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조회 수 234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8년 10월 12일 22시 16분 등록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 저자에 대하여

피터 드러커는 1969년 그의 저서 ‘단절의 시대’에서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다. 드러커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시대적 변화가 임박했음을 내다 본 선각자이다. 더구나 드러커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그러한 시대의 변화가 개인과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탐구했다.

1969년은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착륙했고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뎠던 해다. 한국에서는 대통령 3선 연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이 날치기로 통과됐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 여객기는 수평비행에서 사상 최초로 음속을 돌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1969년은 지금부터 40년 전이다. 한국에서 1969년은 전태일의 분신이 있기 한해 전이다. 전태일이 청계천과 평화시장의 봉제공장에서 일하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것은 당시의 한국 경제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식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노동생산성을 높여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인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에 드러커는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내다봤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육체를 이용한 작업의 생산성 향상에 관심을 쏟을 때 드러커는 지식 노동자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그가 규정한 ‘지식경제’는 지식 노동자라는 생산수단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식작업에서의 품질은 산출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수량적 기준보다 무엇을 했느냐하는 질적 기준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지식산업의 생산성은 품질의 달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드러커는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가 되며, 육체 노동자는 지식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드러커는 한국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54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교육담당 고문으로 방한한 것이었다. 한국전이 끝난 후 미국 정부가 드러커에게 한국의 교육문제를 점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1950~1960년대 뉴욕대학에서 한국의 젊은 관료들과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1977년에는 두 번째로 방문해 세계중소기업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드러커는 한국을 ‘기업가 정신’이 가장 뛰어난 국가로 소개했고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서문에서는 “역사상 한국전쟁 이후 40년 동안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에 필적할 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1950~1960년대 한국학생을 가르친 경험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는 “교육에 대한 투자로 그렇게 풍성한 수확을 거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 마음에 들어 온 글귀

* 서문-지식경제 시대의 개인과 기업

양적인 측면에서 인구혁명은 모든 선진국과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함께 노령화 현상을 초래했으며, 평균 수명 또한 엄청나게 연장시켰다. 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양적 변화만은 아니다. 양적인 변화만큼, 아니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질적인 변화이다. 질적인 측면에서, 인구 혁명은 모든 선진국의 노동 인구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미숙련 육체노동자들이 지식 노동을 우선으로 하는 지식 근로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11]

개인의 평균 수명 및 평균 근로 수명, 특히 지식 근로자의 평균 근로 수명은 매우 급속도로 증가한 반면, 고용 기관의 평균 존속 기간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술의 변화가 매우 빠른 시대, 세계화로 인해 경쟁이 증가하는 시대 그리고 엄청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해 고용기관의 성공적인 존속 기간은 앞으로도 계속 단축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지식 근로자들은 그들의 고용기관보다 더 오래 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남은 인생이 후반부를 위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더 많은 새로운 관계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13]

제1부, 새로운 사회의 거대한 변화

1, 지식의 전환과 지식 사회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해답들’은 여전히 미래라는 자궁에 깊숙이 감추어져 있다. 다만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가치와 신념과 세계관 그리고 사회 경제적 구조와 정치적 개념과 시스템을 재조정함으로써 나타날 새로운 세상은 오늘날 그 어느 누구도 생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영역에서는-특히 사회와 사회 구조에서는-이미 근분적인 전환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사회가 비(非)사회주의 사회이고 또한 자본주의 이후 사회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지식이라는 사실 역시 확실하다. 이것은 또한 앞으로의 사회는 틀림없이 조직의 사회가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31]

1700년 이후부터 시작하여-믿을 수 없는 만큼 짧은 기간인 50년 동안에-기술(technology)이 발명되었다. 이 기술이라는 말은 장인이 가진 비밀스런 기능인 ‘techne’와 지짓을 조직하고 체계화하고 목적지향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뜻하는 ‘logy’를 조합하여 만든 것이다. [39]

이런 것들이 바로 지금까지 우리가 산업혁명이라고 불러왔던 것의 본질이다. 즉 기술에 의한 사회의 전환과 문명의 세계적인 확산 말이다. [40]

이처럼 산업화는 마르크스가 주장한 대로 근로자들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물리적 수단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다만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충격을 불러온 것뿐이다. 새로운 사회 계급인 프롤레타리아는 마르크스가 만든 용어로 불가피하게 착취로 이어진다고 예견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생존을 전적으로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생산수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점점 더 소수의 강력한 자본가들에게 소유권을 집중시키고, 힘없는 프롤레타리아를 끝없이 착취하고, 드디어 자본주의는 스스로 힘에 부쳐서 넘어질 것이며, 몇몇 남지 않은 자본가들은 ‘잃을 것이라곤 쇠사슬밖에 없는’ 프롤레타리아들에 의해 타도될 운명이라는 것이 마르크스의 예견이었다. [42]

그러면 무엇이 자본주의의 본래적 모순과 노동 계층의 소외와 착취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계급 그 자체를 한꺼번에 무너뜨렸는가? 그 대답은 바로 생산성 혁명이다. 250년 전 지식이 의미가 변화하면서 도구의 제조공정과 제품에도 지식이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이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기술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들이다. 생산성 혁명은 마르크스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1881년 미국의 프레드릭 테일러는 최초로 지식을 ‘작업(work)’의 연구와 분석에 적용하였으며 또한 작업을 과학화하였다. [4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몇 세대동안 테일러식 훈련은 경제발전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였다. 작업에 대한 지식의 적용은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켰다. [50]

1930년경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노동조합과 지식인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모든 선진국을 휩쓸었다. 그 결과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는 부르주아가 되었다. 자본주의 산업 혁명의 진정한 수혜자는 자본가가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인 프롤레타리아였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1900년이 되기 전에 혁명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마르크스가 예견했던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에서 오히려 마르크스가 완전히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는 또한 극심한 빈곤과 굶주림과 실업난에 허덕이던 1918년 이후의 중부 유럽 국가에서조차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52]

새로운 의미의 지식은 실용성으로서의 지식이고,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지식이다. 지식의 의미에 있어서의 이러한 발전은 그것이 바람직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거역할 수 없는 변화에 의한 당연한 결과다. 지금 지식은 지식에 적용되고 있다. 이는 지식의 전환에 있어 세 번째 단계인데, 이것이 어쩌면 최종단계가 될는지도 모른다. 보다 많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상 우리가 말하는 경영이다. [57]

지식이 자원이 아니라 지원 그 자체가 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지금의 사회를 자본주의 이후로 규정지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원동력과 정치 체제를 창조하고 있다. [61]

2, 조직 사회와 지식 근로자

지식은 빨리 변한다. 오늘은 확실했던 것이 내일에 가서는 언제나 어리석은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지식의 본질이다. 새로운 조직 사회에서 어떤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지식인은 4년내지 5년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이 모두 진부한 것이 되어버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고 만다. [67]

지식근로자들은 조직이 있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 근론자와 조직은 상호의존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식근로자들은 생산 수단, 즉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식 근로자는 독립적이며 이동성이 매우 높다.  [80]

현대의 조직은 주로 지식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 까닭에 동등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들은 모두 동료내지는 협력자여야 한다. 지식 그 자체로서 서열을 매길 수는 없다. 지식의 서열은 그것이 공동의 과제에 공헌하는 바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지, 지식 그 재체로서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현대의 조직은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구성된 조직이 될 수 없다. 현대의 조직은 팀처럼 조직되어야 한다. [82]

제2부, 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

3,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은 분명 지난 100년 동안에 일어난 사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회적 사건이며,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사건이다. 생산성의 급증 이전에는 한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적어도 50년이 걸렸다. 그런데 한국은-1955년까지도 진정한 후진국 가운데 한 나라였다-그것을 25년만에 해냈다. 아득한 옛날부터 하나의 규범처럼 여겨졌던 50년이란 기준 연수를 한국이 그렇게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1870년 내지 1881년경 미국에서 시작되었던 생산성 혁명의 결과이다. [91]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는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육체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하나의 열쇠이다. 그러나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유일한 열쇠이다.  [95]

그러나 지식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96]

지식 근로자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가르칠 때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력있는 판매원의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그로 하여금 판매 대회에서 ‘나의 성공 비결’을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외과 의사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그로 하여금 지역 의료 협회에서 자신의 시술 경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간호사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동료 간호사들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다.  [109]

4, 어떻게 성과를 올릴 것인가

지식 근로자는 그 자체로서 성과가 될만한 것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는 수도관, 구두, 기계 부품같은 물리적인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는 지식과 아이디어 그리고 정보를 창출해낸다. 지식근로자가 창출해내는 이런 ‘생산물’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용이 없다. 그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즉 다른 지식 근로자가 자신의 일에 투입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해 내는 데 이용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무리 위대한 지혜라 해도 그것이 실제 작업활동과 행위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식근로자는 육체노동자가 하지 않는 일, 즉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115]

의사, 고등학교 교사, 바이올리니스트가 서로 다른 만큼이나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 역시 서로 많이 다르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그들은 인간 유형, 개성 그리고 재능의 측면에서 무능한 사람들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 능력뿐이다. 이러한 실행능력은 기업, 정부기관, 병원, 대학, 어느 조직에서 일하든지 간에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드러났다. [133]

5, 공헌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낮은 수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결과가 아니라 노력 자체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은 조직과 상사가 그들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 그리고 당연히 해주어야 할 일에 신경을 쓴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가져야 할 권한을 의식한다. 그 결과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만다. [136]

공헌은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모든 조직은 세 가지 주요 영역에서 성과를 올릴 필요가 있다. 1) 직접적인 결과를 산출하고 2) 가치를 창출하고 재확인하면서 3)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그것이다. 만일 이 세가지 영역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썩어서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지식 근로자의 공헌 활동은 이 세가지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  [139]

지식 근로자가 실패하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새로운 지위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스스로 변신하는 능력의 부족 또는 의지의 결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까지 성공적으로 해왔던 공헌을 새로운 자리에서도 계속 이어가려는 지식 근로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공헌해야 할 대상인 목표 그 자체가 변화한다는 데에만 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공헌의 세 가지 영역간의 상대적인 중요성이 달라진다는 점에서도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 근로자는 어느새 잘못된 일을 잘못된 방법으로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비록 그 전의 일자리에서 하던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정확하게 그대로 계속하고 있다 해도 말이다. [142]

우리는 자기계발이 무엇인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특히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가 성취하고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성장한다. 만약 자신이 되고자 하는 기준을 낮게 잡으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만약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높게 잡으면, 그 사람은 위대한 존재로 성장할 것이다-일잔 사람이 하는 보통의 노력으로도 말이다. [150]

제3부, 프로페셔널의 자기 관리

6,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첫 번째 경험, 목표와 비전을 가져라. 두 번째 경험, 신들이 보고 있다. 세 번째 경험,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공부하라. 네 번째 경험, 자신의 일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라. 다섯 번째 경험, 새로운 일이 요구하는 것을 배워라. 여섯 번째 경험, 피드백 활동을 하라. 일곱 번째 경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라는가.

그리고 그때에 나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던지 간에 베르디의 그 교훈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를 더 먹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지만, 그렇지만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다짐했다. [157]

공부를 하면서 차츰 나만의 공부법도 개발하게 되었는데, 나는 지금까지도 그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년 이상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159]

그 이후로 나는 줄곧 여름만 되면 2주일간 시간을 따로 할애해서 지난 1년 동안 내가 한 일을 검토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내가 비록 잘 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거나 또는 더 잘 했어야만 하는 일을 검토하고, 그 다음에는 내가 잘 못한 일, 마지막으로 내가 했어야만 했는데도 하지 않은 일을 차례로 검토한다.  [161]

나는 그때의 대화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대화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늙어가면서 그 대답을 바꾸어야만 한다. 그것은 차츰 성숙해 가면서 그리고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바뀌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한 가지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67]

개인이 자기 계발은 그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다. 어디에서 일을 할지 결정하는 책임도 스스로 감당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이러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식 근로자는 긴 근로 수명 동안 계속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생산적인 사람, 그리고 성장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 [172]

7,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라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고 있다.-심지어는 그 점에 있어서도 제대로 아는 경우보다는 잘못 아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은 오직 자신의 감정으로만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전혀 할 수 없는 어떤 것은 물론이고, 약점을 바탕으로는 성과를 쌓아올릴 수가 없다.  [174]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피드백 분석이다.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스스로가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 두고, 9개월 또는 12개월이 지난 뒤 자신이 기대했던 바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보는 것이 피드백 분석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 피드백 분석을 해오고 있는데, 매번 그 결과에 놀라곤 한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피드백 분석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감하는 사실일 것이다. [175]

여기서의 행동 결론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 대신에 자신이 최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방식 또는 미미한 성과밖에 올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서는 안된다. [184]

8,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야말로 단 하나의 참다운 보편적인 조건이다.  [189]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비생산적인 활동들을 찾아내어 가능한 한 그것들을 제거해야 한다. [200]

반복해서 일어나는 위기는, 결국 우둔함과 나태의 징후에 지나지 않는다. [208]

9,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것 한 가지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집중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사람들은 중요한 것부터 먼저하고 그리고 한 번에 한가지 일만 수행한다. [215]

지식근로자의 노력을 집중시키기 위한 제1의 법칙은 더 이상 생산적이지 않은 과거로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219]

그렇지만 정녕 해야 할 일은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과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지식 근로자가 그렇게도 적은 이유는 2차 순위-즉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될 과업-를 결정하고 또 그것을 지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223]

우선 순위 결정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법칙들을 결정하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용기이다.
*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판단 기준을 선택하라.
*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 초점을 맞추어라.
* 자신의 독자적인 방향을 선택하라-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에 편승하지 말라.
* 무난하고 쉬운 목표보다는 확연한 차이를 낼 수 있는 높은 목표를 세워라. [224]

제4부, 프로페셔널을 위한 몇 가지 기초 지식

10, 효과적인 의사 결정 방법

상상력은 도전과 자극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상력은 다만 하나의 잠재력으로서 사용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252]

효과적인 의사결정자는 결정하거나 아니면 결정하지 않는다. 어중간한 결정은 하지 않는다. [257]

11, 조직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우선,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사람은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소위 커뮤니케이터, 즉 무언가를 전달하는 사람이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무언가를 외친다고 하자,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듣는 사람이 없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없는 것이다. 단지 의미없는 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지각하는 행위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제1원리이다.  [263]

12, 정보 중심 조직의 특성

전통적 조직은 기본적으로 명령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명령의 흐름은 위에서 아래로만 이루어진다. 반면에 정보 중심 조직은 책임에 기초한다. 정보의 흐름은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식으로 순환적이다. [276]

13,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하는가

정말이지, 카리스마는 리더들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그것은 그들을 융통성 없는 존재로 만들며, 자기 자신을 절대로 오류를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로 확신하게 만들며, 계속해서 새롭게 변화할 수 없도록 만든다.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모택동이 그 생생한 증거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헛된 실패를 맛보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그가 일찍 죽었기 때문이라는 말은 고대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상식으로 통한다. [282]

리더의 첫 번째 과업은 분명한 소리를 내는 나팔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에 두 번째로 필요한 사항은, 리더는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마지막 요건은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다. [283]

14,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

효과적인 사람은 결코 “그 사람이 나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서는 안된다. “그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결코 해서는 안된다. 그의 질문은 언제나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가 아주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효과적인 사람은 인력배치를 할 때 한가지 중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지,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을 찾아서는 안된다. [290]

15, 경영혁신의 원리와 방법

하지 말아야 할 일. 1, 첫 번째는 무조건 독창적인 것만을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2, 다각화하지 말라, 분산시키지 말라,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이것은 꼭 해야 할 일인 한가지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3, 마지막으로 장래를 위해 혁신을 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현재를 위해 혁신하라. [305]

성공적인 혁신가는 보수적이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들은 위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311]

제5부, 자기 실현을 위한 도전

16,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라

그러나 지식 근로자는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일할 수 있다. 비록 온갖 사소한 불평들을 늘어놓기는 하겠지만, 지식 근로자는 여전히 맡은 바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또한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30세일 무렵에는 무척 도전적인 과업으로 여겼던 것이라도 50세가 되면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지겨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50세가 된 이후에도 20년 까지는 아니더라도 15년 정도는 더 일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데 있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317]

인생의 후반부를 설계하는 3가지 방법
1, 제2의 다른 경력을 실질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간혹 이것은 어떤 종류의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옮아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 인생이 후반부를 준비하는 두 번째 방법은 ‘병행경력(parallel career)’을 개발하는 것이다. 3, 마지막이자 세 번째 방법은 사회사업가가 되는 것이다. [318]

인생의 후반부를 관리하는 데에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생이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320]

지식 근로자가 자기 자신을 관리한다는 것이 곧 ‘제2의 주요관심사’를 개발하는 것, 그것도 일찌감치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세상에 자신의 인생에서 또는 자신의 근로 생활에서 심각한 역경을 겪지 않고 오래도록 살기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2의 주요 관심사’는-그저 또 다른 취미로 머물지 않고-완전히 다른 인생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321]

17, 교육받은 사람이란 누구인가

그렇다 할지라도 서구의 전통은 여전히 세계의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의 교육받은 사람들이 현재에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말이다. 미래 사회는 ‘탈(脫)서구’가 될 수도 있고, ‘반(反)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 사회는 ‘비(非)서구’가 될 수는 없다. [333]

18,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라는가

나는 오래 전에 만났던 최고의 치과이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내가 치료한 환자들이 죽어서 병원 안치대 위에 누웠을 때 사람들로부터 ‘이 사람은 정말 최고의 치과의사에게 치료를 받았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341]

우리가 수행하는 일은 반복적이다. 따라서 일하는 재미는 일 자체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그것은 일의 결과에서 찾아야 한다. 비록 현재의 일에 얽매여 있을 지라도 시각은 항상 높은 곳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싫증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과를 산출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로지 의미없는 현실에만 매달려 있는 셈이다. [348]

그런 다음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각자 자신이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자신이 존경하는 성공한 상사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이 아니다. 목표 달성에 관한 책들(내가 쓴 책들을 포함해서)에 나오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해서도 안 된다. 오직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때에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마치 지문처럼, 다른 누구와도 뚜렷이 구별되는 자기 자신만의 강점 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350]

아인슈타인은 교향악단에서 연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이올린을 잘 켤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만 있다면 노벨상을 포함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아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정 그에게는 완벽한 현악기 연주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양팔과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재능이 없었다. 그는 연주하기를 좋아 했다-그는 하루 4시간씩 연습했고 또 그것을 즐겼다. 그러나 바이올린 연주는 그의 강점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수학 문제 푸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오직 수학에서만 천재였다.  [351]

스스로 거듭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찾아보고 그 성공방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성공의 실마리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352]

스스로 거듭나기 프로세스를 계속 유지해 줄 수 있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는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가르치는 것, 조직 밖으로 나가보는 것, 낮은 직급에서 봉사해 보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이 뛰어나게 잘한 일에 대해 동료직원들 앞에서 어떻게 그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는지를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되면, 듣는 사람들도 배우지만 그 자신도 배울 수 있다.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이 아닌 다른 조직에 가서 시간을 내어 도와주는 것 역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353]

자기 자신을 스스로 혁신하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보건대, 그들은 자신이 기울인 노력의 결과들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이다. 어떤 점에서 보면, 그들은 자기중심적이고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을 마치 자신의 성장을 위한 영양분으로 간주한다.  [353]

나는 열세 살이 되던 해에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종교 과목을 배웠는데, 그 선생님은 진실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 선생님은 어느 날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는 죽은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물론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잠시 있다가, 선생님은 껄껄 웃으시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50세가 될 때까지도 여전히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봐야 할 거야.” [354]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이 질문은 우리 각자를 스스로 거듭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준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즉 자신이 앞으로 ‘될 수 있는’사람으로 보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행운아라면, 당신은 인생이 초반부에 필리글러 신부와 같은 도덕적 권위를 갖춘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 사람의 질문은 당신으로 하여금 살아가는 동안 내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354]


● 내가 저자라면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은 미래를 읽는 저자의 혜안과 함께 하지만 자기계발서로 보아도 틀리지 않다. 경영의 달인으로 불리는 ‘시대의 상징’ 드러커는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시대를 넘나드는 통찰, 개인과 조직의 혁명을 위한 조언, 실천적인 방법 등은 어느 하나도 버리기 아까운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독자로서 소화해내기에 아쉬운 부분들을 갖고 있다.

* 홍수에 떠내려가는
사회의 변화에서 시작해 지식노동자의 발현, 자기 관리, 자기실현을 위한 도전에 이르기 까지 400페이지의 책에는 정말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렇게 저자가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목소리는 너무 끊임없이 이어져서 독자를 지치게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할까? 독자에게 밀어 넣듯 하는 내용들은 후반부로 가면서는 정리하기도 쉽지 않아 혼란을 일으킨다.
- 책의 중간 중간에 독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과 호흡이 필요하다. 맛있는 음식이 첫 숟가락엔 충분한 맛을 제공하지만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맛의 감각은 떨어진다. 맛있는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포만감이 오는 순간부터는 진정한 맛을 느끼기 힘들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분량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잠시라도 배를 꺼지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시간이 없다면 주방장은 음식의 종류를 줄이더라도 고객이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적정한 양의 음식을 내놓는 게 낫다.

* 달리기에의 강요?
시대의 전환을 내세운 첫 부분의 신선함과는 달리,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압박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식노동자로 빨리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고, 더 늦기 전에 자기계발에 나서지 않으면 실패할 것 같은 압박감이다. 그것이 책의 목적일 수는 있지만 독자로서는 크게 달라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괴감만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저자는 그런 사람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저자의 생각일 뿐이다.
-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삶의 변화를 원한다. 독자들이 변화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알려준다고 저자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저자가 독자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 줄 알고,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드러커 같은 사람이 알려주는 것들이야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독자가 쫓기게 만드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 독자에게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숨통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 반복되는 문구들
적지 않은 400페이지의 책에는 반복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같은 챕터에서 앞에 서술해 놓은 내용을 후반부에 다시 축약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러한 반복은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강조의 느낌을 받기 보다는 독자의 피곤을 유발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의 세심함을 떨어뜨려 불성실한 책읽기를 만들기도 한다.
-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강조하려면 각 챕터의 후반부나 중간 중간에 내용을 축약해서 제시하는 게 좋다. 마치 내용 요약 같은 것인데 서술 형식으로 마냥 늘어놓는 것보다는 효과가 더 좋다.

* 개인을 위한?, 조직을 위한?
지식 노동자의 발현으로 시작해서 개인의 인생 후반부의 대비를 충고하는 차례는 당연히 개인의 자기계발(부제에 따르면 자기실현)에 대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책은 조직과 개인에 관한 내용이 뒤섞여 있다. 저자의 말처럼 지식노동자는 조직이라는 곳에서 일하게 되지만 책의 포인트가 분산된 느낌이다. 개인의 문제를 예시하며 출발한 책은 중간에 조직으로 초점이 이동되고, 후반부에서는 다시 개인의 문제로 돌아간다. 독자의 눈을 넓혀주기도 하지만 혼란을 주기도 한다.
- 책 자체를 개인을 위한, 또는 조직을 위한 내용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게 좋아 보인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 대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정이 아니라 확실한 하나로의 결정이 그것이다. 또는 책 한권에서 개인과 조직 부분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법도 있다. 두 부분의 조화를 말해주고 싶다면 각 챕터의 말미에 조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제시하는 게 좋아 보인다.

* 이론적이고 도식적이고 건조한 서술
책의 내용이 서술의 방식에 이미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너무 이론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서술의 방식도 매우 도식적이다. 마치 자기계발서의 공식을 보는 듯하다. 독자도 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읽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또 다르다. 이 책은 이러한 책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읽어나갈 때는 지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에 더해서 책은 너무 건조한 느낌을 준다. 서술의 방식과 구성의 방식이 그러하다. 오아시스가 별로 없는 사막을 걷는다고 하면 비슷할 것 같다.
- 사례의 제시에 있어서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것들이 필요하다. 저자가 많이 인용한 사례들은 중요한 경제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이기에 눈길을 끈다. 그러나 개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례들은 아니다.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한 사례를 주요 보조재로 사용한 방법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일반 대중을 위한 책이라면 그 사람들이 마치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례들이 필요하다. 책의 구성도 오아시스 같은 숲과 물이 필요하다. 사막을 건넌 사람은 생존력은 길러지겠지만 사막을 건너는 데 신경 쓰느라 그 사막이 어떤 모습인지 찬찬히 둘러보기는 힘들다. 

 

IP *.163.65.14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2 [26] 액티비티 과제 - 오쇼라즈니쉬 자서전 최지환 2008.10.20 2690
1691 [27] 액티비티 리뷰 -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2008.10.19 2045
1690 [58] 60초 소설 / Dan Hurley file [8] [1] 교정 한정화 2008.10.14 3132
1689 [24]피터 드래커 프로패셔널의 조건 [3] 2008.10.13 3217
1688 [25] 프로페셔널의 조건_피터 그러커 정산 2008.10.13 1809
1687 (22)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이한숙 2008.10.13 2525
1686 [25]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 [1] 현웅 2008.10.13 2377
1685 코끼리와 벼룩 -찰스핸디 [1] 이은미 2008.10.13 2493
1684 [23]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현정 2008.10.13 2202
1683 [25]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양재우 2008.10.12 2110
» [26]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2008.10.12 2342
1681 [25] 피터 드러커 자서전 - 피터 드러커 최지환 2008.10.12 2377
1680 [25]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촌년지혜 2008.10.12 2174
1679 [25] 성과를 향한 도전 - 피터드러커 [1] 거암 2008.10.11 4385
1678 프로페셔널의 조건 file 이은미 2008.10.07 3688
1677 [23] 피터 드러커 자서전 [2] 정산 2008.10.06 2751
1676 [24] 피터 드러커 자서전 [1] 현웅 2008.10.06 2588
1675 (21) 피터 드러커 자서전 - 피터 드러커 이한숙 2008.10.06 2944
1674 [24]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file 최지환 2008.10.06 2235
1673 [24] 피터드러커 자서전 - 피터 드러커 거암 2008.10.06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