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그미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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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자꾸 저를 놀려요.
돼지 눈에는 돼지가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다.
- 무학대사
민준: 선생님, 애가 저보고 돼지새끼라고 자꾸 놀려요.
Oh쌤: 그래? 그럼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 테니 잘 들어보렴. 어느 날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 무학대사와 함께 술을 마셨단다. 기분이 좋은 이성계가 무 학대사에게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 무슨 농담을 해도 다 받아주겠다”’며 농담 따먹 기 하자고 했지. 술을 거나하게 취한 이성계가 먼저 시작했단다.
이성계: 스님은 생긴 것이 꼭 돼지처럼 뚱뚱하고 못 생겼습니다. 푸하하하하
무학대사: 제가 보기에 임금님은 정말 부처님처럼 잘생기고 멋있어 보입니다.
이성계: 아니, 스님! 오늘은 농담으로 놀자고 한 것인데 어찌 그런 진심을 말하십니까?
무학대사: 시안견유시豕眼見惟豕 불안견유불의佛眼見惟佛矣입니다.
이성계: 아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스님.
무학대사: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답 니다.
이성계: (얼굴이 부끄러운 듯 빠알개지면서) 그럼? 제가???? 끙~~~ 한방 먹었군요.
민준; (자신을 놀리는 친구를 돌아보며) 너 잘 들었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데.
학생2: (얼굴이 빠알개지면서 고개를 숙인다)
Oh쌤: 민준아! 친구들이 너에 대해 뭐라고 하면 쫒아 다니면서 반박만 하면서 살거니? 너보 고 자꾸 뭐라 하는 친구들 모두 쫒아 다니려면 네 시간을 평생 다 써도 부족하겠네.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니, 자신의 부족한 점이 자꾸 친 구들에게 보이는 현상이야.
네가 싫다면 정식으로 “그런 말 하지 말아줘. 듣는 내가 기분이 안 좋아, 너에게 나도 그렇게 말하면 네 기분은 어떻겠니” 라고. 다음에 그런 행동을 또 하면, “너는 지금 나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다” 라고 말하면 되고. 그래도 그렇게 하면 “너는 귀가 있어 도 말귀를 못 알아 듣는구나” 라고. 말해보렴. 그래도 그러면 그 친구의 인격이니 “너는 그렇게 살아라. 이런 이성계와 무학대사 이야기 해주면서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단다. 그렇게 말하는 너는 네 눈과 마음이 돼지를 닮 아서 세상이 다 그렇게 보이는 거야”라고 말하면 어떨까.
1학년이든 2학년이든 3학년이든 중학생 아이들은 거의 비슷하다. 덩치가 커지고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성숙해지지 않는다. 몸이 성장하면서 마음이 저절로 성장하면 모든 어른들은 아마도 다 성인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관찰하고 성찰하려는 노력과 인내 없이는 성숙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몸이 자라 청소년을 거쳐 성년이 된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은 엄마 아빠가 되어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5~6세의 내면 아이가 존재한다.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에서 자존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이유는 매번 다른데, 그 천차만별의 이유 중에서 공통적인 근거는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내가 스스로에 대해 당당할 때는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아무도 나를 망칠 수 없어! 날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이야’라는 주문이 통합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미워하고 스스로를 깍아 내리는 순간에는 지극히 하찮은 상처조차도 결정적인 트라우마가 되어 버리지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캄캄한 자궁 속에서 나와 생애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 엄마이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말을 한다. 엄마가 아기에게 들려주는 말은 반복되면서 계속된다.. 엄마가 한 말들이 이슬비에 옷 젖듯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 젖어든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엄마가 했던 말로 스스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다.
아이에게 “네가 참 좋아. 네가 있어서 엄마는 행복해. 너의 웃음이 세상을 비출거야. 처음에는 다 그래. 연습하면 내일은 좀 더 나아질거야. 너는 잘 될거야. 걱정하지마, 걱정은 걱정 주머니에게 줘버려. 네가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방향으로 갈거야.“ 등 격려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을 하면 아이는 세상을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간다.
반면에 ”너는 왜 항상 그 모양이니?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너는 왜 형만도 동생만도 못하니. 네가 잘하는 게 뭔데.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러니?“ 등 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어떨까요?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이 낮아지겠지요. 가끔 남보다 자신이 조금만 나아진다고 느꼈을 때는 상대에 대한 언어폭력이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이일 때는 스스로 만들 능력이 부족합니다. 아이에게 심어주는 자아상은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로 시작됩니다. 그러니 아이를 만드는 것은 부모의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선생님, 저는 재보다 점수가 더 잘나왔으니 내가 더 잘하잖아요.” “재는 나보다 점수가 더 낮으면서 지가 잘났다고 빡빡 우겨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점수가 나보다 높은 친구가 나보다 낫다고 할 수 없으며, 나보다 낮다고 해서 나보다 열등하다고 보지 말라. 점수는 학교 공부에 대한 부분을 말해줄 뿐 우리 삶의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란다. 그러나 기억하렴.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된다는 것을.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을 맞추면 전체 그림을 만들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사는 순간과 부분이 모며,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일 년을 평생인 일생을 이루는 거란다. 지금 살아가는 순간이 네 인생 퍼즐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보이는 것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점수, 점수로 등급을 매겨 자신보다 못한 점수를 받으면 열등한 친구로 여깁니다. 그런 생각은 어디서부터 왔을까요? 이 아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저 또한 그런 생각을 가졌던 과거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나보다 못한 점수를 받은 친구를 보면 나보다 못한 아이라고 지레짐작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학교방송에서 선생님이 공개적으로 불렀습니다. 이유인즉 글을 잘 써서 교외 대회에 나간다고요. 그때부터 그 친구를 달리 보았습니다. 그때 알았지요. 학교에서 부여하는 성적이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우리 모두는 유니크unique하고 유일한 존재입니다. 유일한 자신을 타자와 비교하는 일은 어른의 시선으로부터 옵니다. 부모인 우리가, 선생인 우리가 아이들 각자를 유일한 존재로 보기도 해야겠지요. 또한 다른 사람도 너처럼 유일하고 소중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들에 핀 들꽃처럼 무수한 꽃 중의 하나라는 것을요.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양쪽 호주머니에 두 개의 쪽지를 넣고 다닌다. 하나는 나는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다. 다른 하나는 나는 우주에서 먼지 같은 존재다’ 라고요. 이처럼 자신은 세상에서 유니크한 위대한 존재 즉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존재기도 하지만, 먼지 같은 많은 것들 중의 하나라는 겸허함을 가지라고요.
일부러 스스로 비하할 필요는 없겠지요. 나를 존중하듯이 겸허함으로 친구를 존중하는 것.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발견하여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것. 결국은 부모가 아이를 믿어주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시작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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