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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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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3일 14시 00분 등록
ㅇ 작가 소개

작가들의 소개는 책 표지를 참고했다. 그것이 그들을 대표할 수 있다고 판
단하기 때문이다.

- 도정일 :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교수이며 최근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당사자라
고 한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 도미 유학을 거쳐 경희대에서
본격적인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하였고 책을 내는 것에 대해서
는 매우 망설인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대담을 읽고 느낀 것은 상당히 깊고 넓은 지식적 토
대를 바탕으로 인문학과 과학적 활동이 철저히 분리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


- 최재천 : 동물행동학의 권위자로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이다.
그는 과학자이면서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미를 비롯하여 각종 사회성 곤충과 거미는 물론 동물의 인지
능력과 인간 두뇌의 진화 등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공충과 거미류의 사회 행동의 진화>,<개미제국
의 발견>,<보전생물학>등이 있으며 이책에서 생물학 교수라는
범위를 뛰어넘어 인문학적인 생각에도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해
박한 분이다.


ㅇ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문학이니 생물학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깨달은 것들에 대해 몇가지 기술해 보고자 한다.

첫째, 시장 극단주의라는 개념이다. 세상을 얼마 살지 않았지만 그동안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극단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사회가 때로는 매우 과격하게 흘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경우 그들의 입장에서는 지하드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는 테러라는 끔찍한 행동을 하게 되고,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단군상이 우상이라며 머리를 잘라 없애버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극단적 민족주의의 상징인 독일의 히틀러도 보면 모두 사상이 극단적으로 치우쳤기 때문에 발생한 것들이 아닌가 한다. 물론 그 집단내로 들어가면 그런 극단주의는 정통성이라는 거룩함으로 숭배받아 들여지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시장주의에서 극단주의가 있다는 것에 대해선 그동안 생각해 본 바가 없다. 아니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것을 두분의 대담에서 시장경제라는것도 극단주의로 흐를 수 있으며 극단주의로 흐르는 시장주의는 다른 극단주의 사상들이 사회에 문제를 불러일으키듯이 또한 순수학문이라는 단기성과가 없는 것들을 말살시킬 수 있겠구나라는 성찰을 얻게 해 주었다.

요즘 언론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전문가의 처방 중에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 아마도 경영/경제학의 인기가 좋아져 그 분야를 공부한 분들이 많어선지도 모르겠다. 그런 매스미디어의 영향 및 내 전공(경영)의 영향으로 나도 시장이라는 것이 "만사의 치료제'인 양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담하시는 분들에 의하면 시장에 내맡길 경우 당장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돈과 그리 관련이 없는 것들은 퇴보하게 되며 종극은 다양성이라는 토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생명의 유전자가 다양성에서 발전할 수 있듯이 우리 사회 또한 그러리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위험할 수 있겠는가? 그런 면에서 만사를 시장에만 맡기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시장경제의 극단주의인 것이다. 극단주의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므로 이 또한 주의해야 할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둘째, 한중일의 뚜렷한 사회 구성원의 생각의 차이를 접하면서 기존에 생각하던 나의 생각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었다.
대륙기질의 중국, 반도 기질의 한국, 해양 기질의 일본 일단 지역적 조건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경우 매우 보수적이라 변화가 늦게 일어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지리적 영토가 좁기도 하겠지만 변화가 한 번 발생하면 그 속도는 현재 인터넷이 퍼진 것 처럼 엄청나다는 것이다. 외모만 보았을 때는 유사점이 훨씬 많은 것이라는 일반적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가는 것이다. 한편으론 너무 일반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들을 진단한 것이므로 국민특성을 일반화 시키는 것이 반드시 편협해지는 것이 아니리라 판단된다.

세째, 진화생물학으로 설명하는 인간의 성문제에 대한 재미있는 성찰이다.
두분의 담화 중 최재천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진화 생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것이 인간 고유의 문화며 예술이라는 것이다. 유전자의 확대와는 얼핏 연관이 없는 문화와 예술이 인간사회에서는 예로부터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정말 자연세계에서 특이한 존재 아니 탁월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ㅇ 내가 작가라면

학창시절에 읽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김용옥 선생의 아프리카 여행에 동반하면서 이루어진 대화를 엮은 "대화"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두분의 대화를 통해 많은 성찰과 깨달음을 얻었고, 이번에 읽은 대담에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알지 못한 그리고 미처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부분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얻었다.

다만, 본인이 저자라면 제목을 달리 구성할 것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라는 부제를 좀더 부각시키고 싶다. "인문학과 생물학의 두 거성의 만남" 이라든가, "21세기 생명과학과 인문과학의 토론이 시작되다" 등의 문구를 이용하고 싶다.

본인의 경우 책을 선정할 때 표지의 제목을 매우 중요하게 보게 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서점에서 책을 볼때 일단 제목이 끌려야 그 책의 목차라도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좀더 자극적인 제목의 구성이 필요하리라는 소견이다.

혹은 소제목중 하나를 책 제목으로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DNA는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도 좋은 제목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ㅇ 주요 책 내용

p67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전체 개미 가운데 3분의1만 노동을 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놀고 먹는 게으름배이들이거든요.

p70
세계의 베스트셀러 약 10개중에 세 가지가 정신질환 치료제와 정신분열증 치료제입니다.

p77
아무리 내가 고통스럼다 하더라도 유전자 입장에서는 내가 자식만 많이 낳으면 그만이에요.

p91
동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진화론에 대한 반발이 무척 심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심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고 봐야죠.

p93
이제 단순히 학제 간(inter)연구로는 안 됩니다. 여러 학제를 단순히 통합하는 멀티(multi)학문으로도 부족합니다. 이제 '인터','멀티'라는 산순한 조합을 넘어서 트랜스(trans)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p105
어느 순간부터 일본하고 중국은 변신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은데요. 일본은 과학기술자를 징용도 안 할 정도로 보호했고, 지금 중국의 지도자들이 거의 이공게 출신이잖아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박정희 정권 때 잠깐 과학기술 특별지원이 있었지만 그 흐름이 또 끊긴 셈이죠.

p130
평등이나 인간 존엄이니 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지금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평등은 사회적 원칙이고 이상입니다. 그러나 평등은 자연계의 질서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p133
인간의 사회적 진화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르는데, 역사는 인간이 끊임없이 목적과 이상을 세우고 계획을 짜고 계획한 것을 실현시켜보려고 버둥거려온 정치적,윤리적 개입의 역사입니다. 평등이라는 사회적 이상을 세우고 그것의 실천 프로젝트를 계획해온 것이 근대사입니다.

p134
진화론은 지극히 간단한 이론이지만 엄청난 응용력을 지닌 이론입니다. 몇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죠. 우리는 한때 다윈의 이론은 자연선택 설이라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가설(hypothesis)이란 말이죠, 그러나 거의 한 세기 반 동안의 검증을 이겨낸 이제는 엄연한 이로(theory)의 경지에 이른 겁니다.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이론의 단계도 넘어 원리(principle)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p141
이타적 행위의 밑바닥에는 유전자의 이기적 계산이 있다고 생물학자들은 말합니다. 생태계에는 문화환경도 포함되니까 인간 특유의 협동도 사실은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중략... 그러나 평등사상이 종료를 넘어 세속의 법으로, 사회제도로, 문화로 발전하고 인간이 그 문화에 적응한 역사는 아주 짧고, 지역에 따라 편차도 심합니다. 생물학적 진화가 종의 보편적 과정이라면 사회적 진화는 인간종 안에서도 결코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p146
유전자 결정론에 걸려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선택과 행동의 책임을 인간 그 자신에게서 면제시켜 유전자 탓으로 돌리는 데 있습니다. 유전자가 모든 책임을 지면 한 가지 좋은 점이 있긴 합니다. 아무도 감방에 갈 필요가 없게 되죠. 유전자란 놈들만 잡아다 쳐넣으면 되니까요.

p150
인간이 하는 행동 가운데 동물하고 다른 것, 가장 신기하 것 하나가 뭔지 아세요? 바로 강의예요. 이 세상에 자기들 중 한 동물만 앞에 세워 한 시간씩 떠들게 하고 나머지 동물들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앉아서 듣는 동물은 우리 인간 말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p176
생명과학이 발달해서 어느 순간에 우리를 죽지 않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우리가 죽지 않는 방법을 발견하면, 그게 모두가 죽는 순간입니다.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이 엄청난 번식력 속에서 지구라는 요만한 땅덩어리가 살아남는 게 신기한 일이에요.

p215
"신은 미래를 아는가?"라는 문제는 지금도 신학의 논쟁거리입니다. 인간의 단순한 머리로 생각하면 미래라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것, 일어나지 않은 사건입니다. 말하자면 존재하는 게 아니죠. 그래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에 대해서는 신도 모른다는 주장이 나와요.

p221
우리 부모님 세대는 우리더러 타락했다고 개탄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 자식들을 보고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혀를 찹니다. 우리 자식득은 또 그들의 자식들을 보고 똑같은 소리를 하겠죠. 생명과학의 발달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를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존재로 비하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p222
방향을 예측하고 방향에 따라 설계하면서 살 수 있는 동물은 없다고 보는 거죠. 인간은 방향을 예측하고 설계하려고 무지무지 애를 쓰면서 살아왔어요. 인간이 얼마나 성공했느냐 하는 것은 아직 역사가 짧아서 판정할 수 없지만요. 그 짧은 인간의 역사를 더욱 좁혀서 보면 가끔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과연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p227
잘난 아비가 꼭 잘난 아들을 낳는다면 "자식 농사 뜻대로 안 된다" 같은 말은 생겨나지 않았을 거예요. 하나의 개체가 자기 생애 중에 획득한 어떤 능력을 생식세포에 입력시켰다가 바로 다음 세대로 전해줄 수 있다면 종의 개량은 단시간에 이루어졌겠죠.

p236
인간사회는 결코 인과성이나 합리성의 모델을 포기하지 못할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걸 포기하면 삶을 안내하는 정의,행동,꿈등의 화살표들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p241~242
다이아몬드 교수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야겠네요. 그가 2005년에 <문명의붕괴>라는 책을 냈어요. 인류의 역사에서 왜 한때 그렇게도 잘 나가던 문명들이 허무하게 사라지고 없는가를 분석했죠....중략...그 모든 문명을 무너뜨린 유일한 원인이 환경파괴는 아니었지만 어김없이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중략... 균형있는 지방 발전이라는 어리석은 구호 아래 이 좁은 국토의 어느 한 곳도 성한 곳 없이 죄다 파헤치는 대한민국 정부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큰 책입니다."

p259
인류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상당수가 유전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었어요, 도스토예프스키는 간질병 환자였고, 니체는 우울증 환자, 버지니아 울프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었죠. 우생학 사회였다면 인류사의 천재들 절반쯤은 아예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p264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영혼도 결국 물질을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겁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영혼도 DNA의 산물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P289
문학이나 인문학 구라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믿음같은 게 몇 개 있습니다. "이 구라 속에 진실이 있다"는 말에 대한 믿음, "나는 마음만 먹으면 허위와 진실 양쪽을 모두 말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나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라는 주장에 대한 믿음이죠.

P293
우리 인간의 뇌 발달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가 자기기만이에요. 다른 동물들도 자기를 속여가면서 온갖 행동들을 할까 싶어요. 자기기만의 대표적인 경우가 '난 할 수 잇어'. '하면 된다' 같은 겁니다. 누가 봐도 못할 일인데 스스로에게 하면 된다고 하는 거죠, 그래놓고 때론 불가능한 일들을 실제로 해내잖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몇몇 개인은 사라져가지만 사회는 어떻든 진보한다는 거죠.

p302
과학도 인문학이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과학도 결국 언어를 사용하는 학문 활동이고, 기본적으로 분석과 종합으로 이뤄진 학문이라고 하는데, 분석은 어떨지 몰라도 종합을 하려면 결국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합니다.

p315
생명은 어떻게든 길을 찾는다(Life will fina a way)

p316
뇌가 진화의 산물이라면 뇌가 만들어낸 기술이나 문화도 그저 한 단계 확장된 진화의 산물일 뿐이죠.

p319
부모의 몸 구조를 자신이 닮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는데, 부모의 행동을 닮는 것은 왠지 불편하다는 건가요?

p344
연작류에 속한다는 마나킨(manakim)이라는 작은 새예요. 마나킨 암컷들이 날개 푸드덕거리는 소리를 좋아하니까 수컷들이 거기 적응하느라 기술을 갈고 닦아 마침내 날개로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영락없이 성선택이죠.

p401
결혼 상대를 고를 경우에는 용모,지능,사회적지위 등등의 요인들이 고르게 적용되는 데 반해, 일시적 정사의 대상을 고르는 데는 압도적으로 외모가 선택 기준이라는 거예요.

p412
남자와 여자 중에 어느 쪽이 먼저 털이 빠지기 시작했는가라는 문제도 한 때 생물학계의 화두였어요. 그때 나온 게 사냥꾼 이론(Hunter theory)이란 거였는데 털이 먼저 빠지는 쪽으로 진화를 유도한 것은 남성이라는 가설이었죠.

p448
수컷은 양적으로 문제를 푸는 경향이 있고, 암컷은 질적으로 풀려고한다. 암컷이 좀더 많은 수컷을 상대해야 할, 그리고 상대바혐 득이 될 이유들을 나르매돌 쭉 정리해보았더니 열 가지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p465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은 세 줄로 요약될 수 있어요. "내게는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 나는 나의 주인이 아니다." "나의 주인은 나의 무의식이다." "이건 과학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나는 언제나 나다." "나는 언제나 나의 주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단연코 없어요. 나를 이끌고 나를 지배하는 것은 언제나 또렷하고 명징한 언어로 말하는 나의 의식이라는 게 바로 근대 자아의 환상입니다.

p471
권력승계를 둘러싸고 또는 아비를 거세한 연후에 형제들 사이에 일어나는 싸움에 대해서도 프로이트는 그럴듯한 통찰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회적 적용이 가능한 정신심리학 가설과 통찰들을 그토록 광범후ㅏ게 내놓은 사람은 프로이트 말고는 없어요.

p482
서구 인문학의 기원지점, 즉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시공간에서 말하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거은 '자기를 확실히 아는 일'입니다. 이 생각은 근대에까지 이어져서 근대가 되면 확실성의 추구가 더 치열해지죠.

p499
정치 민주주의는 15년으로는 어림없습니다. 일부 정치인들 중에는 이제 우리가 민주주의는 이루었다. 다음에 할 것은 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잠꼬대같은 겁니다. 경제 발전보다 수십 배 더 어려운 것이 정치 발전이고 민주주의예요. 사회 민주화는 제도나 법률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p516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이타적 성향이나 정의감 같은 것이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사회적 진화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p532
우리 대담에서 핵심적인 두 가지 화두는 '인간본성(human nature)'과 '인간행동(human behavior)'입니다. 생물학이 말하는 인간 본성론과 행동론, 그리고 인문학이 생각하는 인간관이죠. 인문학에는 통일된 인간관 같은 건 사실상 없습니다. 문을 가능한 한 열어놓고 다양한 탐구, 설명, 설득이 백가쟁명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인문학의 관심사입니다.

p552
세계화의 그늘에서 말라죽는 대표적인 문화의 꽃이 바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중략... 사용인구가 10만 명 이상인 언어는 기껏해야 60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한글은 사용인구로 볼 때 세계12위의 위용을 지닌다고 해요.

p553
애덤 스미스는 시장이 인간의 도덕적 품성을 오히려 높여 준다고 생각했어요. 장사를 잘하자면 친절해야 하고, 얼굴에 늘 웃음이 있어야 합니다. 또 고객을 만족시키자면 여러 가지 배려도 해야죠.

p564
두터운 세계는 다양성, 다수성, 다원성의 세계입니다.

p566
자연에 대한 폭력 위에서만 인간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존의 목적에 맞추어 자연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재조직하지 않고서는 인간의 삶이란 게 도무지 가능하지 않아요

p569
우리는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준 혁명적인 사건은 두 가지라고 보는데 그 중 하나는 농업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혁명입니다.

p582
프로이트의 자살충동 개념에도 쓸 만한 데가 있어요. 죽음은 모든 긴장이 해소되는 상태, 긴장의 제로 지점입니다.

p593
우리가 성공한 비결이 예전에는 호모 사피엔스, 즉 현명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여겻죠, 우리가 잘 나서 잘살게 된 거라고 자화자찬해온 거죠. 그런데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략...저는 우리 인간이 이번 세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다시금 공생인간, 즉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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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다
2006.03.13 17:24:01 *.179.205.243
저는 이렇게 느꼈습니다. 첫째 책값이 좀 비싸다. 둘째, 참 재미없는 제목이다. 셋째, 지식인들은 먹을 것 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하는게 많다.

저도 책을 사서 일주일간 읽어보았습니다. 아직 1/3도 채 못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뿌듯한 감정이 드는 부분은 내가 예전에 거의 관심도 두지 않았던 분야를 지금 읽고 있는구나 하는 부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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