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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7일 10시 17분 등록

천공의 성 라퓨타를 찾아 떠난 여행오프 수업 후기

 

2014.06.17

10기 찰나 연구원

 

 

하루의 오프 수업으로는 시간이 부족해서 맘껏 얘기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12일의 오프 수업을 떠났다. 기대도 되었지만 북리뷰 과제 때문에 많은 부담이 되었다. 지난주의 <<서양의 지혜>>에 이어 이번 주의 <<철학이야기>>도 책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12일을 다 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온다는 동기들이 많다보니 나도 빨리 와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흔들리는 마음을 안고 출발을 하였다.

서울에서 4명이 남부터미널에서 모여서 같이 출발을 하였다. 창선배님, 구달님, 참치, 저를 포함한 4명이었다. 참치가 차를 가지고 오고, 나머지는 남부터미널 4-2번 출구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남부터미널 4-2번 출구가 새로 생긴 출구인데, 남부터미널 개찰구를 나와서 200미터를 쭉 가야하는데 가는 길이 깜깜하고 으스스 해서 마치 뭔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러고는 꼬불꼬불하게 올라가야 한 후에 출구를 볼 수 있었다.

마치 우리의 이번 오픈 모임의 테마를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 속을 맴돌고 맴돌아서 결국엔 삶의 탈출구를 찾아가는 여정 같았다. 창선배님과 구달님이 먼저 도착한 카페에서 모닝커피와 고구마 파이를 함께 먹으면서 참치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이번 오프모임 때 먹을 음식을 잔뜩 실고서 참치가 도착했다. 마치 산타가 선물을 잔뜩 실고 오는 것 같았는데, 루돌프가 되어서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총무역할을 너무 잘 해내고 있어서 너무 고마웠고, 다음부터는 나부터라도 같이 나누어서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토요일이어서 고속도로가 조금 막히는 것 같아 걱정했는데, 차는 다행히 커다란 지체 없이 잘 달렸다. 참치의 시원하고, 편안한 성격처럼 차도 편안하고 시원하게 잘 달렸다. 참치는 알아갈수록 멋진 여자이다.

가는 도중 KTX 천안아산역에 하나둘씩 도착했다는 카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우리도 다행히 제시간에 역에 도착했다. 간단히 통화한 후 마실식당으로 향했다.

1기 박노진 선배가 하는 한정식집인데, 집의 인테리어부터 음식의 맛까지 어느것 하나 손색이 없었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우리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은 다른 테이블에 비해서 더 빨리 없어졌다. 좁쌀 막걸리로 우리의 출발을 건배하였는데, 좁쌀의 색깔이 이렇게 고운지 새삼스럽게 알았다. 맛 또한 달콤했다. 이런 멋진 선배가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감사했다.

식사를 한 후, 커피를 마시러 갔다. 그런데 커피집이 오늘 따라 무슨 사연들이 있는지 가는곳만다 문을 닫아서 다른 곳을 찾아서 커피를 마셨다. 가는 도중 박선배남의 마실 푸드 - 외식창업/경영개선/메뉴개발/서비스 외식경영 연구소(MasilFood Service Institute)’를 들렀다.

한면으로는 깜짝 놀랐다. 외식경영 연구소라니? 이런 연구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전국지도에 마실 체인현황이 표시되어 있고, 조리 시설이 뒤편에 되어 있는 아담한 연구소였다. 조금 전 먹었던 유난히 맛있던 음식들이 이 연구소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맛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남다른 맛의 비결이었다. 박선배님이 끊임없는 자기 탐구와 간절함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인생의 맛이 음식의 맛으로 고스란히 배어나온 것이었다. 이런 노력 없이 나는 너무 쉽게 무언가 찾고 얻으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되었다.

커피를 마신 후에 우리의 오프 장소로 출발을 하였다. 가는 길이 산과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바람도 시원했다.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곳이 있다니 놀라웠다. 2층짜리인데 1층안채를 우리가 다 썼다. 너른 거실과 방이 2개 달린 곳이었고, 어린이 수영장도 함께 있었다.

조금 휴식을 한 후에 오프 수업으로 들어갔다. 이번 오프 수업의 주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 3가지를 선택하고,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이 사건으로 알게 된 나의 열정, 기질은 무엇이고, 이 경험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만들었고,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가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각자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전에 창 선배님의 당부가 있었다. “이제는 자신의 내용을 무조건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공지했듯이 분량도 지켜서 써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번은 그냥 하지만 다음부터는 꼭 분량을 지켜서 쓰길 바란다

피울의 발표로 시작해서 동생의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온 에움의 순서로 마무리가 되었다.

각자의 사연에 때론 눈물짓고, 때론 야단을 맞았다. 가끔씩 들리는 선배님들의 한숨소리. 좀 더 자기를 찾기 위해서 더 노력을 했으면 했는데, 이번처럼 일과 관련되어서 얘기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당혹해하셨다. 선배님들의 마무리 멘트에 다들 조용해졌다.

연구원은 과정은 지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발자취다. 더디지만 스스로가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일부는 다시 가서 숙제를 해야 한다. 치열함이나 절실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과제니까 하는 기분이 든다. 과정을 하면서 왜 내가 이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다시 해봐라. 처해있는 상황을 보지 말고, 겉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다시 봐라. 피하지 마라. 한발 더 들어가라. 필요하면 피를 흘려라. 피를 흘린 자리에 새살이 돋아나게 된다. 자신의 피를 흘려보라. ” “과제를 올린 것 자체가 나의 수준이다. 자기 자신을 찾는 프로세싱의 과제이기 때문에 찾는 질문을 나에게 계속 하라. 인생에 해답은 없다. 북리뷰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한 사람이 결실을 보게 된다. 바닥을 쳐야 도약을 하게 된다.”

아직 자신의 허물을 알아채고 깨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건 절실함의 부족일수도 있고, 노력의 부족일수도 있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찾으려고 더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무엇 때문에 바쁜것이지 이제 바쁜것들을 하나둘씩 정리를 해서 좀 더 집중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간에 연극치료사분이 오셔서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술래잡기 게임으로 사전에 몸을 풀고, 두 번째로 눈을 감고 파트너 되는 분이 이끄는대로 같이 움직여 보는 것을 했는데 마치 꿈결을 다니는 기분이었다. 내가 주도하겠다는 나의 생각을 내려놓으니 상대방이 편하게 느껴졌다. 미러링 게임을 통해서 내가 상대방이 되고, 때로는 상대방이 내가 되었다고 나중에는 함께 서로가 하나로 되는 것이다. 개별적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눈을 계속 바라봄으로써 그 사람의 마음속 더 깊은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깊이 상대를 알아가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지 못하며 살아온 것 같다. 나의 파트너가 되어주신 콩두 선배님과 미스테리 선배님과 더 깊이 친해진 것 같아서 좋은 체험이었다.

수업이 새벽 1시쯤 마무리가 되고 처음으로 데카상스 10명이 다 모여, 각자의 어려운 상황들, 문제점들을 얘기해보았다. 6월까지 다들 진통이 있었는데 이것을 고비로 조금씩 나아질 것 같다.

얘기가 끝나고 웨버와 영이는 돌아가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이어졌다. 밤새 무슨 애기가 그렇게 많은지 우리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승호 선배님과 에움, 나를 포함한 세명은 꼬박 밤을 세웠다. 7시 반이 되서 창선배님, 구달, 참치, 에움은 서울로 향하고, 승호 선배님, 콩두 선배님, 어니언과 함께 아침 산책을 하고 왔다. 새롭게 맞이하는 아침이었다.

갔다와서는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나서 아점을 먹기 위해서 어죽집으로 향했다.

어죽은 처음먹어봤는데 마치 추어탕과 비슷한 것인데 이것 또한 맛있다. 천안 아산의 맛집은 다 가본듯한 기분이었다. 여기서는 옥수수 막걸리의 달달한 맛으로 건배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충무공 묘를 방문하여, 준비한 막걸리를 차리고 다 같이 절을 하였다. 어려웠던 시절을 백의 종군을 하면서까지 지키려했던 조선이라는 나라. 무엇이 그를 그렇게 강인하게 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된다. 교장샘이 세상에는 두분류의 인간이 있다. 난중일기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연구원 과정 책 리뷰에도 포함되어 있는 난중일기를 보게 되면 이순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하셨다.

난중일기가 몹시 기대된다. 33KTX를 타기 위해 역으로 향했다. 마지막까지 박노진선배와 오미경 선배가 배웅을 해주셨다. 12일 우리를 위해 애써주신 두분께 감사의 마음을 품고 서울로 향했다.

이런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오프라인 수업도 꼭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 변화한다는 말을 체감하고 올라온 멋진 12일의 시간들이었다.

연구원 선배님들과 데카상스 멤버들에게 너무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IP *.113.7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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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1:34:11 *.104.9.210

빨간 글짜가 찌릿~~~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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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2:29:55 *.113.77.122

많은 반성이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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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2:35:42 *.94.41.89

저는 찰나 누님을 보낼 수 없습니다.

 

앙  ~~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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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8 18:14:24 *.113.77.122

어디 안가요 ^^


영웅의 여정을 밟아가는 순간들속에서는 고통이 있고, 그 터널을 벗어나게 되는것 같아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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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3:51:04 *.50.21.20

서울행 열차에 오르기전에 나누어 먹었던 붕어싸만코가 기억에 남아요.

어제 또 먹고 싶어서 회사 편의점에 갔더니 거기선 팔지 않더군요.

유대가 생긴 시간이었어요. 저에겐 그게 필요했던 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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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6:10:01 *.113.77.122

더위와 갈증을 다 해소하는 기분이었어.

다음번 볼때 또 사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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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4:49:26 *.219.222.34

이번 오프수업에서 언니의 날카로움을 보았지요.

찰나가 팔딱거리고 있구나! 느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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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7:33:36 *.113.77.122

역시 참치마님의 눈은 예리해 ^^


이번 오프가 좋은 계기를 만든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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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7:57:40 *.196.54.42

"마치 우리의 이번 오픈 모임의 테마를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자신의 어두운 과거 속을 맴돌고 맴돌아서 결국엔 삶의 탈출구를 찾아가는 여정 같았다." =>그쵸?  제겐 마치 수용소로 가는 길 같았는데... 찰라님의 해석이 훨 좋내요^^


"북리뷰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한 사람이 결실을 보게 된다." 

=>그래야겠죠, 음~ 어찌하면 보다 솔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어죽은 처음먹어봤는데 마치 추어탕과 비슷한 것인데 이것 또한 맛있다천안 아산의 맛집은 다 가본듯한 기분이었다여기서는 옥수수 막걸리의 달달한 맛으로 건배를 하였다." => 완전 부러운 것 있죠^^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 변화한다는 말을 체감하고 올라온 멋진 1박 2일의 시간들이었다. => 추카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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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8 18:13:11 *.113.77.122

어죽 드시러 같이 가시죠~~ 걸죽한것이 색다른 맛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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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9 15:22:43 *.65.152.36

단디멤버에 찰나언니가 계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글에도 언니의 든든함 단단함이 묻어 있네요~~

왕언니 큰언니로 밤샘의리 보여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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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0 13:18:49 *.113.77.122

나도 앨리스의 듬직함이 좋아.

얘기해볼 수록 비슷한 느낌이 많이 드는것은 뭐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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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1 22:01:57 *.160.136.190

소녀처럼 재잘 거리는 찰나의 후일담. 귀엽다고 해도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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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1 17:46:10 *.113.77.122

ㅎㅎ 이런 얘기 처음들어봐서 저야 그러면 감사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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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3 02:04:34 *.124.78.132

저도 빨강 글씨가 다시 마음에 훅! 하고 들어오네요 >_< 아직은 더 후벼 파야할 시기일까요? ^^ 

늘 마음을 다독여주시고 또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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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1 17:46:54 *.113.77.122

ㅎㅎ 한참 더 파고 들어가야 할것 같아 ~~ 

바쁜 와중에 큰 결심하고 영이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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