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 조회 수 382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하루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복을 금방 받는 것은 아니지만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나쁜 일을 한다고 해서
화를 금방 입는 것은 아니지만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명심보감>의 계선편(繼善篇)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故이윤기 선생님은 이 구절의 ‘착한 일 하는 사람’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읽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래처럼 읽는다는 뜻입니다.
“하루 공부한다고 해서 현명함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에서는 멀어진다. 하루 나태하게 군다고 해서 무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함에서는 멀어진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다’는 말이 향기롭습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신화 연구가인 이윤기 선생님은 “공부가 곧 독서였다. 독서가 곧 공부였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만큼 좋은 책을 많이 쓰고 번역도 했습니다. 선생님은 “나는 세월로부터 검증 받지 않은 책은 잘 읽지 않는 다”면서 “나에게는 가장 오래된 책, 가장 오래 살아남은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생전에 한 신문사에서 제정한 ‘책의 날’ 기념해서 다음과 같은 축사를 지었습니다.
내 그대를 찬앙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책이여.
이윤기 선생님은 <내려올 때 보았네>에서 이 축사는 프랑스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집 <예찬>에 나오는 구절에서 한 단어만 살짝 바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르니에가 자기 묘비명으로 삼기를 바라면서 썼다는 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그대를 찬앙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나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인생’이라는 말 대신 ‘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는 미소 지었습니다. 내게는 책을 찬양하는 것과 인생을 찬양하는 것이 같은 것입니다. 책을 삶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삶의 독법으로 책을 읽는 것이 나의 독서법입니다.
내게는 책을 읽는 것이 공부의 기본이고, 삶의 기쁨입니다. 탐구심을 자극하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 나를 잘 비춰주는 거울과 같은 책을 나는 예찬합니다. 달리 말하면 나와 책 사이에 끌림과 울림이 있어야 합니다. 끌림은 강한데 울림이 적은 책은 시간 보내기는 좋지만 남는 게 없고, 끌림이 없는 책은 손이 안 가고 울림도 약합니다. 책과 나 사이에 끌림과 울림이 함께 할 때 독서는 황홀한 몰입입니다. 그런 독서는 ‘봄뜰의 풀과 같은’ 공부입니다.
이윤기 저, 내려올 때 보았네, 비채, 2007년 10월
* 안내 : 구본형의 신간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이 출간 되었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책 소개글’
“나는 볼핀치의 ‘그리스 신화’ 보다 더 좋은 책을 쓰려고 했다. 그래서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서 물결치는 긴머리결 같은 장편처럼 신화들의 스토리라인을 구성하였다. 이 이야기들을 모르고는 서양 고전을 이해 할 수 없고,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위대함이 시작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변화란 내 안의 별을 발견하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 혹은 아래 이미지 클릭하시면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안내 :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오픈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가 문을 열었습니다. 삶과 꿈을 사랑하는 이들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유용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날마다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 ‘크리에이티브 살롱 9’의 내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75 | 농사꾼 말고 농부로 살고 싶은 이유 | 김용규 | 2013.01.24 | 5113 |
1574 | 프로가 된다는 것 [1] | 문요한 | 2013.01.23 | 4215 |
» | 책 읽는 인생 예찬 | 승완 | 2013.01.22 | 3824 |
1572 | 사람들 [4] | 최우성 | 2013.01.21 | 3521 |
1571 | 생명을 키우는 것은 성실함이란다 [1] | 부지깽이 | 2013.01.18 | 5763 |
1570 | 인간 폭력성에 대한 성찰 | 김용규 | 2013.01.17 | 4498 |
1569 | 프리에이전트의 DNA | 문요한 | 2013.01.16 | 3649 |
1568 | 애팔래치아 트레일이 주는 교훈 [5] | 승완 | 2013.01.15 | 5510 |
1567 | 행복한 질문 | 최우성 | 2013.01.14 | 4620 |
1566 |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키스에 대하여 [1] | 부지깽이 | 2013.01.11 | 7766 |
1565 | 경험에 머물지 마라, 체험이 되게 하라! | 김용규 | 2013.01.10 | 5176 |
1564 | 소유에서 존재로 | 문요한 | 2013.01.09 | 6028 |
1563 |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한 사람의 이야기 [1] | 승완 | 2013.01.08 | 4122 |
1562 | 나의 노래를 부르면 된다. | 최우성 | 2013.01.07 | 4207 |
1561 | 공부란 무엇인가? [1] | 부지깽이 | 2013.01.04 | 9495 |
1560 | 이만하면 족하다 [1] | 김용규 | 2013.01.03 | 4865 |
1559 | 무엇을 배울 것인가? | 문요한 | 2013.01.02 | 3562 |
1558 | 하나 됨 | 승완 | 2013.01.01 | 3936 |
1557 | 선물 [3] | 최우성 | 2012.12.31 | 5081 |
1556 | 사람은 해마다 새로 태어나 내가 된다 | 부지깽이 | 2012.12.28 | 5840 |