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기 김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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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꿈벗 15기 김신웅입니다.
바로 밑에 어제 점심 때 글을 올렸는데 만 하루가 지났네요.
이사회 분 어느 누구도 의견을 주시지 않으셨네요.
이사회에 속한 분이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주시면 되는데요.
어려운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저는 지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생전 홈페이지에 대해 ‘이 곳에만 있는 무엇’을 말씀하셨습니다.
즉 이곳이 차별화 되는 곳이길 바라셨는데, 지금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경황이 없지만, 이런 상황은 아닌 거지요.
더구나 이제부터는 중요하게 결정해야 할 사항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께서는 매일 홈페이지에 접속하셨고 의사 진행도 늦추지 않았지요.
이번에 보니 이사회 분들은 선생님보다 접속과 진행 모두 느립니다.
제가 최근에 인상 깊게 읽고, 이곳에 올린 글 하나를 먼저 말씀드릴게요.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대학장이 한겨레에 쓴 칼럼 중 일부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문화의 경제적 기여나 시장적 성격에 못지않게 문화의 ‘비시장적’ 성격을 존중하는 정책이 문화융성론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민의 자율성과 자발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존중되지 않는 곳에서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열정이 있을 수 없고 ‘흥’이 생겨나지 않는다. 문화는 강제의 영역이 아니다. 지시·명령·복종의 관계만 강조되는 곳에서 문화는 융성은커녕 위축·쇠퇴·실패를 자초한다.”
“민의 창조적 에너지가 자유로이 분출될 수 있게 하고 상상력이 날개 달 수 있게 하며 표현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데 기여하는 일-이것이 문화 융성을 위한 생태환경 만들기의 시(始)이자 종(終)이다.”
“과학하기에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은 그 체제하에서만 자유로운 탐구, 비판과 이의 제기, 오류 수정, 진실 존중 같은 일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창조적 과학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문화적 생태환경을 가장 잘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 글이 말하는 건 비시장적 성격을 존중하고, 자율성과 자발성이란 두 가지 원칙이 존중되는 곳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겁니다. 또 각자의 표현 역량을 최대화하고, 민주주의적인 분위기 하에서 진실의 존중과 같은 일들이 가능하고, 문화가 융성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 글이 문화 융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느 곳이든 융성하고자 하면 위와 같은 조건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이곳은 그와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역할만 할 뿐 개방적으로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전에 선생님께서는 고어, 구글, SAS와 같은 조직 형태를 자주 이야기하셨습니다.
이 기업들은 수평적인 구조, 창의적인 실험을 하고, 구성원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고어에는 관리계층도 없고 조직도도 없다. 직함도 귀하고 보스도 없다. 따라서 사다리 계층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창살구조를 가지고 있다. 상사가 아니라 동료에게 봉사하고 매개체 없이 동료와 직접 협력하고 직거래할 수 있다.”
“........의문을 제기해도 그것은 반항이 아니라 혁신가의 당연한 의무이다. 구글의 실험중 80%는 실패할 것임을 예상하고 있지만 나머지 20%가 구글을 번창하게 할 것임을 믿고 있다. 자신을 실험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최고의 인물들이 몰려들고, 이런 사람들은 공통의 비전을 나누게 되면 일일이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구글은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구글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포효하는 사자로 진화했다.”
“가볍고 즐겁고 재미있는 혁신을 계획하고 실천함으로써 공공부분의 경쾌지수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일하고 싶은 최고의 기업 중의 하나인 SAS는 직원 만족이 무엇 보다 최우선이다. 그들의 철학은 분명하다. 행복한 젖소가 우유도 많이 생산하는 것과 같이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정리하기가 쉽지 않아 좀 건조하게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제가 말하고자 한 것은 이곳이 선생님이 계셨을 때와 마찬가지로
창조적이고 실험하며, 차별화 되는 공간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조직도를 가능한 만들지 말고, 수평적이고 민주주의적이 될 때
이 공간은 열려 있어 ‘융성’하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제 뜻을 이해해주시리라 믿고
이곳에서 ‘가능한’ 침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써니누나 힘이 되는 댓글 달아주어서 감사해요.
문요한님 댓글을 읽고 제 생각을 또 올려보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이곳이 앞으로도 '융성' 할 수 있으려면 다른 곳과 '차별화' 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대 흐름에서 차별화는 '창의성을 존중' 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어느 칼럼에서 쓰신 글을 근거로 얘기하겠습니다. (이곳의 큰 방향은 항상 선생님의 어록이 기준이 돼야 합니다)
“누가 뭐라해도 21세기 최고의 인재의 조건으로 으뜸가는 것은 창의성이다. 세상을 바꿀만한 새로운 생각을 해 낼 수 있는 창의성이 위대함의 결정적 조건이 된 것이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많은 학자들이 창의성의 본질에 대하여 연구해 왔고, 어떻게 그 창의성을 발현 시킬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 왔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의 하나는 창의성은 개별성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존중되고 그 의견이 자유롭게 받아들여지는 곳에서만 창의성은 서식한다. 조직의 질서가 지나치게 개인을 구속하고, 수직적 구조가 지시와 관리로 직원을 통제하려 하는 곳에서는 창의성은 질식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려면 개인들간의 의견이 자유롭게 소통되는 걸 방해하는 '조직'을 만들면 안됩니다.
'이사회' 도 조직입니다. 수직적 구조에 속하고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면 지금 배제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조직의 형태와 방향은 생전의 선생님께서 바라신 연구소의 모습이 아닐 겁니다.
선생님처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모임을 주도할 '대표자 1인'만 선정하고,
나머지 사항은 '팀 단위'로 짜고 구성원으로의 참여도 자율적으로 하면 좋습니다.
고어, 구글, SAS의 '창의적 조직 형태'를 이곳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연구원, 꿈벗, 단군, 방문자 형태의 구조 상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이사회'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의지가 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팀' 형태가 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는 이곳을 창의적인 곳으로 이끌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변화경영연구소는 '창의적인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 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생님께서 이곳에 모인 분들을 일컬어 '창조적 부적응자' 라고 말씀을 하셨지요.
충분히 '창조적'이고 지금 사회와 다른 '부적응자'적인 조직 형태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6기 연구원 박상현입니다. 송년회 때 잠깐 스쳤었죠. ㅎㅎ
제안 하나 드릴게요.
'구 선생님은 이렇게 하셨을 것~'보다는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의견을 개진하시면
님의 글에 보다 많은 댓글이 달릴 것 같네요.^^ 그분은 살아 생전에 한분이셨지만
지금은 각자의 마음에 비친 바에 따라 천의 얼굴로 존재하시니까요. 님에게 보여진
선생님의 뜻이 옆사람에게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잘 아실테니 말이죠.
님이 윗글에서 도정일 씨의 글을 빌어 '자율성과 자발성'을 강조하셨는데 참 좋은
얘기입니다. 님은 변경연 이사회가 변경연 구성원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윗글을 인용한 듯 합니다. 맞습니까. ㅎㅎ
님의 주장에 대해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만 굳이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고....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님이 얘기한 변경연의 나아갈 바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셨나요? 이사람 저사람 만나서 의견을 나눈 결과인가요.
혹시 님이 이곳을 찾는 분들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다른 이도 똑같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껴야 한다고 믿으신다면 감히
'오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진짜 모르시거나.
님이 지난 몇개월간 변경연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그에 대한 반응을
꾸준히 봐온 사람으로 님에게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님의 글이 활기와
에너지를 제공해준 만큼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었고, 불편함을 주고
있는 이유를 알고 있으신가요. 스스로 깨달으셔야 반복되는 패턴이
정리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사후 이곳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힘겹지만 생업과 이곳을
두루두루 챙겨온 여러 분들이 계십니다. 그야말로 자율적으로다가 자발적으로다가.
그 분들 함부로 평가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님이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살롱 식구들과
교육팀과 이사회와 연구원과 꿈벗들은 님 이상으로 각자 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님의 제한된 오감 안테나에 걸리지 않았다고 '없다', '하지 않는다'고
성급히 판단하지 않으시길.
의견이 있으시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으시면 산너머에서 곡사포 쏘지 마시고 내용 정리해서
이사회 만나세요. 얼굴보며 수다떠는 것보다 더한 소통이 있을까요. 다른 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이곳이 어떤 우여곡절끝에 오늘에 이르렀는지 들어보는 거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프에서 사람들 만나서 노시는 것부터 해보세요. 저도 구 선생님 한번 팔겠습니다. 구 선생님은
산봉우리에 올라 '나를 따르라'는 사람을 영웅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키운
깨달음으로 사람들속에 들어가 성장의 에너지를 나누고 증폭시키는 사람이 보다 그쪽이 아닐까요.
님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꽃 한송이를 고고히 피우는데 그치지 않고, 들판을 가득 메운 꽃밭의 거름으로
달게 쓰여지기를 기원합니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