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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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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5일 02시 34분 등록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름다운 그곳에서

나를 꽃피우게 하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평범한 줄 아는

비범한 아이들과의

좌충우돌 따로 같이 성장기!

연주샘과 함께 하는 우리 아이 창조성 발견 프로젝트!>
봄여름가을겨울.jpg

꽃과 나무...나의 재료...나와 아이들.

봄-새벽, 시작, 새싹 / 여름-절정, 활기, 열매 - 로맨스, 순진무구

가을-수확, 낙엽, 희생 / 겨울-어둠, 해체, 침체 - 리얼리즘, 경험

[프라이-비평의 해부]

 

<첫 책의 기획안>

- 제목 : [반짝이는 아이들과 창조적인 관계 맺기], [나를 꽃피우게 하는 아이들], [학교, 그 아름다운 숲], [김선생 성장기], [평범한 줄 아는 비범한 아이들 - 우리아이 창조성 발견하기] ???

- 이 책은 어디에 focus를 맞출 것인가 ?

자신이 교사라는 것에 반신반의하며 좌충우돌하던 김선생이 자신과 세상을 여행하고 경험하면서 자신과 아이들, 그리고 학교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아직 부족한 뭔가를 채워야할 미완성의 존재라고 생각하며 ‘관계 맺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대표적으로 부모와 교사, 교사지망생)에게 아이들이 완전한 존재이며 삶의 창조적인 주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 첫 책의 범위 : 이번 책은 무엇을 다루고 무엇은 제외할 것인가 ?

1. 학교에서 성장하는 김선생과 아이들의 다양한 관계 맺기 사례를 이야기한다.

2. 창조의 씨앗을 품고 있는 이미 창조적 주체인 아이들에게 우리(학부모, 교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3. 학교의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되 학교조직에 대한 나의 견해는 배제할 것이다.

 

-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차별성은 무엇인가 ?

1. 공교육속 평범하지만 비범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교육이라는 것이 아이들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창조의 씨앗을 발견하여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라는 인식으로 아이들의 창조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 種樹郭橐駝傳종수곽탁타전

어미닭은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다.” - 啐啄同時줄탁동시

 

2. 학교에서 배우는 주체가 학생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배움의 주체는 김선생과 아이들, 즉 교사와 학생이 모두 배움의 주체로 아이들과 관계 맺기를 통한 10년차 교사의 성장에세이이다. - 敎學相長교학상장

 

3. 아이들의 창조성을 깨우고 아이들의 창조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아티스트웨이>에 제시된 ‘모닝페이지, 아티스트데이트, 해야 할 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간략한 팁을 제공하여 한다.

 

-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

시작부터 삐거덕 거렸던 나의 10년차 교사생활에 대한 점검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서 내가 얼마나 성장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아갈 지에 대한 미래 풍광을 그릴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발판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발견하고 창조적 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조교육전문가’가 되리라 생각한다.

 

- 독자는 왜 이 책을 사지 않으면 안 되는가 ? (독자가 얻는 혜택은 무엇인가 ?)

독자는 아이들과 관계 맺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교사, 교사지망생, 학부모)로 우리 아이를 21세기 삶의 코드인 창조성을 발휘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는 팁을 제공받는다.

학교에 가서 묻지 않으면 모를, 아이들이 다 말해주지 않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우리 아이의 일상이 궁금했던 학부모의 궁금증이 해결된다.

 

-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

<첫 책 목차>

프롤로그 - 나를 꽃피우게 하는 아이들

1부 : 새싹 꽃피는 봄 - 움트기.

-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정로의 선물

- 맞은 게 아니고 같이 논 거예요

- 겁쟁이가 아니야

- 어느 새 철들었구나, 너

- 선생님, 꿈이 생겼어요!

- 귀염둥이, 여행을 시작하다

- 날라리, 철들어 대학가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

2부 : 초록 무성한 여름 - 열매기.

- 폭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엄마도 선생님도 속는 연기의 달인

- 인생의 길찾기, 지금은 여행 중

- 포기할 수 없는 꿈, 경찰관

- 우리반 4차원 영재, 인디고 아이

- 덩치녀석이 전해 준, 설레임

- 매일 일기 쓰기, 성실맨 민수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3부 : 황금 낙엽의 가을 - 수확기.

- 태클쟁이의 어색한 두 손, 달콤한 초코파이

- 오늘 할 일을 내 일로 미루는 학급서기

- 부모가 대신 꾸는 꿈

- 강아지가 좋은 카리스마 1짱

- 만들기가 좋아요, 태건이의 손재주

- 오늘은 보험설계사, 미래의 요리사

- 리틀 김구, 통일전문가 예준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3

4부 : 춥고 앙상한 겨울 - 잠재기.

- 꿈 없는 제자와 꿈 많은 선생

- 군대에 가고 싶은 군대가 거부한 아이

- 돈이 최고! 어른 아이

-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 엄마한테도 고개 안 숙여요

- 꿈이 없던, 꿈이 없는 영덕이의 꿈

- 사마천과 베토벤을 꿈꾸는 두호

- 상처있는 교사는 상처입은 아이를 만든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4

5부 : 학교, 그 사계절이 아름다운 숲에서.

- 얘들아~ 놀면서 배우고 꿈꾸자!

- 창조적인 우리가 만드는 행복학교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5

에필로그 - 창조의 씨앗을 품은 아이들.

 

<첫 책 프롤로그>

 

프롤로그 - 나를 꽃피우게 하는 아이들

 

2001년 3월, 아직 꽃이 피기에는 쌀쌀한 이른 봄.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기간제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집중하고 즐겁게 공부하게 할 수 있을까를 아무리 생각해도 경험밖에는 답이 없는 것을 알아가던 시절이다. 하루는 교감선생님께서 나를 부르고는 “김선생님 업무가 무엇인지 아세요?”라는 질문을 던지신다. 나는 속으로 ‘난 한문교사이니 한문을 가르치는 것이 업무 아닌가? 내가 온지 얼마 안 되어서 한문교사라는 것을 모르시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내 교감선생님은 대답을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게 네모난 표를 보여주신다. 표 속의 내 이름을 찾으시더니 한문이라는 교과목 밑에 적혀있는 ‘청소지도 및 관리’를 가리키시며 “김선생님 업무는 청소지도 및 관리입니다. 설령 수업을 제대로 못하더라도 선생님의 보직은 확실하게 해내셔야 합니다.” 라고 너무도 확고하게 힘을 실어 말해주신다. 한동안 교감선생님 말씀이 머리를 울려 멍한 채로 지냈다. 아직 교사의 일이란 자신의 교과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밖에는 모르던 시절, 큰 충격이었다. ‘왜 교감선생님은 나에게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등 수업에 대해서는 물어보시지 않으실까?’ 라는 의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얼마 뒤 난 기간제교사를 그만두었고 한편으로 ‘내가 정식 교사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라는 생각에 공부를 했는데 다행이 임용고시에 합격을 했다. 그리고 난 신규교사로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새로운 시작에‘과연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있을까? 교사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는데 “왜 학교는 10년 전에 내가 학생으로 다니던 학교나 지금 교사로 다니는 학교나 변한 것이 없을까? 왜 학교는 여전히 숨이 막히고 갑갑한 걸까?”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우스갯소리처럼 아이들과 노는 것은 재미있는데 학교라는 공간이 싫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특권이라는 방학은 물론이고 학기 중에도 학교를 벗어나서 무엇을 할까에 열중했다.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해보겠다는 신념으로 ‘하고 싶다’라고 느낌이 오는 것이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실천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했던 내가 춤을 배워 공연을 하고, 드럼을 치며 밴드활동을 하고, 달리기는 항상 꼴지에 몸치였던 내가 마라톤에 도전을 하고, 보드를 타며 스릴을 느끼고, 목욕탕의 물도 가슴까지 차오르면 숨이 막혀 두려워하던 내가 스킨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손재주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바느질을 배워 조각보를 만들고, 자유와 속도감을 느끼기 위해 인라인을 타며 여행을 하고, 나 홀로 배낭여행을 하며 낯선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세상을 경험했다.

이렇게 한참을 세상 밖으로 여행을 한 어느 날 문득 교사라는 직업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교사로서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 안으로의 여행이 필요함을 느껴 1년이 넘게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했다. 그 여정 속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답이 세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항상 부족하다고 못났다고 생각하던 내가 사실은 완전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러하듯 아이들도 완전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인식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세상 밖으로 돌렸던 나의 시선을 학교 안으로 돌려보았다. 학교라는 공간이 지겹다고 했지만 그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노는 시간동안 내 안의 창조적인 씨앗을 싹틔울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나를 꽃피우게 한 것은 10년 동안 내가 만난 아이들이었고 그 지겹다했던 학교에서 나는 성장할 수 있었다. 아이들도 나처럼 가슴에 자신만의 창조적인 씨앗을 품고 있으며 그것을 싹틔워 꽃이 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교사인 나의 역할이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종종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돈 많이 버는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무얼 해서 돈을 벌 것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두 번째로 많은 대답인 성공하는 것이 꿈이란다. 어떻게 성공을 할 것이냐고 물으면 마찬가지로 선뜻 대답이 없다. ‘돈과 성공’이 우리 시대 아이들의 우선순위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돈과 성공’이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까? 주지하다시피 대중문화에서 학습된 사회적 분위기와 가정에서 습득된 부모님의 가치관 등이 아이들의 미래의 목표 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꽃은 아름답게 피어나야 한다. 하지만 어떤 모양에 어떤 향기를 지녔는지는 제 각각의 특징에 따라 다르다. 아이들도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지닌 저마다의 개성에 따라 피어나는 꽃은 다양할 것이다. 꽃은 피어야 한다는 명제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햇살, 물, 공기, 양분의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성공도 마찬가지이다. 성공하고 싶다는 바램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성공이라는 결과로 가기 위한 적절한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 안에 존재하는 창조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것을 강점으로 발현시키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교사와 학부모의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관심과 격려일 것이다.

아름다운 꽃이 피기위해서는 사계절을 모두 거쳐야 한다. 아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삶의 다양한 경험을 겪은 후라야 가능할 것이다. 봄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며 따스해지고, 여름은 초록이 무성해지며 열매를 맺는다. 가을은 속이 알찬 열매를 수확하며, 겨울은 열매와 잎사귀가 떨어져 앙상한 채로 추위를 참고 견디어 낸다. 그리고 다시 봄, 새싹이 움튼다. 아이들의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따스한 햇살 속에 새로운 시작을 하기도 하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여 열매를 맺기도 하고, 목표를 이루어 기뻐하다가도 다른 길을 가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기도 하고, 자신에게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좌절하다가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꿈을 꾸기도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이 창조의 씨앗을 품은 존재임을 깨닫고, 그 씨앗을 아름답게 꽃피워 보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스스로가 창조적인 존재임을 깨닫지 못하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과 10년 동안 관계 맺기를 하면서 그들 모두가 완전한 존재이며 창조적인 존재라는 확인을 했다. 단지 그들이 미완성의 존재라고 보여 지는 것은 아이들 안에 존재하는 창조의 씨앗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 안에 존재하는 창조의 씨앗을 인정하게 하고 그것을 싹 틔워 아이들 스스로 아름다운 꽃이 되게 하는 일, 그것이 바로 아이들과 ‘관계 맺기’를 하고 있는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2011년 3월,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개성만큼 다양한 무지개 빛깔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것이다.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 種樹郭橐駝傳종수곽탁타전

“ 어미닭은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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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1.01.25 08:43:31 *.46.95.173
연주샘도" 나무심는 곽타타"를 좋아하는군요.
연주샘 덕에 다시한번 찾아 읽어봐요.

곽탁타의 본 이름이 무언지 알지 못한다.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다녔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낙타와 비슷한 데가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탁타’라 불렀다. 탁타가 그 별명을 듣고 매우 좋은 이름이다, 내게 꼭 맞는 이름이라고 하면서 자기 이름을 버리고 자기도 탁타라 하였다.

그의 고향은 풍악으로 장안 서쪽에 있었다. 탁타의 직업은 나무 심는 일이었다. 무릇 장안의 모든 권력자와 부자들이 관상수觀賞樹를 돌보게 하거나, 또는 과수원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과수果樹를 돌보게 하려고 다투어 그를 불러 나무를 보살피게 하였다.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더라도 죽는 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자라고 열매도 일찍 맺고 많이 열었다.

다른 식목자들이 탁타의 나무 심는 법을 엿보고 그대로 흉내 내어도 탁타와 같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 그렇지 않다.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 북돋우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 하면 뿌리를 흔들어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 우이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마지막 장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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