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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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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2일 23시 43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중용>의 저자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 공급孔伋이라는  사람이 지은 것으로 믿어 왔다. 사마천의 <사기> 에서 자사가 <중용>을 지었다고 했고, 정현의 <예기목록>에서 자사가 <중용>을 지었다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용>이 <자사자>에서 취했다는 문헌도 있는데 <자사자>의 내용은 알 길이 없다. 어쨌든 이 <중용>을 자사가 지었다는 점은 크게 의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고증학이 크게 일어난 청대에 이르러서부터 자사 저작설에 이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고증학자 최술은 <중용>이 <맹자> 이후에 나온 것으로 거의 단정했고, 시인 원매는 <논어>, <맹자>에서는 산을 말할 경우 모두 '태산'을 들고 있음에 비해 유독 <중용>에서는 '화악'이 등장하는 점을 들어 자사가 저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나라 출신인 자사에게 그의 모국 영토 안에 있는 태산을 들지 않고 먼 곳의(진나라 장안 부근) '화악'(화산)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장안 유생이 이름을 빌려 저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견해는 근거가 탄탄하지는 않다.

이와 같이 자사 저작설은 청대부터 흔들리기 시작하여 현대의 호적, 전목 같은 학자들은 마침내 진, 한 사이 무명씨가 지은 것으로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 유력한 증거로 거론 되는 것이 <중용> 후반부에 나오는 "이제 천하를 통해 수레는 궤가 같고, 글은 문자가 같고, 예행은 차서가 같다"는 대목이다. 이 말은 자사가 살던 시대에는 해당되지 않는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후에야 가능한 일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견해를 절충한 제3의 견해가 있다. 현재 전하는 <중용>은 자사가 그 틀을 이루었고, 그 문파의 제자들이 완성한 것이라는 설이다. 다시 말해서 <중용>은 그 모두를 자사 한 사람이 지었다고는 볼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또 그 전부를 자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진,한 시대의 무명씨가 지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주장이다. 자사가 기초를 만든 것을 그 이후의 유학자들이 발전, 부연함으로써 마침내 현재의 <중용>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중용>이 한 사람의 저작이라고 보기엔 사상이 시대적으로 변화, 발전된 저작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견해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 전부를 자사가 직접 지은 것이 아니더라도 처음 기초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노자>, <장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 학파가 발전시킨 사상을 처음 주장한 사람의 이름만으로 부르는 풍조대로 '자사'의 저서로 기록된 듯싶다.

 

중용의 지위

<중용>은 <논어>, <대학>, <맹자>와 더불어 사서의 하나이다. 지금 단행본으로 전하는 <중용>은 본래 <예기> 49편 가운데 제31편으로 수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예기>에서 분리되어 별도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한대漢代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중용>은 일찍부터 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그 진가가 본격적으로 발굴되고 선양된 것은 송대에 이르러 성리학이 일어나면서부터였다. 특히 정이천은 <중용>의 가치를 크게 중시하고서 그의 형인 정호와 함께 <중용>의 내용을 깊고 진지하게 연구했다. 이 정씨 형제의 설을 계승, 발전시켜서 주희가 <중용장구>와 <중용혹문> 등을 저술하여 <중용>이 갖고 있는 깊은 뜻을 드러내 밝혔다.

이로부터 <중용>은 유교의 기본 경전으로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 동양 지식인들에게 오랫동안 읽혀 왔고, 유교 문화권에서 사상적 영향력이 컸다. 아직까지도 동양사상이나 한국사상을 이해하는 데 빠져서는 안될 책이다. 얼마전 도올 김용옥의 <중용>에 대한 EBS특강과 MB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서문을 장식한 <중용, 인간의 맛>이란 책이 대중의 관심을 끈 것도 우리 시대에 이 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 귀

중용, 이동환 역해, 현암사, 2008

보라색 : 본문

검은색 : 주석

파란색, 빨간색 : 강조

 

하늘과 사람의 관계, 천인론

19. 1. 하늘이 내려 준 것이 성性이요, 성에 따르는 것이 도道요, 도를 마름하는 것이 교敎다.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나니, 떠날 수 있으면 도가 아니다.

 ☞ 중용의 첫 시작, 이 문장으로 중용 및 유교의 틀을 이해할 수 있다.

21. 성性 은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이 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본바탕을 뜻한다.

25. 맹자 <고자>, "인의예지는 찾지 않아서일 뿐이지 나의 속을 들여다보아 찾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얻을 수 있다."

 ☞ 이 생의 목적은 참된 자신을 찾는 것

26. 맹자는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본래의 가치와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 인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자를 '스스로를 해치는 사람' 또는 '스스로를 버리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29. '당당하게 서서 스스로 자기의 존재와 인격을 지키는' 주체적 강자로 굳게 긍정하고 자기 완성, 자기 실현의 모든 능력과 책임을 오로지 인간 자신에게 돌렸던 것이다.

  ☞ 유교적 정통적 인간관 : 자기계발, 자기실현의 바탕이 되는 철학이 될 만하다.

31. 상제, 즉 '천'은 왜 좀 더 세련되고 강력한 모습으로 승화되어 기독교의 여호와와 같은 신으로 군림하지 못했을까?

33. 유교에서는 인간을, 처음부터 신에게서 긍정의 바탕을 받아서 출발한 존재로 본다.

35. 유교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신을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일이다.

 ☞ 신 중심의 중세철학이전의 르네상스적 인간관이 아닌가.

41. <논어>에서 공자는 "신을 제사하기를 마치 신이 계시는 듯이 하셨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계시는 듯이 여긴 것'뿐이지 '실지로 계신 것'이 아니란 말이다.

 ☞ 제사는 비종교적 의례라는 뜻

43. 유교는 휴머니즘이다. 그것은 인본주의요, 인도주의요, 인문주의다.

45. 끊임없이 깨닫고 실천해 가는 자기 내면의 본성, 바꾸어 말해서 자기 본연인 '인仁 '으로, 이것이 곧 '천명'이다.

47. 인간이 걷는 길, 높고 먼 데에 이르는 길은 낮고 가까운 데서부터 비롯된다.

 ☞ 가장 가까운 관계, 가족. 나의 화두. 그래서 내가 이책을 읽고 있구나.

48. "도는 내 몸 밖의 것이 아니다"고 보는 것이 유교의 일관된 입장이다. 그래서 공자 이래로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것'과 '자신을 돌아볼 것'을 강조

49. '교' : 스스로 '도'를 적절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북돋워 주고 도와 주는 일련의 체계다.

52. '중'은 모자람이나 넘침이 없다는 뜻이요, '인심'과 '도심'의 물리적 중간이란 의미는 아니다.

 ☞ 무슨 의미일까? 물리적 중간이 아니라,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적절한 '중' /78~79페이지 참고

53. 남들에게는 은밀하고 깊숙하며 미세한 그것이 자신에게는 더욱 드러나고 뚜렷하지 않을 수 없다.

55. 논어 <안연> "내면을 살펴보아 병될 흠이 없는데 대체 무슨 근심이며 두려움인가!"

 

56. 2.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의 감정이 아직 움직이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움직여서 다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65. '중화'의 덕은 조화를 이루는 기틀이다. 때문에 이 '중화'의 덕은 기실 낳고 기르는 원리인 것이다. 왜냐하면 일체의 생은 조화를 얻어야 비로소 나고 자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생, 자연의 원리를 조화로 보았구나. 이는 도가와도 같은 시선인듯.

68. '중화'의 덕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한 측면에만 집착하는 데서 벗어난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것은 모두가 하나 되는 대동大同의 경지로 나아가려는 자세이다.

69. 움직이게 되어서는 한가지 일도 '화'하지 않음이 없으면 나의 기가 순조로워서 천지의 기도 순조롭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빈틈 없이 가득 차고 기꺼이 서로 통하여 만물이 길러진다.

 ☞ 일단 자연스럽게 움직이라는 의미도 있다. 멈춰서 있지 말고 움직이라. 기가 통하리라. 주석에서는 이 본문에 대해 '신비주의적 색체'를 띤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사람의 길, 중용론

75. 이천 <이정유서> '중'이라 하고, 바뀌지 않는 것을 '용'이라 한다. '중'은 천하의 바른 길이고, '용'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이다."라고 했다.

75. 주희에 이르러 '중용'은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아, 지나침도 미치지 못함도 없어 고르고 한결같은 도리"라고 정리된다. 그리고 그는 "하늘이 부여한 당연한 이치로서 정미함의 극치"

77. '때에 맞춤'이란 행위 주체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되, (도덕적으로) 가장 타당하게 대응함을 뜻한다.

 ☞ 개인적으로 '도덕적으로'란 말은 유교적 편견이 들어간 말이 아닌가 싶다. 유교에서 예의범절과 도덕적 규범이란 이름의 허례허식, 가부장적 권위의식을 걷어내고 봐야 제대로 유교를 현대에 적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78. 그런데 '중'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 '중'은 시간에 따라 다르고, 공간에 따라 다르며, 만나는 사물에 따라 다르다.

79. 어느 공간, 어느 시간, 어느 사물에든 다 그에 대응하여 항상 그 '중'에 처해 가는 것이 바로 '수시처중'이다.

80. 형수의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도리다. 그런데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형수를 눈앞에 두고서 형수의 손을 잡지 않는다는 그 한 가지 도라만 고집한다고 가정해 보라. 형수의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중'이라면, 손을 잡고 건져 주는 것도 역시 '중'이다.

84. <채근담> : 군자는 사물이 오면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사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나니.

86. 향원에 대한 이야기 : 안이한 절충이나 타협 따위를 '중용'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중용'을 잘못 이해한 것. 오히려 그것을 배제하고 나서는 것이 '중용'의 정신이다.

 ☞ 향원은 본래 한 고을에서 모두가 착하고 얌전하다고 일컫는 자이다. 그런 그를 공자는 가장 기피하고 배척할만한 인간형으로 삼았다. 세상을 살면서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에 들도록 처신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누구하도근 교묘하게 어울리며 마찰이나 충돌 같은 건 일으키지 않는다. 겉으로 보아 무척 원만한 인품의 소유자로 보인다. 온 고을에서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거나 배척받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림을 받고, 스스로도 자신의 처세에 만족한다. 향원은 한 마디로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요 팔방미인형으로 세속에 아첨하는 무리에 불과할 뿐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감쪽같이 나쁜 짓을 해치울 자는 이런 인간형이다. 향원과 같은 부류들처럼 안이하게 타협하고 절충함은 사이비 '중용'이다.

91. 3. 지나침과 못 미침의 폐단 : 훌륭한 자는 지나치고 못난 사람은 미치지 못하는구나.

92. 지혜로운 자의 폐단은 높고 먼 것만 바라보고 세세하게 파고들어 이론적으로 아는 데에만 치우쳐서 일상적인 일들을 하찮게 다루고 '중용'의 '도'가 너무 평범해서 행할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데에 있다. 더구나 어리석은 자는 앎에도 못 미치고 행할 바도 알지 못한다.

 ☞ 일상적인 일들과 높은 것을 지향하는 일들 사이의 조화가 필요하다.

97. 참다운 지혜는 평범한 일상에 뿌리박고 있으면서 실행을 동반한다고 보아 왔다.

99. 인간의 평범한 일상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순

 ☞ 그 경지가 어떤 것일까. 잘 그려지지 않는다.

112. 부귀하게 되면 마음가짐이 변하고, 빈천함에 굴복하여 지조를 바꿈은 근본적으로 욕심이 빚어낸 결과이다.

113. 나라에 바른 '도'가 행해지지 않을 때에는 죽어도 지조를 바꾸지 않음은 동양 선비들의 전통적인 저항 정신. 공자와 맹자 둘 다 근본적으로 현실에 저항하는 입장에서 출발했다.

 ☞ 유교의 시작은 저항정신이 강해 건강했다.

118.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 주지만, 정직은 그런 가운데에서 실행된다."

120. 적어도 유교에서는 인간이 인간의 길을 가는 것을 어떤 대가나 보상,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고 보지 않는다. 한 포기 화초가 꽃을 피움으로써 그 생의 의미를 완성하듯이 인간이 인간의 길을 가는 것 자체로서 삶은 이미 순수하고 충족된 해결에 도달한다고 보는 것

 ☞ 중용은 참 아름다운 경전이구나.

 

우주적 삶의 대원칙, 도론

126. 1. 솔개는 하늘에서 날고, 고기는 못에서 뛰어 오르누나

군자의 도는 평범한 남녀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 나가지만 그 궁극적인 경지에 이르면 천지에 나타난다.

127. 남자와 여자가 가정을 이룸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람의 길이라서 비록 어리석고 못난 사람이라도 알고 행할 수 있으나, 그 끝간데에 대해 말하며 아득히 큰 천하와 셀 수 없이 많은 사물 가운데는 성인이라도 다 알지 못하고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게 된다.

 ☞ 모든 것이 가정에서 시작된다로 이해해도 되려나.

132. 2. 공자왈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나니, 사람이 도를 행한다면서 사람에게서 멀리한다면 도일 수 없다. "

133. 아무리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이 현실 세계에서 인간이 만나는 하나 하나의 구체적인 시공간들은 그 하나 하나가 다 인간이 자신의 삶을 펼치는 충실한 장으로서 존재한다. 때문에 평범하고 일상적이라고 하여 그것들을 가볍게 보고 멀리할 수 없다. 그 하나 하나의 구체적인 시공간들을 충실하게 영위해야만 온 삶이 충실히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135. 이율곡, 물은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나거나 둥글게도 되며, 검거나 희게 보이기도 하는 등 온갖 모양과 색깔을 띠지만 물 그 자체는 언제나 하나의 물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각자의 개성에 관계없이 인간으로서의 그 '성'은 언제나 공통이며 보편이라고 하였다.

136. 3. 남이 나에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나 또한 남에게 하지 말라.

137. 공자 : "삼아! 우리의 '도'는 하나로 꿰느니라.

      증자 : 예 / 공자가 나가자 다른 제자들이 물었다. "무슨 말씀이오?",/증자 :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용서할서)'일 뿐이다.

 ☞ 석가와 가섭의 이심전심

147. 5. 부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 부귀에 맞게 처신하고, 빈천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 빈천에 맞게 처신하고... 군자에게는 어디에고 들어가 자득하지 못할 데가 없다.

148. 자기 삶이 지닌 본분을 충실하게 실현해 간다는 점에서 보면 부귀,빈천,이적, 환난 그 어떤 시간과 공간도 모두 자기 삶의 본분을 충실히 실현해 가는 바탕이 된다.

149. 6. 공자왈 "활소기는 군자의 태도와 닮은 데가 있다. 과녁의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면 돌아보아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151. 평탄: 부귀, 빈천 같은 것은 운명에 맡기고 그것을 얻기 위해 근심하고 번민하지 않는 낙천적인 인생 태도,  반대로 소인이 "위험을 행하여 행운을 바람"은 자기 것이 아닌 것, 즉 자기 밖의 것을 탐하여 스스로를 상실하고, 항상 요행을 노려 잔꾀를 부리거나  투기하는 태도를 말한다.

152. 7.

처자가 서로 어울림이

거문고를 타는 듯.

형제가 진즉 뜻 맞아

즐거웁고도 즐거웁나니.

너의 집안 화목케 하며

너의 처자 즐거우리라.

공자왈 " 부모는 참 편안하고 즐거우시겠다"

153. 실천 철학인 유교가 항상 중시하고 출발의 바탕으로 삼는 것은 '낮고 가까운 것'이요, 그 낮고 가까운 것은 가정 윤리가 중심이 된다. 우선 가정에서 가족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사회에서도 원만한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

161.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신을 제사하기를 신이 바로 존재해 있는 듯이 했다"는 '여재'의 태도

162. 제사란 죽은 사람을 그리는 정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정감으로는 참말 신이 와서 먹는 것 같고 마시는 것 같아서 죽은 사람을 그리는 자기 마음에 위안을 얻게 된다.

169. 9. 하늘이 만물을 낳음에 있어 반드시 그 본질이 취하는 성향대로 북돋워 준다. 그러므로 뿌리를 뻗고 자라는 자는 더 튼튼하게 해주고, 기울어지는 자는 자빠뜨린다.

 ☞ 시크릿! 원리를 설파하는 구나. 가진자는 더 갖게되고, 없는자는 더 없게 되리라.

175. 한마디로 인간이 최대한으로 노력하면 운명을 최대한 극복할 수 있지만, 운명 그 자체가 지니는 최후의 섭리에는 미칠 수 없다고 보았다. '사람이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187. 예제는 그 '관계'의 밀접도가 나타내는 친소의 정도에 따른 것으로서, 혼동과 혼란을 정리하여 생활에 질서를 구현하고, 생활의 정신적인 내용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데 하나의 형식미를 부여함으로써 그 내용을 보다 바르고 높게 표현하자는데서 출발하였다.

 ☞ 출발한 정신은 좋구나, 허나 '법이 오래면 폐단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194. 15. 죽고 없는 이 섬기기를 살아 있는 이 섬기듯 하는 것이 지극한 효이다.

195. 그 아버지가 품었던 뜻, 가졌던 정신, 그리고 끼쳐 준 사적, 이런 것들을 아들이 함부로 고치지 않고 지켜 나가는 것이 그 아버지에 대한 효임을 지적한 말이다.

 ☞ 이래서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뿌리내리는 구나.

196. 앞선 세대에 대한 부정, 반동, 그리고 개혁을 불효로 인식해 온 사고방식이 동양 유교권에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하게 만든 하나의 요인. 그러나 좋은 의미의 문화적 전통주의가 형성되는데도 영향

 

쉼이 없는 진실, 성론

205. 1. 무릇 정치는 포로蒲蘆다.

 ☞ 정치의 빠른 효능을 성장이 빠른 갈대의 성질에 비유한 것, 정치의 빠른 교화성

208. 토질이 식물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듯 통치자의 덕이 정치의 효능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도 빠른 것, <맹자>, 공자가 덕이 퍼지는 것은 역마를 통해 명령을 전달하는 것보다 바르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209. 정치의 성패는 사람에 달렸다. 사람을 선택함은 자신으로써 하고, 자신을 닦음은 도로써 하며, 도를 닦음은 인으로써 한다.

211.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교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간성이 '인'

212. 애정,정감을 중시하여 개체와 개체의 내면 세계가 서로 교통할 수 있게 하는 인간성, 그것이 '인'이다.

212.. 유교가 출발부터 개인주의를 배제하고 있음은 이 '인'자 하나를 통해서도 넉넉히 알 수 있다.

 ☞ 절대적인 '관계론'이로구나. 개인이 없구나. 그것은 현대에 와서는 문제가 된다.

213. '인'을 실천하는 데 가까운 사람에게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먼 사람에게 미친다는 유교의 주장은 인간에게 있는 자연한 현상. 그 정도의 차이 같은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출발했다는 점이 하나의 강점일 수 있다.

 ☞ 자기 자식에 대한 정과 남의 자식에 대한 정에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217. 유교의 예에는 상한선후 등의 차별관념이 크게 작용하는데, 이것은 바로 우주를 파악한 소박한 질서관이 그대로 의식, 무의식에 고착화된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222. 이 '관계'의 전개가 곧 인간의 삶의 전개요, 그 관계의 실현이 삶의 실현이다. 이 관계의 전개와 실현을 통해서 개개의 인간은 스스로의 세계를 이룩해 나가는 동시에 그 세계의 주체로서 자기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열어 보이는 것이다.

 ☞ 삶은 관계다. 어찌보면 절대적 진실인 듯. 그러나 주체적인 개인의 세계와 관계의 세계 간의 긴장은 언제나 있다. 개인과 세계와의 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냐, 아니면 뭉뚱그려 '관계'가 개인의 세계라고 크게 볼 것이냐는 불분명하다.

223. 인간에게 주요한 것은 인간 관계이고, 그것을 실현하게 하는 근거로서 지,인,용의 세 '달덕'을 제시하고 있다. ... 궁극적으로 '성誠 '에 귀결된다.

223. 誠성, 핵심은 진실에 있다. 진실이기 때문에 속임이 없고, 망령되지 않으며, 멈추지 않게 된다... 성이 없으면 거짓과 허망의 세계로 떨어지고, 그러한 세계에선 아무것에도 실재는 없다는 말.

227. 선천적인 자질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극복하는 길은 '쉬지 않는 진실' 바로 성誠 이라는 말이다.

228. 공자왈 "배우기를 좋아함은 '지'에 가깝고, 힘써 행함은 '인'에 가깝고, 부끄러워 할 줄 앎은 '용'에 가깝다.

231. 7. 날로 살피고 달로 시험하여 급여를 성과에 맞게 함.

 ☞ 다스림의 아홉 가지 상도와 성 중 하나(그 하나는 誠이다.)

233. <중용>은 제왕학의 성격을 띄고 있다. 제왕의 자리에 오를 자를 표준으로 내세워 주로 그들을 위한 이론, 그들에게 필요한 이론들을 펼치고 있다는 말이다.

 ☞ 현대로 치면 리더를 위한 학문

235. 주희 "그 내면을 순일되게 하지 않으면 외면을 제어할 수 없고, 그 외면을 한결같이 간추리지 않으면 내면을 수양할 수 없다."

238. 8.  모든 일은 미리 정해지면 이루어지고 미리 정해지지 않으면 폐하게 된다.

239. 언,행,사 그리고 도는 먼저 진실에 바탕해야 성립될 수 있다.

240. 9.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으리라.

243. 10. 진실함은 하늘의 도이고 진실해려고 함은 사람의 도이다.

 ☞ 매순간 사람의 도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244. 반드시 선을 선택한 뒤에야 선에  밝을 수 있고, 힘쓰지 않고 맞을 수는 없으니 반드시 굳게 잡은 뒤에야 자신을 진실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도'이다.

246. 존재의 근원은 하늘이요, 하늘의 본질은 '誠'이요 그 '성'에 도달하는 것이 인간 삶의 최고 형태라고 보았다.

247. 인간도 이 하늘의 자기 실현의 결과로서 생겨났다.

 ☞ 뉴에이지적 사고, 미국식 영성

249. 11. 배우지 않는 경우는 있을지언정 배울 바엔 능숙해지지 않고 서는 그만두지 않고,... 생각할 바에는 깨닫지 않고서는 그만두지 않고,... 행할바에는 독실해지지 않고서는 그만두지 않고,... 남이 한 번에 잘할 수 있다면 자신은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잘할 수 있다면 자신은 천 번을 할 일이다.

252. 널리 배움, 자세히 물음, 신중하게 생각함, 분명히 분별함, 독실히 행함은 '성'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규범의 의미를 지닌다.

255. 13. 천하의 '지성'이라야 자기의 '性을 다할 수 있다. 자기의 성을 다할 수 있으면 사람의 성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성을 다할 수 있으면 만물의 성을 다할 수 있는 것다. 만물의 성을 다할 수 있으면 만물을 낳고 기르는 천지의 일을 도울 수 있고, 만물을 낳고 기르는 천지의 일을 도울 수 있으면 천지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257. 인간이 실현 하는 인은 바로 '천지가 만물을 생성시키는 마음'을 받은 것

258. 14. 誠성하면 나타나고, 나타나면 뚜렷해지고, 뚜렷해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다른 이를 움직인다. 움직이면 변하고, 변하면 화化 하나니, 오직 천하의 지성이라야 화하게 할 수 있다.

260. 15. 앞날에 화와 복이 다가오려 하면 '선'을 반드시 먼저 알며, '불선'을 반드시 먼저 안다. 그러므로 지극한 진실은 신과 같다.

266. 사물과의 진정한 교섭은 그 주체자의 내적 자세가 진실일 때에만 가능하다. 진실이 없으면 교섭하는 행위가 있어도 교섭의 실질은 없다. 가령 효라든가, 우애, 또는 부부 간의 애정이라든지 붕우 간의 우정 등을 행할 때, 그 주체자에게 내면적 진실이 없다면 그저 하나의 행위만 있을 뿐 시질 내용은 없다. 거기에 효, 우애, 애정, 우정은 없다는 말이다.

267. 인과 지는 성性 의 고유한 덕으로서 그것은 주체적인 내면의 나와 객관적인 외물을 하나로 합치는 '도'라고 했다. 이 내아와 외물, 즉 주체와 객관이 합일될 때 '중용'의 '도'는 극치를 이룬다. 그래서 "때에 맞게 행동하여 마땅하게 된다"고 했다.

268. 17. 넓고 두터움은 만물을 싣는 것이요, 높고 밝음은 만물을 덮는 것이요, 멀고 오램은 만물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270. 18. "그 되어짐이 성일불이 誠一不貳하여 만물을 생성시킴이 헤아려지지 않는다" 천지의 도

273. 인간이 스스로의 삶을 발전시켜 가고, 사물을 완성시켜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誠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274. 19. "하늘의 명은 아아 심원하여 그치지 않나니."

 

인도의 완성, 성론聖論

282. 자아와 대상은 항상 어떤 식으로든 관련되어 있고, 인간의 생은 이 상호 관련 속에서 전개된다. 때문에 생의 완성을 위한 인간 수양의 문제는 결국 내부의 자아를 향한 '존덕성'과 외부의 대상을 향한 '도문학'의 두 과정에 집약된다. 양자는 물론 상호 교섭하는 가운데 진행된다.

283. 지극히 넓고 크게 하면서도 지극히 정밀하게 하고, 지극히 높고 밝으면서도 '중용'을 좇고, 옛것을 익혀 새 것을 알며, 돈독하고 두터이 하여 예를 존중하는 것들은 다 '존덕성', '도문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286. 2. 공자왈, "우매하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기를 좋아하며, 비천하면서 자기 뜻대로 독단하기를 좋아하고, 지금 시대에 태어나서 옛 도로 돌아가려 하는 , 이러한 사람은 재해가 그 몸에 닥칠 자이다."

 ☞ 급진적이다. 변화를 주도한다. 유교에 대한 선입관을 깨라.

287. '시중'의 시대적 의미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주견 없이 시대 조류에 영합하고 편승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역시 전통에 근거한 온건한 적응을 의미한다.

 ☞ 약간은 보수적이다. 급진과 보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또 중용이런가.

294. 5.  군자의 도는 자신에게 바탕을 두고 민중에게서 증명하고, 삼왕에 상고해 보아 그릇됨이 없고, 천지에 세워보아 배치되지 않고, 귀신에게 물어 보아 의심이 없고, 먼 훗날의 성인을 기다려서도 의혹받지 않는다.

297. 자신이 몸소 인간 정신을 깊이 깨닫고 자기 수행을 통해 얻은 결과의 구현이어야 함을 말한다. "군자의 도는 자신에게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297. 민중에게서 유리된, 보편적 '인성'을 배리하고 세워진 법이 행해지기 위해선 많은 역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민중의 삶은 완성이 아니라 저해를 받게 된다. 입법 결과가 여기에 이르면 정치는 하나의 무의미한 영위일 뿐이요 정부는 유해한 집단일 따름이다.

301. 어는 특정한 시대를 살고 갔으면서도 그들은 인간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를 깊이 깨달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말과 행동은 바로 그 진리를 구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304. '천도'에 근거한 '인도'를 몸소 인식하고 구현한다는 것, 여기에 유교의 모든 과제가 집중된다.

306. 8. 만물은 함께 자라면서도 서로 방해되지 않고, 도는 아울러 행해지면서도 서로 위배되지 않는다.

309. 존재를 존재이게 하는 형상적인 근거 '개울물',  첫째는  흐른다는 것, 둘째는 그치지 않는다는 것, 셋째는 천만 갈래로 흐르되 맥락이 분명하다는 것

 ☞ 흐름, 그침이 없는 지속, 질서

310. 하늘이 내려 준 '성'은 인간에 내재하는 사물을 이루어가는 근원이요, 그 사물을 이루어 줌은 '성'이 발현되 '도'에 의거하여 행해진다.

312. 9. 명성이 중국에 넘치고 야만의 지역에까지 뻗쳐서 배,수레가 이르는 곳과 사람의 힘이 통하는 곳, 하늘이 덮어 있는 곳과 땅이 실어 있는 곳, 해/달이 비치는 곳과 서리,이슬이 내리는 곳에, 모든 혈기를 지닌 자가 높이고 친애하리나, 그러므로 일컬어 "하늘과 짝한다"고 하는 것이다.

 ☞ 중화주의, 전 세계를 아우르고자 하는 그 큰 뜻이 보인다.

318. 11. 군자의 도는 어두워 보이나 날로 빛나고, 소인의 도는 밝아 보이나 날로 사그라진다.

320. 유교는 객관적 대상을 지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고 해석해 가는 그런 철학이 아니라 주체적 실천을 강조하는 행동 철학이다.

321. 스스로의 충실은 스스로의 충실 그 자체일 뿐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가에는 개의치 않는 태도여야 함

322. "먼 것은 가까운 데서 비롯됨'이란 저쪽에 나타나는 것이 이쪽, 즉 자신에서 말미암는다는 것이요, '바람은 그 일어난 곳이 있음'이란 외면으로 드러나는 것은 내면에 근본하고 있음이란 말이요.'미세하고 가려 있는 것은 밝게 드러남'이란 내면에 있는 것은 겉으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자신을 위하는 마음, 다시 마래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여 의지하지 않는 마음을 지니고, 또 이 세 가지를 알면 무엇을 삼가야 할지를 알아서 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335. 통치자가 지닌 덕에 감화되어 천하가 저절로 다스려짐

337. 16. 덕은 가볍기 터럭 같은 것 / 그러나 터럭은 아무리 가벼워도 비교될 여지가 있다. / 상천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 / 이렇게 되어야 궁극에 도달한다.

339. "하늘이 내려 준 것이 성이요, 성에 따르는 것이 도요, 도를 마름하는 것이 교"라고 한 데서 제시된, '천'에서 '교'로 나아가는 이 하향도를 돌이켜 '교'에서 '천'으로 복귀해 가는 상향도가 되고, 그 '천으로 돌아감은 '신독'과 '성지誠之' 를 통해 이루어진다. '천'은 유교에서 인간의 출발점이 되는 원초이자 동시에 돌아가야 할 궁극이다.

 ☞ 마지막 가르침. 그윽하고 깊구나.

 

오늘날 우리에게 <중용>의 의미, 이동환

349.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이 지속되는 한 대재난의 도래는 여전히 그 시간의 더디냐 빠르냐의 문제로만 남을 뿐이다.

350. 전지구적으로 관철하는 하나의 세계 체제로서 인류가 그것에 포로로 잡히게 된 공룡과도 같이 위압적이고, 내면의 에토스로 보면 인류 개개인에게 욕망의 무제한적 추구와 향유의 달콤함이 아편과도 같이 유혹적인 이 자본주의를 극복한다는 것은 이제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352. 인간의 물질욕과 지구 조건의 역비례 관계 , 즉 자연의 소화 용량에는 절대 한계가 있는데 인간의 물질욕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

352. 궁극적으로는 공동체주의로 귀결될 이념밖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353. 절제가 공동체 구성원의 주체적, 자각적 동기로 수행되도록 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고구考究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355. 사회주의의 경우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주체보다는 공동체의 외적 집단성에 주안을 두고 있음에 대하여 도학은 개별 주체의 타존재자들과의 내적 관계성에 주안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356. 도학에서의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그 자체가 목적인 세계이고 우주다. 그리고 타존재자들과 화합하려는 욕구가 그 중심 내용인, 인간으로서의 '존재론적 욕'의 충족으로 희열 곧 행복을 얻고, 인욕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내적 자유를 누린다. 이것이 자연물까지도 포함하는 타존재자들과의 내적 관계성에 중점을 두고서야 그 인간 주체가 성립되는 도학적 주체의 자기 실현이다. 그러므로 도학에서는 개인 주체의 행복 획득 내지 자기 실현이 공동체의 화합 달성과 대립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접합 관계에 있게 된다.

358. 우리는 개개인의 자본주의적 자아 작동을 해체하고 이의 극복을 겨냥한, 존재론에 입각한 주체를 새로이 수립하면서 기성의 사회주의가 가진 강점으로 구성되는 틀에 비폭력적 혁명적 역량을 충전하기 위한 모색의 일환으로 도학을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359. 도학 이념에 입각하여 개념, 명제 등을 차근차근 사색하며 깊이 자기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이 최상의 체득의 길임을 지적해 둔다.

 

 

 

3. 내가 저자라면

<중용>의 체계

<예기>의 1편으로 전해졌던 <중용>은 전체의 내용으로 보아 원래 2편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 확실한 듯하다. <예기>에 수록될 때 2편이 1편으로 통합된 것이라 보는 견해이다. 근래의 학자인 서복관 교수는 <중용>은 본디 상편(1~36장)은 자사가 직접 지었고, 상편 내용을 발전시킨 하편(37장~끝)은 그 학파에서 지은 내용이라는 견해가 있다. 또 다른 견해는 단편적으로 나뉘어 있던 장과 절들이 예기에 수록될 때 정리되었다고도 한다. 풍우란은 <중용> 1~2장과 후반부 37장~끝장은 같은 성격으로 나머지 3~37장과 서로 구별된다고 했다. 이렇게 차이는 있지만 대게 중용이 최소한 두 가지 성격으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게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중용>의 사상

<중용>은 지은이가 누구든 간에 유교 사상의 정수가 담긴 하나의 보전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역전>과 함께 유교 사상의 철학적인 해명을 꾀한 것으로서, 후세 성리학을 열어 준 기틀이 된 책이다. 우주론적인 근거와 배경에 바탕을 두고 인간 문제를 설명해 나갔다. <중용>은 성선론에 바탕한 천인합일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래서 '천'으로 시작하여 '천'으로 끝맺는다. 첫머리에서 "하늘이 내려 준 것이 '성'이요, 성에 다르는 것이 '도'요, 도를 마름하는 것이 '교'다"라고 했다. 인간을 최고 가치의 실제인 '천'으로 그 근원을 삼고 있으며, 맨 끝에 가서는 '성'을 종합적으로 완벽하게 체인體認 하여 천명에 도달하는 것을 "하늘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고 한 시구를 이끌어 설명하고 있다. 이에 아울러 그 '성'을 체인하는 길로서 내면에의 성찰과 엄숙을 의미하는 신독이 역시 첫머리에 제시되고 끝에 가서 강조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인성' 본연의 상태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는' '중中 '으로 보고 그 구현으로서 '화和'를 논하고 있다. 후반부에 가서는 "성誠은 하늘의 도요, 성誠해지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라고 하여, '성'을 중심으로 전반부의 내용을 포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성誠은 사물의 처음이요 끝이니 성이 있지 않으면 사물은 없다"고 하여 우주와 인간의 모든 것을 성에 귀결 시키고 있다.  그 '誠'은 곧 덕의 최고 형태인 '성聖'에 직결되어 '성聖에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역과 해를 단 이동환은 <중용>의 내용을 천인론, 중용론, 성誠론, 성聖론으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중용>의 개인적 의미

다양한 <중용>을 다룬 책들 중에 현암사의 고전시리즈인  이 <중용>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다른 시대적 견해와 적용이 섞이지 않은 원문을 그대로 담은 책을 원했기 때문이다. '원전과 뜻풀이로 읽는 유학 사상의 진수'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주희 장구본 원문의 순서대로 해석을 먼저 싣고, 주석, 뜻풀이한 내용이다. 기타 저자의 해석이나 견해가 최소한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차례에서 보는 대로 대, 소 단락을 짓고 각기 적당한 제목을 붙여 이해를 도왔다. 직역 위주로 풀었으나 경우에 따라 의역을 채택했고 재래식 토를 현대 문법에 맞게 수정해서 읽기에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다.  

<중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현대인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의 내용으로 풀어낸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이란 책도 있다. 김용옥은 중용의 정신을 '하늘의 명령은 일상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해석해서 일상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와 자세에 인간의 길이 있고, 인간의 힘이 나오고, 인간의 맛이 느껴진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재해석된 책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대적으로 이해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 원문과 뜻풀이만을 먼저 읽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내 삶에서 유학의 경전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은 시대적 저항 정신을 중요시 했던 나에게는 고리타분한 정신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항을 넘어 일상적 실천과 현실 체계의 중요함을 느끼는 요즘은 새롭게 관심이 가는 경전이 되었다. 특히 <중용>은 나의 화두인 '조화'를 그 제목에 내포하고 있어 더욱 끌림이 있는 경전이었다. 그래서 지금 기회에 <중용>을 선택해 읽게 되었다. 그리고 유학의 형식적 것에 얽매는 부분과 왕도주의적 색체를 걷어내고 바라보니 인간중심적 사상이 서양의 '르네상스' 정신과 맞먹을 만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노자>, <장자>의 저항적, 자유주의적 정신이 내 20~30대의 나를 크게 도운 것처럼, 앞으로 세상 속에서 이루며 살아가는 데에는 <중용>의 성선론에 기반한 인간중심적 사상이 실질적으로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유교의 철학적 기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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