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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9일 05시 3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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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에서 자랐다. 외식업은 나와 맞지 않다는 생각에,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다. 여행사를 운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며 꿈을 키웠다. 막상 가이드로 여행업을 시작하니, 외식업이나 여행업이나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산해진미, 5성급 호텔도 손님들과 함께 가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번은, 삿포로에서 손님이 호텔에 놓고 온 양주를 가지러, 시내를 뛰어다녔다. 그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모습인데, 가슴이 뛰면서도, 씁쓸했다. 

여행업이 평생업이 될까? 방황하던중, 한 선배가 결혼을 하면 길이 분명히 보인다고 했다. 막상 결혼을 했는데도 길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를 낳으니까 조금 보였다. 둘째가 생기자 더 분명하게 보였다. 나는 외식 경영자이며, 내 안에는 노련한 장사꾼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생겼다. 지금은 '닭한마리집'과 '순대국'집을 운영한다. '당신은 장사 보다는 공부가 더 어울린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4년차 장사꾼이 되었다. 책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장사야말로 가장 좋은 공부.'라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쓰러질 때까지 일할 것이다.

외식업은 가문을 일으킨다.(서문)
30년전 아버지는 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다. 한쪽 팔을 잃는 장애자가 되었고, 집은 쫄딱 망했다. 어머니가 산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생전 돈버는 일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식당일을 했다. 한달이 되자, 식당을 나와서 바로 가게를 차렸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 후미진 곳. 테이블 3개로, 어머니는 집안을 일으켰다. 과정은 눈물겹다. 음식 장사를 하면, 온 가족이 장사에 매달려야 한다. DJ 박스 뒤에서 숙제를 하고, 고등학교 때는 교복 입고, 군대 휴가때는 군복 입고 써빙을 보았다. 여동생도 틈만 나면 가게에 나와서 일을 도왔다. 아버지는 인테리어 및 가게 설비를 맡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휴일도 없고,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한 적도 없다. 온 가족이 집중해서, 결국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 어머니의 성공을 보자, 친척들이 모두 외식업에 뛰어든다. 사촌형은 고깃집, 사촌 누나는 순대국집, 막국수집, 부대찌개집, 떡볶이집을 운영한다. 이들 모두 성공도 하고 실패도 했다. 

몇년 동안 그 과정을 눈여겨보았음은 물론이다. 외식업의 성공요소는 '맛'만이 아니다. 맛은 마켓팅요소중 하나에 불과하다. 입지, 메뉴, 가격, 청결, 서비스, 특히 날씨등 이루 말할 수 없다. 본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사장이 가게에 없으면 손님을 부르는 기운이 약해진다. 근거 없고, 증명할 수도 없지만 사실 그렇다. 외식 경험이 없는 분이 독하게 마음 먹고, 6개월만에 빚을 다 갚는 모습도 보았다. 반대로 10년간 승승장구 하다가 자리를 옮기자, 무너지는 모습도 보았다. 장사는 성공여부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요건은 무엇인가? 지난 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근거있는 자료에서 방법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다.
 
책은 다음 물음에 답할 것이다. 외식업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불과 5년만에 외식업 환경은 급변했다. 카드 사용량이 많아졌고, 식자재와 인건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 과거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매장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각 음식점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외식업 트렌드를 조망한다.
 
외식경영인의 일은 무엇인가? 출근해서 사장은 무슨 일을 해야하는가? 사장이 되면 지시를 하는 입장이 된다. 막상 지시를 하면, 지시를 하는 것이, 지시 받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런 할 일도 없이, 가게에 출근해서, 자리만 지키고 있는 사장님이 한둘이 아니다. 외식경영인의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손에 잡히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외식경영인은 어떻게 성과를 올릴 것인가? 비지니스의 시작은 고객이다. 고객은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경력 많은 사장님의, 경험담이 아니라, 인간 심리를 기초로 일반적인 개념을 이야기한다. 이는 고객을 아는 것이 마켓팅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고객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고객 만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어떤 온오프라인 마켓팅 방법이 있는지 알아본다.  
 
끝으로 사람은 꿈꾸는 만큼만 성장할 수 있다. 비전이 있어야, 수시로 몰아치는 풍랑에 흔들리지 않는다. 돈만을 위해서 장사한다면, 매상이 떨어졌을 때, 자괴감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외식업의 미래와, 비전을 말한다. 비전은 북극성이며, 현장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사건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책은 외식 경영인으로서 어떻게 손님을 끌것인가에대한 내용이다.손님을 끄는 것이 성공이며, 경영인의 목표다.  트렌드, 마켓팅, 비전은 기저에 필요한 내용이다. 

이런 사람들을 생각하며 썼다. 
'음식점 차릴까? 생각하는 퇴직 예정자들'
'현 외식업 트렌드를 정리하고 싶은 경영인'
'가게 출근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사장님'
'외식업에서 비전을 못찾고, 생계형으로 하루 하루 사는 자영업자'
 
바야흐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퇴직하는 시대다. IT 기술로 컴퓨터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기업은 더이상 고용을 하지 않는다. 가난처럼, 일자리도 나라가 어찌할 수가 없다. 개인의 몫이다. 싫든 좋든 누구든 자영업을 해야 하며, 그 중 외식업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종이다. 이 졸저가 망망대해에 나침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감히 해본다.  끝으로, 우매한 정신을 일깨워주신 변화경영 연구소 구본형 소장님께 감사드린다. 당신은 매년 10여명의 제자를 거두어, 물주고 가꾸어 세상에 뿌리신다. 1년 동안의 연구원 활동과 연구원들의 피드백이 없었다면, 이 책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나의 스승이며, 나의 형제다.  
 
눈발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미아리에서, 
닭집 사장, 김인건 쓰다.
 
IP *.123.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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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11.29 09:04:49 *.30.254.21
멋지구나...인건아..

오늘, 너의 닭집에
닭먹으러 가련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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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2.01 03:32:49 *.129.207.200
변경연에 와서, 색동두부를 비롯 많은 맛집을 갔지요. 많이 반성합니다. 사장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해요. 그리고, 직원들도 사장에게서 배울 것이 있어야 하고요. 

공부는 계속해왔는데, 지식을 작업에 적용시키는 노력은 없었지요. 연구원 과정이 끝나면, 좀더 디테일하고, 직접적으로 사업에 관련되어서 공부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또, 경영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과 실천 사이의 괴리지요. 이 사이를 어떻게 좁힐 것인가?가 고민해야할 부분입니다. 

저는 저희집 닭보다, 옆에 조개구이집 갈려고 했는데,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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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11.30 16:12:45 *.236.3.241
무엇을 쓸 것인가가 보다 명료해졌구나.
서문의 글에서 그간 들인 시간과 고민들이
곰삭아 뜨거운 패기로 느껴진다.

서문을 쓰면서 느꼈을 뭉클함이 조만간
현실로 구현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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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2.01 03:35:29 *.129.207.200
명동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무엇을 쓸것인가? 만큼이나 어떻게 써낼 것인가?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인생 전체의 주제가 한번에 나오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 주제는 찾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외식업에서 매일 손님을 직접 접하다보니까, 싫지만 좋은 습관이 생겼어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좀더 예민해졌다는 것이지요. 내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기를 바라는가? 상대는 어떤 상품에 기꺼이 돈을 낼까? 이런 생각하다보니까, '쉽고 분명한 정보, 이야기'등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이 책을 써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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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12.01 06:39:17 *.10.44.47
 무엇을 쓸것인가? 만큼이나 어떻게 써낼 것인가?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동감이야. 근데 인건아! 넌 '무엇을'에만 신경써도 괜찮을 것 같아.
넌 그 '무엇을'만 제대로 정해지면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낼 사람이라는 걸 알거든.

그리구 또 하나..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물어보자!  너 자신에게.
이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인지?

남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참 중요하지만
진짜 관계가 되려면
'나'의 입장도 같은 비중으로 고려할 줄 아는 균형감각이 필요할 것 같아.
그래야 책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인연이  '접대'가 아닌 진짜 '관계'가 되는 것 아닐까?

'혼네와 다테마에'를 말했지?
난 적어도 책을 쓸땐 '혼네와 다테마에'를 하나로 만들고 싶어.
이 책은 '혼네 다테마에' 한마음인거 맞는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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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10:01:53 *.230.26.16
명확해.
서문은 당기구.
이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글을 썼는지 명확하게 느껴져.
난 책을 볼때, 1. 제목 (부제 포함, 책띠, 앞 뒤 표지 등), 2. 저자 프로필, 3. 목차, 4. 서문
이런 순서로 봐.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목차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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