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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부족 여러분!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아침을 열게 된 정나라입니다.
저는 앞으로 일주일동안 故 장영희 교수님의 수필집(2009)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의 구절들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삶이 고단할 마다 펼쳐보며 힘을 얻는 이 책의 구절들이
여러분께도 삶의 희망을 전해드릴 수 있길 바래 봅니다.
TV에서 우리나라의 빈부의 격차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의 글.
‘내가 살아보니까’ 중
내가 살아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어렸을 때 주위 어른들이 겉모습, 그러니까 어떻게 생기고 어떤 옷을 입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할때 코웃음을 쳤다.
자기들이 돈 없고 못생기고 능력이 없으니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 보니까 정말 그렇다.
정말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어차피 세월은 흐르고 지구에 중력이 존재하는 한 몸은 쭈글쭈글 늙어 가고 살은 늘어지게 마련이다.
내가 죽고 난 후 장영희가 지상에 왔다 간 흔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차피 지구상의 65억 인구 중에 내가 태어났다 가는 것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덤일 뿐이다.
그러나 이와 덤인 김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입 아프게 말해도 이 모든 것은 절대로 말이나 글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짜 몸으로 살아 내야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먼 훗날,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진 어느 가을날,
내 제자나 이 책의 독자 중 한 명이 나보다 조금 빨리 가슴에 휑한 바람 한 줄기를 느끼면서
“내가 살아보니까 그때 장영희 말이 맞더라”라고 말하면 그거야말로 내가 덤으로 이 땅에 다녀간 작은 보람이 아닐까.
장영희 교수님은
생후 1년째 되는 해 소아마비에 걸려 두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셨으나,
역경을 딛고 서강대에서 영문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시고
이후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신 뒤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하시며
번역가와 수필기로 활동하셨습니다.
2002년 유방암, 2004년 척추암을 이겨낸 뒤 다시 강단에 스셨다가
2008년 간암으로 전이되어 2009년 영면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을 통해 '희망'을 전하신 그 분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도
두드릴 수 있었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