽤나 유명한 영어회화동아리, 실력파들이 활동한다는 그곳. 영어학원 제대로 다녀본 적 없는, 단순 무식 지랄로 불려지는 단무지공대생에 불과한 내가, 용기를 내어 선택했다. 산 넘어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처럼, 청소년기의 나란 사람은 언제나 줏대 없이 휩쓸려 다닌 편이었다. 이쪽이 길이라면 이쪽으로 갔고, 저쪽이 길이라면 저쪽으로 갔다.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아니면 그 자리에서 머물러 앉기가 다반사였다. 그런 우유부단한 내가 오직 하고싶다’, ‘좋아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나만의 선택을 한 것이다. 내 생에 처음으로 말이다. 결국 알게 되었다. 내 마음과 의지가 있다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고, 그 길엔 진정한 삶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1997년부터 2002년까지 몸담은 그곳에서 나는 열과 성을 다해 활동을 했다. 1 300일 하루 2시간씩 모여 하는 수업에는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고 (이 고단한 과정은) 내 영어실력 향상에 응집력 있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매일 모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과 가까워졌고 조금씩 조금씩 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 적극적인 사람과 소극적인 사람, 가능성은 지녔지만 이를 제대로 끄집어 내지 못하는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 나는 그들과 동아리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동아리에 적응하지 못했던 몇몇 소극적인 후배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행히, 그들은 내 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과거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후배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열정, 사람, 가능성.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내가 발견한 나의 키워드이다.

첫째, 열정. 다혈질에 감정기복이 심한 나에겐 냄비근성이란게 있는 듯하다 짧은 시간 뜨거워졌다 이내 식어버리는 단점도 있어 끈기 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대신 한 번 마음이 가면 폭발적인 열정을 뿜어내기도 한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아는 사람,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사람은 가을의 한 가운데,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저 단풍처럼 자신의 주변을 뜨거운 열정으로 물들인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인간의 본능이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는 가장 자기다울 수 있는 자리이고 그곳에서 우리의 가슴은 가장 뜨거워질 수 있다. 

둘째, 사람에 대한 연민. 내 안에 알 수 없는 슬픔을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가진 사람에 대한 연민은 나와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가장 큰 동력이기도 했다. 남들 앞에 당당히 서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며 청중에게 박수를 받는 아트스피처 김미경을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보는 나이지만, 어느새 내 마음은 무대 뒤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로 향하고 있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고, 삶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전제 때문인지, 나는 내 앞의 모든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이는 그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다가가게 만든다.

셋째, 가능성. 나의 동아리 활동은 하고 싶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 작은 마음의 시작이 내 삶의 조그마한 가능성이 되었고 삶의 가능성은 조금씩 밝은 빛을 띄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련이 많은 편이라 한 번 마음에 두면 쉽사리 내보내질 못하는 성격인데, 이는 작은 가능성도 쉽게 놓지 않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끌어 안을 수 있다.

자유롭게 거침없이 몽골의 푸른 초원을 달리는 말, 일명 ‘방구차’로 불리는 소독차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독한 하얀색 소독연기와 함박웃음을 얼굴 가득 머금고 뛰어다니는 80년대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 지푸라기 만큼의 미미한 가능성도 쉽게 버리지 않는 미련. 이것이 내 삶을 움직이는 것들이다. 어제도 그랬듯,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는 열정과 순수, 작은 가능성을 마음에 품고 살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3. 나라는 세계는 몇 개의 요소가 있다. 열정, 자유, 미련, 아련함, 사람, 희망, , 사랑

나의 내일은 잔잔한 열정이 끊이지 않는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열정이 끊이지 않는다면 화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나의 노년도 조금은 더디고 알차게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내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질 것이다.


나의 내일은 오늘보다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와 화려한 깃털로 주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장의 새가 되고 싶지는 않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의식의 생태계를 온전히 채워주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설령 그것이 하루살이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나 또한 일조하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 있는 이는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없는 이는 점점 더 궁핍해지는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과 사람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그들이 삶의 희망이라 생각하는 저 통로도 사회가 만들어 놓은 좁은 관문에 불과하다. 그렇게 그들은 사회가 정해놓은 관문으로 통과하기 위한 병목현상을 당연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 구멍을 통과하여 자유로움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그들의 몸과 마음은 부딪히고 상처받고 병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난 더 이상 희망하지 않는 사람들, 또는 희망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가슴 속에 작은 열정 하나를 조심스럽게 피워내 결국 만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부터 희망하며 살 수 있어야 하고 그 희망으로 나의 인생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지는 기적을 이루어내야 한다. 자기 자신의 희망씨앗도 제대로 못 키워내면서 어찌 타인의 희망을 키워낼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난 나를 찾고, 희망을 부풀리고 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책읽기쓰기를 택했다. 책은 무수히 많은 개인의 생각을 담고 있다. 이는 역사로 불리기도 하고 지혜로 불리기도 한다. 때론 과거 담기도하고 때론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그 안에는 사랑도 있고 사람도 있고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도 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이 드넓은 땅, 우리가 평생을 바쳐 여행을 한다해도 다 알 수 없는 이 넓은 세계조차 유한하다. 하지만 책과 사고에 경계는 없다.

나의 내일에 책과 글은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책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한 바와 상상한 바를 글로 적을 수 있다. 글은 자유이다. 나는 이 곳에서 남자도 될 수 있고 여자도 될 수 있다. 가끔은 동네 할아버지의 감성을 가지기도 하지만 때론 기업을 이끌어 가는 CEO가 되기도 한다. 하얀 백지 위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그려낼 수 있는 무한한 자유가,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신비로움이 모든 행성들을 삼켜버리는 블랙홀처럼 그렇게 나를 빨아들이고 있다.

 

일상 들여다보기또는 일상 부여잡기’. 내 삶에는 수많은 일상이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 일상 속에 내가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나의 눈과 마음, 온 신경은 언제 잡힐지 모를 그리고 얼마나 떨어져 있는 알 수 없는 저 끝의 하얀 점 하나를 향해 있었다. 그것 외에는 암흑이었다. 티끌 같은 하얀 점 하나로 인해 나는 수 많은 다른 것들을 볼 수 없었다. 내 앞에 있는 앞에서 어쩌면 나는 시각장애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순간, 덧없이 흘러가는 일상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벌이의 지겨움에 지쳐 쓰려지는 내가 안쓰러워 보였다. 나는 나의 시선을 한 점이 아닌 여러 점으로 분산시켜 보았고 순간 순간 초점을 달리해 보았다. 어설프지만 조금씩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첫 책은 일상을 담은 책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치들을 찾고 들여다 볼 것이다. 그 가치들을 바라보는 나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밝혀낼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성공’ ‘나아감만 있는 것은 아니란걸 보여주고 싶다. 그 안엔 사람도 있고, ‘실패도 있고 되돌아옴도 있다는 것을 소소하게 담아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고민을 함께 하고 싶다. 그들의 일상이 고단하다는 것을 다른 누군가도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 조금만 여유롭게 바라보고 달리 바라보면 그들의 일상도 덧없이 흘러가는 삶의 일순간이 아닌, 삶이란 예술을 완성해내는 소중한 한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일요일 아침, 내 앞에 하얀 얼굴을 한 외국인 노부부가 앉아 있다.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그들은 아무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렇게 있었다. 인생의 모든 것을 의연하게 바라보는 듯 했고, 수십 년간 살아온 삶의 무게에 다소 지친 듯 보이기도 했다. 아니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타국 땅에서 조금은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그렇게 의연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브런치를 먹고 있다. 카페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에 아메리카노의 뜨거운 증기는 하얀 색으로 바뀐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아메리카노와 베이글, 그리고 이를 맛있게 먹는 외국인 노부부. 나는 카메라를 꺼냈다. 그리고 그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할어버지와 눈이 마주친 나는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들의 사진 10컷정도가 찍혔다. 한동안 망설이다가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안녕하세요. 실례가 안된다면 제가 찍은 사진을 보내드리고 싶은데, e-mail 주소 알려주실래요?” 홍당무처럼 얼굴이 빨개진 내가 말을 걸었고 어눌한 영어발음과 예상치 못한 접근에 조금은 당황한 듯, 할아버지는 알듯말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은  할머니는 이내 웃으며 펜을 들어 쪽지에 끄적끄적이더니 내게 e-mail 주소를 쓴 쪽지를 건냈다. 자리로 돌아온 얼마 뒤 노부부가 자리를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부끄러워 시선을 피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는 그들을 바라봤다. 무표정했던 할아버지가 날 보며 옅은 미소를 건낸다. 할머니도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에게 나도 웃음으로 인사를 했다. 나는 내일 그들에게 타국에서의 평온한 한때의 사진을 보낼 것이다. 그저 그렇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의 순간, 타국에서의 순간이 몇 컷의 사진으로 담겨졌다. 훗날 할어버지와 할머니가 이 사진들을 보며 나를 기억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타국에서의 따뜻한 아침햇살, 그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던 아침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한 청년을 어슴푸레 생각해볼 것이다. 그저 그럴 수도 있는 일상도 조금 달리 보고, 조금 달리 행하면 설레고 콩닥거리는 순간으로 또는 영원으로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일상은 여행이 될 수도, 예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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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8 02:20:51 *.132.184.188

여전히 부지런히 글을 쓰시고 계시는군요..

정말 김대성작가로써, 생생한 인터뷰입니다.

이글에서 느낀 점인데요....

땠수님의 글은 진실성이 뭍어나고(300일을 같이해서 그런가? 거짓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인간미도 드러나고,,,거기에" 내글을 읽으면, 배울것이 있다"라는

메시지도 느껴지네요.. 작가로써 자부심 같은 것...우리가 글을 찾아 읽는것은, 무언가 해결점을 찾기위해 읽는거잖아요...

구본형 선생님을 직접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한사람한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

이런것을 글에서 느낀다면, 좋은 글이 될까요?

자신의 이야기를 무리하게 전달만할려고 하지 않고 , 독자의 눈높이와 맞출려고 한  공감대 형성-

이런 것들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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